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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vs 트럼프…누가 ‘여의주’ 차지할까

푸른 용의 해인 2024년은 대선의 해다. 11월 5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세계인의 시선도 미국을 향할 것이다.   당내 경선 절차가 남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대선에선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예로부터 용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했다. 바이든과 트럼프, 둘 중 누가 용의 해에 여의주를 차지하고 날아오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조 바이든 대통령   고령 이슈 극복해야   차남 헌터 기소 부담 경제 연착륙 시 호재   낙태 권리 부각 전망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놓인 큰 장애물은 ‘고령 이슈’다.   만 81세로 역대 최고령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 입장에선 공식 석상에서 넘어지거나 연설에서 말 실수를 하면 즉시 고령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취임 직후부터 이어져 온 고령 이슈는 바이든의 대중적 인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로 꼽힌다.     또 다른 문제는 공화당 주도 연방하원이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바이든이 차남 헌터의 뇌물 수수 의혹에 연루됐다는 주장과 관련, 탄핵 추진이 가능한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과 민주당 측에선 탄핵 조사 자체에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하지만, 정치권에선 바이든의 차남 헌터가 세금 포탈과 불법 총기 소지를 비롯한 9개 혐의로 기소돼 있다는 것과 맞물려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은 올해도 우크라이나, 가자 지구 전쟁 등 난제와 씨름해야 한다. 두 가지 문제 모두 국제 정세와 복잡하게 얽혀있고, 향후 전개될 상황에 따라선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가자 지구의 무력 충돌 사태가 대선 전에 마무리되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위상에 걸맞는 리더십을 발휘할 경우, 바이든은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다.   대선에 관한 한, 외교를 포함한 그 어느 이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경제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한다면 바이든에겐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실업률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민은 이른바 바이드노믹스가 지표상 호조를 보여도 쉽게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다면 바이든의 지지율도 오를 것이다.   반면, 경제 상황이 악화된다면 바이든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올해 대선에서 여성의 낙태 권리 부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2022년 중간 선거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주 원인은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사실상 폐기한 데 반발한 여성 표의 결집이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의회 난입 사태’ 등  사법 리스크 진행형  보수 우위 대법 기대    이민 문제 집중할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국 지지율 조사와 격전지 지지율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우세를 점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백악관 재입성에 도전하는 트럼프의 가장 큰 고민은 사법 리스크다. 지난달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가 1·6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 내란에 가담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공화당 후보 경선 자격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은 트럼프가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측은 신속히 연방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보수 우위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사법 리스크도 있다. 트럼프는 1·6 의회 난입 사태 선동,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성추문 입막음, 2020년 대선 때 조지아주 선거 결과 번복 시도 등 4건 관련 91개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됐다.   트럼프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와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후보 가격만 인정받으면 공화당 예선 통과도 어렵지 않다. 핵심 지지층 충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재판의 판결 결과에 따라선 본선에서 소위 온건파 공화당원과 무당파 유권자 표심이 트럼프를 떠날 수 있다.   트럼프 측이 지난해 말 대선 결과 뒤집기 사건과 관련, 면책 특권을 주장하며 3월 시작될 본 재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한 것은 재판 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트럼프는 올해 캠페인 기간 중 이민 문제를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임기 때보다 더 강력한 반이민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이미 했다. 반면, 낙태 권리에 관해선 선거 전략상 유연한 태도를 보이거나 최대한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아닌 트럼프로선 바이든의 경제, 외교, 국방 관련 실정을 부각해 공격해야 할 입장이다. 손쉬운 방식이지만, 정국의 주도권을 쥐긴 어렵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결집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도 확장성이 감소할 여지도 있다. 트럼프에게도 올해 대선은 만만한 도전이 아니다. 임상환 기자트럼프 여의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고령 이슈 현직 대통령

2023-12-31

[이 아침에] 이무기가 득세하는 세상

농사 중에 제일 힘든 게 자식 농사다. 밭농사는 한 해 잘못돼도 다음 해를 기대할 수 있다, 자식 농사는 한번 기울어지면 갈아엎기 힘들다. 유명인사나 재벌, 필부에 이르기까지 자식 농사는 장담하기 힘들다. 권력 줄 잡고 잘 나가던 인물이 자식 문제로 낙마하고, 부귀영화 누리던 사람이 자식 일로 곤경에 빠진다.     유전자를 탓하면 무엇하리. 자식 잘못보다는 부모의 습관적인 위선과 비리, 거짓말과 권모술수가 공동의 이념으로 전파돼 무덤을 파는 경우가 많다. 빈부 격차와 계층 간 갈등이 심화한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들다. 착각과 환상은 자유다. 애초에 용이 될 자질과 성품이 전혀 안 되는 사람들이 비리와 위장, 현란한 말재주로 포장해 유명인사가 된다 한들 종국에는 하늘의 뜻을 가릴 수 없다. 결국 용은커녕 이무기도 못 되는 판정을 받아 나락의 길로 들어서는 사례를 보면 찝찔하다. 부모는 자식의 롤 모델, ‘닮지 말라’ 애원해도 닮는다.   신화 속 등장하는 이무기는 토지신인 뱀과 용의 중간격인 상상의 동물이다. 천 년을 물속에서 수행하여 여의주를 얻으면 용이 될 수 있다.     한국 신화 원천강본풀이에는 여의주를 셋 가진 이무기가 나온다. 용이 되려면 여의주 한 개만 고르고 나머지 둘은 포기해야 하는데 욕심 때문에 여의주를 못 버려 용이 못 된다. 신화 속 주인공 오늘이가 여의주 둘을 버려야 용이 된다고 알려주자 이무기는 오늘이에게 여의주를 주고 마침내 용이 된다는 이야기다.   욕심이 화를 자초한다. 여의주는 용의 턱 아래 있는 영묘한 구슬인데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 여의주는 단 한 개만 있으면 된다.     모든 자식은 부모에게 ‘용’이다.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자식의 앞날을 그린다. 어리석은 부모는 이무기도 못 될 자식을 용으로 만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용을 쓴다. 용이 될 자에게 필요한 건 만능의 여의주가 아니라 부모의 올바른 가르침을 담은, 인생을 관통할 진실로 빛나는 여의주다.   용과 이무기는 비슷한 점이 많지만 이무기가 용보다 스펙이 떨어진다. 용이 구름, 바람, 비와 우박, 천둥번개를 관장할 강력한 힘을 가지는데 이무기는 구름을 불러올 수 있는 힘 밖이 없다. 이무기는 퇴치당하는 불쌍한 종족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무기가 1000년을 수행한 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낼 때 그 사람이 “용이다”라고 하면 용이 되지만 “뱀이다”라고 하면 이무기가 되어 다시 1000년을 더 수련해야 한다. 용이 되기 위해선 사람들 눈에 진정한 용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무기가 용포를 못 입는 것처럼 덜 떨어진 천박한 언어와 사실 왜곡으로 민심을 호도하는 자는 개천에서 더 참담한 수행을 감내하는 길밖에 없다. 용이 되기 전에 사람이 되는 것이 정답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원리를 반복한다. 용으로 키우기보다 ‘사람의 자식’으로 키우는 게 맞다. 갖가지 여의주를 갖기 위한 투쟁으로 이무기의 생을 반복하지 말고 단 한 개 빛나는 진실의 여의주를 입술에 담으면 된다. 천둥번개 비바람을 불러오는 힘을 갖지 못해도 사랑의 눈물로 대지를 적실 수 있다면 하늘 높이 승천하는 날개를 달지 않을까.   이기희 / Q7 Editions 대표·작가이 아침에 이무기 득세 자식 농사 갖가지 여의주 자식 문제

2023-03-22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이무기가 득세하는 세상

농사 중에 제일 힘든 게 자식 농사다. 밭농사는 한 해 잘못 되도 다음 해를 기대할 수 있다, 자식 농사는 한번 기울어지면 갈아엎기 힘들다. 유명인사나 재벌, 필부에 이르기까지 자식 농사는 장담하기 힘들다. 권력 줄 잡고 잘 나가던 인물이 자식 문제로 낙마하고, 부귀영화 누리던 사람이 자식 일로 곤경의 위기에 빠진다.     유전자를 탓하면 무엇 하리. 자식 잘못보다는 부모의 습관적인 위선과 비리, 거짓말과 권모술수가 공동의 이념으로 전파돼 무덤을 파는 경우가 많다.     빈부격차와 계층간 갈등이 심화된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들다. 착각과 환상은 자유다. 애초에 용이 될 자질과 성품이 전혀 안 되는 사람들이 비리와 위장, 현란한 말재주로 포장해 유명인사가 된다 한 들 종국에는 하늘의 뜻을 가릴 수 없다. 결국 용은커녕 이무기도 못 되는 판정 받아 나락의 길로 들어서는 사례를 보면 찝찔하다. 부모는 자식의 롤 모델, ‘닮지 말라’ 애원해도 닮는다.   신화 속 등장하는 이무기는 토지신인 뱀과 용의 중간격인 상상의 동물이다. 천년을 물 속에서 수행하여 여의주를 얻으면 용이 될 수 있다. 실존하는 모습이 없어 구렁이처럼 생긴 거대한 뱀으로 여겨진다. 구렁이가 용이 되려면 천년이 걸리는데 뱀이 오백년 살면 이무기가 되고, 오백년 더 살면 용이 된다고 한다.       한국 신화 원천강본풀이에는 여의주를 셋 가진 이무기가 나온다. 용이 되려면 여의주 한개만 고르고 나머지는 둘은 포기해야 하는데 욕심 때문에 여의주를 못 버려 용이 못 된다. 신화 속 주인공 오늘이가 여의주 둘을 버려야 용이 된다고 알려주자 이무기는 오늘이에게 여의주를 주고 마침내 용이 된다는 이야기다.   욕심이 화를 자초한다. 여의주는 용의 턱 아래 있는 영묘한 구슬인데 원하는 것을 무엇이던 만들어 낼 수 있다. 여의주는 단 한 개만 있으면 된다.     모든 자식은 부모에게 ‘용’이다.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자식의 앞날을 그린다. 어리석은 부모는 이무기도 못 될 자식을 용으로 만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용을 쓴다. 용이 될 자에게 필요한 건 만능의 여의주가 아니라 부모의 올바른 가르침 담은, 인생을 관통할 진실로 빛나는 여의주다.   용과 이무기는 비슷한 점이 많지만 이무기가 용보다 스펙이 떨어진다. 용이 구름, 바람, 비와 우박, 천둥번개를 관장할 강력한 힘을 가지는데 이무기는 구름을 불러올 수 있는 힘 밖에 없다. 이무기는 퇴치 당하는 불쌍한 종족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무기가 1000년을 수행한 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낼 때 그 사람이 “용이다”라고 하면 용이 되지만 “뱀이다”라고 하면 이무기가 되어 다시 1000년을 더 수련해야 한다. 용이 되기 위해선 사람들 눈에 진정한 용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무기가 용포를 못 입는 것처럼 덜 떨어진 천박한 언어와 사실왜곡으로 민심을 호도하는 자는 개천에서 더 참담한 수행을 감내하는 길 밖에 없다. 용이 되기 전에 사람이 되는 것이 정답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원리를 반복한다.   용으로 키우기보다 ‘사람의 자식’으로 키우는 게 맞다. 갖가지 여의주를 갖기 위한 투쟁으로 이무기의 생을 반복하지 말고 단 한 개 빛나는 진실의 여의주를 입술에 담으면 된다. 천둥번개 비비람을 불러오는 힘을 갖지 못해도 사랑의 눈물로 대지를 적실 수 있다면 하늘 높이 승천 하는 날개를 달지 않을까.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이무기 득세 갖가지 여의주 자식 농사 자식 문제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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