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인회서 '쇄신' 총대 메야...재정자립·회관운영 내실화·세대교체
① 한인사회 발전 못 따라가는 한인회 ② 대표 단체 위상 어떻게 세워야 하나 ③ 좌담-우린 이런 한인회를 원한다 ━ 그래 봤자 한인회 vs 그래도 한인회 한인사회 무관심 극복, 구심점 회복이 과제 구조적 문제들, 공론화 통해 정면돌파 절실“ 한인회가 잠시 옆길로 샜으나,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입니다.” 지역 한인사회 원로인 신현식 애틀랜타한인회 소통위원장은 35대 한인회 출범을 앞두고 이같이 전망했다. 애틀랜타한인회 산하 패밀리센터의 이순희 소장도 “내년부터는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희망에 부풀었다. 그만큼 ‘이홍기호’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렇지만 정작 이홍기 차기 회장 당선자는 걱정이 태산이다. 새 한인회 출범으로 반사효과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이다. 게다가 애틀랜타한인회 자체가 구조적 모순으로 중병을 앓고 있어,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기적으로 전임 회장으로 인해 바닥으로 추락한 한인회의 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는 집행부와 이사회의 인적 쇄신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고는 회복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로 수익 모델 창출과 무관심층 회유다. 배기성 32대 회장은 한인회 저변 확대와 기금마련을 위해 각 한인교회를 돌며 한인회비 납부 운동을 벌였지만, 그마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 차기 회장은 이 캠페인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한인회 살림살이에, 언 발에 오줌 누기지만, 다소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지역한인들에게 한인회를 알리는 방법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렇다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 한인회관 딜레마...차기 한인회 발목잡아서는 안돼 애물단지 한인회관 매각 공론화 시점 한인회장이 회관 관리에 매달려선 안돼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놀크로스 한인회관이 모처럼 붐볐다. 연말을 맞아 두 한인단체들의 행사가 한꺼번에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권기호 한인회 자문위원장은 “더도 말고 오늘만 같으면 한인회관도 충분히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구조상 임대 사무실이 사실상 불가능한 한인회관에서 대관 사업은 한인회의 캐쉬 카우다. 그럼에도 한인 단체들이 한인회관을 이용하는 횟수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나름대로 각자 사정이 있겠으나, 한인회관이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증유의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외부대관마저 줄어 평소엔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드물다. 한인회관을 회피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 가뜩이나 낡은 건물에, 천장에서 새는 비를 물통에 받아가며 행사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한인회 측도 할말은 있다. 수리를 하기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 데,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한마디로 계륵이다. 산발적으로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론화하진 않았다. 김성갑 한인회 정치참여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제 한인회관의 운영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공론화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유지냐? 매각이냐? 더 늦기 전에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택을 미루면 미룰수록 손해폭은 커진다. 계속 유지한다면 보수 및 관리 비용 조달 문제와 앞으로 수익창출 계획 등을 장·단기적 관점에서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인회장이 임기 동안 회관 관리에 매달리지 않고, 지역 한인사회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창출에 매진하도록 여유를 줘야 한다. 말은 쉬우나 타개책은 여전히 미로다. 또 다른 방법은 현 한인회관을 매각하는 것이다. 이 경우 관리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각종 행사는 각 교회나 이벤트홀을 대여해서 사용하면 충분하다. ━ 세대 교체 성공, LA 한인회 롤모델 삼아야 1.5~2세대 영입해 세대교체 추진하고 봉사통해 한인사회 다가가는 모습 바람직 차세대 육성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인회뿐 아니라, 지역한인사회 존립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1.5세대와 2세대가 지역사회에서 자리를 잡았고, 3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는 상황이다. 이들을 한인회에 참여시키지 않고는 한인사회의 정체성마저 소멸될 위기가 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LA한인회를 주목할 만하다. 일 하는 한인회를 표방한 LA는 오래 전 세대 교체를 점진적으로 추진했고, 그런대로 무난히 안착했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해 제35대 LA한인회장으로 취임한 제임스 안 회장은 한인회 역사상 최연소 회장이자 첫 2세 한인회장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사회도 1.5세대와 2세대가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각 분야 전문가이자 영어 구사가 가능해 미국 사회를 비롯, 타민족 단체와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세대간 원활한 소통을 돕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가운데 애틀랜타에서 40여 년째 살고 있는 강말희 씨는 지역 한인들의 미국사회로의 진출을 한인회와 연계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한인사회에 봉사하는 사람들이 미국 사회 정치에 참여할 때, 한인회와 한인사회가 앞장서 적극 밀어주자는 것이다. 한인회로서는 인재를 영입해서 좋고, 정치 지망생들도 든든한 후원세력을 얻을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지역 한인들의 주류정치 참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국 사회와 한인사회에 인맥이 넓은 이은자 미션 아가페 부회장도 이 아이디어에 적극 찬성한다. 그는 “한인 후보자라고 해서 이른바 ‘묻지마’ 투표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미국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홍보를 위해서도 먼저 한인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패밀리센터 육성을 통한 봉사 확대 필요 패밀리센터의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지역한인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지름길 가운데 하나다. 봉사가 중심이 된 한인회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냉담과 무관심으로 점철된 한인사회의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증명됐다. 한 지역 인사는 “34대 한인회가 패밀리센터를 통해 코로나19 구호작업을 펼쳤더라면 좀 더 투명하고, 칭찬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여러 면에서 발전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민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이 많다. 차기 한인회는 이들을 돕고, 교육하는 기능을 총괄할 수 있도록 패밀리센터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인회와 한인사회의 위상이 높아지면 미국 사회의 스폰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게 한인사회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끝으로 각종 직능단체와의 실질적인 연대도 필수적이다. 한인회와 개별 단체가 좀 더 유기적으로 연계할 경우 선순환 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조지아 한인주류협회 산하 정치참여위원회(PAC) 활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4년 전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는 처음으로 결성된 이 조직은, 주정부의 인가를 받아 주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 김남구 PAC위원장은 “우선 단체의 권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미국사회와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35대 한인회 인수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는 배기성 전 회장은 “차기 한인회는 미국 사회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찾고, 나아가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뜻있는 지역 한인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곰곰이 생각할 시점이다. ━ [특별기획] 애틀랜타 한인회 이대로는 안된다 1부 - 한인사회 발전을 못 따라가는 한인회 특별취재팀한인회 애틀랜타 애물단지 한인회관 애틀랜타한인회 산하 신현식 애틀랜타한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