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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무한 변신…아스파라거스·토마토로도 담근다

한국 김치 수출량이 한류 열풍 덕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타인종 고객들의 김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상도 못 할 특이한 김치들이 등장하고 있다.   배추, 무, 오이 등 채소로 만드는 보통의 김치와 달리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키위, 딸기, 두리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이색 김치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 독특한 맛과 향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해 미주지역 김치 인기가 상승해서 김치 수출액이 3064만4000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수출액 2171만 달러보다 41.2% 오른 것이다. 또한, 2023년 한국의 해외 김치 수출량 4만4041톤(t) 중 미국 수출 비중이 26%를 차지했다. 이처럼 김치의 인기가 높아지며 최근 과일이나 새로운 식재료를 사용한 다양하고 독특한 김치들이 SNS를 달구고 있다. 다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이색 김치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특이한 식감   아스파라거스 김치는 유명 요리 연구가 이해정(빅마마)씨가 유튜브에 올린 레시피로 인해 유명해졌다. 끓는 소금물에 아스파라거스를 살짝 절여 김치 양념으로 양념한 후 실온에서 하루 익혀 먹으면 된다.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에 매콤함을 더한 게 특징이다. 이 김치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라면과 먹으면 별미다”, “배추를 잘 팔지 않는 해외 지역에 사는데 이 레시피가 도움됐다”, “너무 쉽고 고급스러운 맛이다” 등 긍정적인 후기가 많았다.     토마토 김치는 요리 연구가 백종원씨가 소개한 김치다. 퓨전 한식을 의뢰받은 그는 창고에 쌓여있는 토마토를 이용하기 위해 토마토 겉절이를 만들었다. 그는 토마토의 상큼함과 김치의 매콤함이 의외의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 토마토 특유의 단맛과 과즙이 김치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만들어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들도 즐기기 좋다. 또한, 태국 국민 음식 솜땀과 비슷한 맛이 난다는 게 김치를 먹어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단맛으로 매운맛 중화   매운맛을 싫어하는 타인종,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게 과일 김치다. 과일의 상큼하고 달달한 맛과 김치 양념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일물김치는 사과, 배, 키위, 당근, 비트, 딸기 등 원하는 과일을 썰어서 설탕, 소금 등을 넣고 절여 만든다. 동치미 같은 모양에 달콤하고 시원해 여름철 아이들에게 인기다. 과일의 새콤달콤한 맛과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기존 물김치와는 다른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특히, 타인종들은 김치를 담글 때 병(Jar)에 담가 먹는데 과일물김치는 색감도 예쁘고 보관도 용의하며 특유의 김치 향이 나지 않아 시도하기 비교적 쉬웠다는 후기가 많다. 물김치 이외에 김치 양념과 버무려 과일 겉절이로도 먹는다.     파인애플 김치는 파인애플의 새콤달콤한 맛과 김치 양념의 매콤함이 조화를 이루는 김치다. 파인애플 김치 만드는 영상을 제작한 트라이스탠 패트래시 유튜버의 한 구독자는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서 김치에 도전해볼 생각을 못 했다”며 “과일로 만든 김치는 맵지 않아서 먹을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망고 깍두기는 달콤함과 새콤함이 어우러져 어린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만들자마자 바로 먹으면 겉절이 같은 맛을 낼 수 있고 3일 정도 익혀 먹으면 우리가 흔히 아는 깍두기의 맛이 난다. 아삭아삭하면서 쫄깃쫄깃한 식감이 김치 양념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 먹방 유튜버 제이제이의 설명이다. 그는 망고 향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김치가 달콤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다만, 익지 않은 그린 망고를 사용해야지 그냥 망고로 담갔다간 물이 많이 생겨 낭패를 볼 수 있다.     ▶챌린지(도전)   SNS에서 이색 김치 레시피가 챌린지용으로 등장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강렬한 맛과 향으로 유명한 두리안을 활용한 김치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리안 김치는 두리안의 달콤하고 톡 쏘는 맛과 김치의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두리안의 향긋한 풍미가 김치와 잘 어울린다고 호평하는 반면, 강렬한 냄새와 맛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다. SNS에는 두리안 김치 레시피가 다양하게 공개되고 있다.     이외에도 귤, 블루베리, 바질,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김치가 개발되고 있다. LA 한국문화원 정상원 원장은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김치의 틀을 벗어나 나라별로 현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재료와 레시피를 통해 ‘이색 김치’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치의 새로운 가능성이 무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아스파라거스 딸기 아스파라거스 김치 딸기 망고 기존 나박김치

2024-04-17

[살며 생각하며] 토요일 아침의 발품 팔기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어.”     “식당에 가도 먹을 것이 없어.”   지인들이 모이면 물가 타령을 한다. 어느 토요일, 지인들을 데리고 우리가 평소에 다니는 시장으로  갔다. 한 삼십 분을 차로 가면 도착한다. 주말 아침이면 일찍부터 스패니시, 동유럽, 이슬람 문화권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든다. 시장통에는 야채와 과일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노점에 넘치도록 담아놓은 먹거리 사이로 사람들이 살 것을 찾아 걸어 다닌다. 친구는 과일에 굶주린 사람처럼 딸기를 4통이나 담는다. 캔탈롭, 파인애플, 파파야도 집어넣는다.     “싸고 싱싱해.” 평소에 살림을 알뜰하게 하는 그녀가 하는 말은 믿을 만하다.     나는 계산대에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앞에 선 아주머니의 카터에 녹말가루가 든 노란 통이 꽂혀 있다. ‘저것을 어디서 찾았지?’ 가격 딱지를 유심히 들여다보니, 1.99달러라고 적혀 있다. 아주머니의 카터 안에는 빨강 토마토, 노랑 주키니, 보라 비트, 하얀 버섯 등 색깔별 야채가 가득했다. 옆 모습을 흘끗 보니 대가족의 ‘마마’ 같은 이미지다. 부엌에서 국자를 휘두르며 자손들의 먹거리를 지휘하는 위엄이 보인다. 다양한 연령대의 손자들은 앞 층계에서 놀다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는 할머니 소리에 후다닥 뛰어들어갈 것이다. 그날의 일을 마치고 돌아온 고단한 아들, 딸들은 마마의 고향 음식에 이민 생활의 빡빡함을 위로받을지도 모른다. 네모 곽 안에 든 치킨 브로스가 아니고 유리병 안에 든 토마토소스가 아닌, 진짜 닭국물과 진짜 토마토로 만든 파스타를 앞에 놓고, 맥주 뚜껑을 따며 왁자지껄한 저녁을 마감하는 그림이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들도 이 아주머니처럼 장바구니를 가득 채웠다. 요즘 같은 물가 고공 시대에도 저렴한 가격 탓인지 그리 부담되지 않나 보다.   우리는 발품을 팔면서 이 골목 저 골목에 펼쳐진 야외 시장을 기웃거린다. 온갖 잡동사니가 박스에 담긴 채로 엉성한 진열대에 놓여있다. 박스에 얼굴을 박고 뒤져 봐야 하나? 그냥 지나치면, 손해라도 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저기에 ‘아스파라거스 전문가’도 보인다. 산에서 내려온 듯한 수염이 무성한 노인이 잘 키운 아스파라거스를 몇 개씩 화초처럼 나무 원통에 담아놓고 판다. 대파, 시금치, 무가 이른 아침에 흙을 떨구지도 않은 채 주인을 따라와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우리 일행은 장 본 것을 차에 싣고는 헤어지기 아쉬운 듯 파킹장을 떠나지 못한다. 예전 같으면 어디 다이너에 가서 아침이나 먹자고 말을 꺼낼 텐데. 어느 누구도 가자고 선뜻 말하지 않는다. 하긴 나도 요즘 식당에 가는 것을 피한다.     “우리 집에 가서 커피 한잔하실래요?” 내가 말을 꺼냈다. 만장일치로 좋다고 한다. 집으로 가는 차 속에서 나는 궁리를 한다. ‘커피와 같이 먹을 것이 없을까? 아, 아까 산 통밀빵이 있었지!’ 아직도 따뜻한 피타 브레드는 이스트와 통밀만 들어갔다는데, 쫀득거리는 풍미가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다행히도 삶아서 찢어둔 닭고기가 있었다. 친구는 오늘 장본 야채를 꺼내서 큼직하게 썬다. 피타 브레드를 반으로 자르고 야채와 닭고기를 나란히 접시에 담았다.     다크 로스트 커피를 내렸다. 그윽한 짙은 향이 몇십 년 살아온 노고를 알고 있다는 듯이 우리의 마음을 감싼다. ‘코로나도 넘겼는데 이런 불경기쯤이야…’ 속이 가득 찬 반달 같은 빵을 우리는 한입 가득 베어 문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토요일 발품 토요일 지인들 아스파라거스 전문가 색깔별 야채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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