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중앙일보 주최 특별토론회] 패널 의견 요약
▶손성훈 (회계사) "한미동맹 변화는 자연스런 현상... 다양한 의견, 사회 발전의 출발" 냉전 이후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세계 질서는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프랑스 마린 르펜의 등장,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에서 보여 주듯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UN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미래는 Globalist(세계주의자)가 아닌 Patriot(애국주의자)에게 달려 있다”고. 이 연설은 앞으로 미국이 세계의 이익이 아닌 자국 우선을 최고의 가치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최근 방위비 분담 문제, 북미회담 등에서 이러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볼 수 있고, 한국 또한 이에 맞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최근의 한미 갈등처럼 보이는 현상은 동맹의 불화가 아닌 새로운 관계 설립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동포사회에서도 여러가지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을 갈등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볼 것인가에는 차이가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고, 성장의 중요한 요소 이다. 다양한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사회 발전의 시작이 될 것이다. 다만 여러 객관적 사실 중 자기 의견에만 부합하는 정보 또는 가짜 정보만을 가지고 다른 의견을 무시하고 비난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하며, 이 같은 소통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한국 속담과 달리 오늘날에는 불을 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가짜를 구별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봉윤식 (관세사) "NL, 문 정부 장악… 한미 엇박자 심화, 다름 인정하되 각자의 생각 분명하게" 셰일 혁명 이후 외부 의존성이 줄어든 미국이 경제, 안보, 외교 등 각 분야마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 키다리 아저씨, 공짜 서비스, 특혜는 없다. 동북아에서도 미국은 그 동안 주한•주일 미군으로 상징돼온 직접 개입 정책을 지양하고 한미일 삼각동맹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NL계 반미민족자주 출신이 장악, 한미 관계가 불협화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럴수록 일본의 역할은 더 커지게 되며 미국은 중국의 팽창을 저지해주는 대신 한국에 합당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한미는 애초 동등한 호혜 관계가 될 수 없다. 한국이 갈 길은 이스라엘식 모델이 아닐까. 이민자 사회는 살고 있는 나라(미국)에 적극 참여하고 그 안에서 제 몫을 다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모국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처럼 모국 정부가 잘 못 가고 있다면 이에 대해 분명히 지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인사회 내적으로는 무조건 원만하게 지내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외려 서로 노선을 확실하게 하고 누가 누구를, 무슨 정책을 지지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결국 시간을 통해 우월한 쪽이 살아남고 오래 가게 될 것이다. 제일 질이 안 좋은 것은 본인의 주장과 삶이 다른 경우다. 마오좌파로 중국에서 반미, 반보편가치를 맹렬하게 선동한 쓰마난(司馬南)의 일화가 유명하다. 몇 년 전 몰래 미국으로 이민 온 뒤 우연히 마주친 다른 중국인이 그의 이중성을 비난하자 "반미는 직업이고 미국 이민은 생활"이라고 대답했다던가. 모국 한국이 점점 포퓰리즘과 사회주의식 정책이 횡행하면서 더 이상의 성장이 있을까 의문이다. 돌아갈 곳 없어 서글플 뿐이다. 친정이 기울어져 마음 둘 곳 없는 며느리 심정이다. ▶박건일 (생활정치 네트워크 시카고 대표) "한미, 바람직한 우방 관계 재정립 중... 국익에는 진영 구분 없이 하나 돼야" 이즈음 대부분의 국가는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향과 정책이 불확실성을 갖고 있어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국제 정세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때일수록 대한민국은 냉철한 정세 판단을 해야 한다. 냉전시대 마지막 국가로 북미 관계에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대내외 정책을 면밀히 검토,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외교를 해야 한다. 진영 논리에 갇혀 비이성적 판단과 정책을 수행한다면 정권의 성패를 떠나 민족 전체의 불행을 불러올 수도 있다. 북미 관계에서는 사상과 이념을 떠나 모두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전통적 우방을 넘어 건전하고 건강한 관계를 재정립하는 단계라 생각된다. 상식적인 관계가 되어 가고 있다. 경제 안보 등에 있어서 약소국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은 이제 달라졌다. 무조건 을의 위치가 아니라 할 말은 하면서도 우방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최근 주한미군 방위분담금과 관련, 양국의 이익이 상충할 수 있는데 미국산 전략자산 등을 방위분담금 인상액 수준으로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 관계의 파탄, 문재인 정부의 다른 의도가 있다면 이 같은 의견 조율이 불가능하고 심지어 주한미군 철수 등의 내용까지 나올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한미 관계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그리고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국익을 우선하는 당당한 외교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 시대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미 관계에는 진영이 없어야 한다. 즉 국익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는 하나가 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무교 (애국포럼 대표) "동북아 정책 한미 엇박자 자주 노출, 집권 세력에 의한 동포사회 분열 우려" 미국은 문명사적, 지정학적으로 한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적 기반이 되는 기독교적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며 냉전시대를 통해 굳건한 동맹 관계를 형성해 왔다. 하지만 반미적 성향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을 차지하면서 불편한 관계가 자주 노출된다. 트럼프 정부는 동북아에 대해 중국 팽창주의 억지, 북한의 비핵화 및 인권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당 부분 한국의 국익과 맞아 떨어지지만 한미일 동맹의 축인 지소미아 파기 등으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한미의 동북아 정책에 있어 엇박자가 자주 나타난다. 현 한국 정부의 외교 노선이 반미가 아닌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관계가 군사 외교적 차원 뿐 아니라 정신적•문화적 가치에 있어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민간 차원의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유 및 개인의 존엄성 등을 함께 나누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집권 세력의 호불호에 의해 동포사회가 나눠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지만 극심할 경우 해외 한인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분열과 대립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걸맞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립의 원인과 배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모국은 이민자의 뿌리와도 같은 곳이다. 뿌리가 건강해야 줄기와 잎이 건강하듯 모국은 이민자의 정서와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멀어질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존재로서의 모국, 한국은 특히 냉전의 유산인 분단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분단 극복은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 부분이므로 단순히 모국이라는 차원을 넘어 세계인으로서의 시야를 갖고 대해야 한다. J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