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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LA에 비가 오면…

할리우드 사인도 젖는다.   LA는 12월부터 다음 해 1, 2월 까지가 우기다. 그래 봤자 비 오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 우기는 다르다. 할리우드 사인이 있는 산에는 장대 같은 비와 우박이 내렸다. 샌버나디노의 산간 지역은 폭설에 갇혀 13명이 사망하고 물과 전기가 끊겨 많은 주민은 아직도 고립돼있다. LA도 큰 일교차로 밤에는 두꺼운 외투가 필요할 정도다. LA에 비가 온다. 막걸리와 전과 향수   비가 흔치 LA의 한인들 특히 1세들은 비는 고국에서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도시에서 자랐건 시골에서 자랐건 비의 추억을 한가지쯤은 가지고 있다. 비라도 내릴라치면 마켓의 막걸리와 전감 매출이 올라간다. 나이 지긋한 한인 1세들은 식당에 옹기종기 모여 막걸릿잔을 기울이고 고향을 추억한다.   에디(Eddy)는 8년째 LA 길거리를 누비며 밤이면 텐트에서 잠을 잔다. 한동안 스키드로우에서 지내다 최근 LA카운티박물관 인근으로 옮겨 텐트 생활하고 있다. 에디에게 LA의 우기는 혹독하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은 군 출신 베테랑으로 아프가니스탄 참전 경험이 있는 에디에게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다음주에도 비소식이 있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할리우드 사인 한동안 스키드로우 아프가니스탄 참전

2023-03-10

실효성 없는 노숙자 정책…비상선포 ‘무색’

LA 등 가주 지역 노숙자 대응책에 대한 효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LA시의회가 지난 13일 노숙자 비상사태 선포안을 통과시켰지만, 구제 단체 등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LA지역에서 선교 단체 등과 함께 노숙자들에게 담요, 방수포 등 생존키트를 나눠주는 배우성 씨는 “노숙자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됐는데 갑자기 비상사태 선포안을 내놓는 게 황당하다”며 “스키드로의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고 노숙자들은 사실상 그곳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LA지역 최대 노숙자 밀집 지역인 스키드로의 상황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LA시 산하 스트리트LA 부서는 스키드로 내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약 30개로 추산하고 있다.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올해 스키드로의 노숙자는 총 4402명이다. 이 중 2695명(전체 노숙자 중 61%)이 셸터가 아닌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화장실 1개를 하루에 약 90명의 노숙자가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노숙자 음식 제공 사역을 진행 중인 아버지밥상교회 무디 고 목사는 “셸터 등 시정부가 내놓는 노숙자 정책들이 있지만, 스키드로 내에서 마약, 강도 등 각종 범죄는 갈수록 극심해지는 상황”이라며 “경찰도 자주 개입하는 지역이 아니라서 힘이 약하거나 노령의 노숙자들은 정작 스키드로에 살지 못하고 한인타운이나 그 외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숙자뿐 아니라 구제 단체 역시 정부 기관의 미온적 대응, 까다로운 행정 절차 등으로 지원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숙자 구제 단체인 의의나무사역 김진 목사(LA사역 담당)는 “캄튼시의 경우 시장이 우리에게 감사패까지 줬는데 정작 현장의 공무원들은 허가증이 없다는 이유로 배급 사역을 중단시킨 적도 있다”며 “허가증이 필요하다기에 시청에 가서 신청하려고 하면 정작 오피스 공무원들은 어떤 종류의 허가증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노숙자는 급증하는데 지역별로 구제 활동에 요구되는 규정이 저마다 다른 것도 문제다. 일례로 잉글우드시의 경우 구제 단체별로 1년에 4회만 노숙자에게 식료품 배급이 가능하다. 패서디나시의 경우는 노숙자에게 음식 자체를 주는 것이 불법이다. 최근 샌디에이고 인근 엘카혼시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위생 허가증 없이 식료품 등을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 때문에 노숙자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자원봉사자 12명이 경범죄 처벌을 받기도 했다.   LA다운타운 등에서 노숙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케네스 최 목사는 “원칙적으로 LA시에서는 위생 자격증은 물론이고 규정에 맞는 시설에서 만든 음식만 노숙자에게 나눌 수 있다”며 “노숙자가 워낙 급증하다 보니 시 정부도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지 않지만, "구제 사역도 지역별로 일일이 까다로운 규정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A시의 노숙자 정책은 그동안 계속해서 논란이 돼왔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노숙자 비상사태 선포안을 내놓으면서 시 소유의 건물 등을 파악, 노숙자 거주를 위한 대체 시설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LA타임스는 시 정부와 손을 잡고 시설 일부를 노숙자 주거 시설로 전환한 세실 호텔의 경우 현재 이용 가능한 객실의 약 60% 이상이 비어있는 상태라고 13일 보도했다. 그만큼 노숙자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한 셈이다.     한인 노숙자 사역 단체 한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인해 기부도 감소하고 구제 단체들의 활동도 여의치 않은 상황인데 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은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정부가 단순히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스키드로우 스키드로우 사진 la시장 경찰국장 사우스 센트럴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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