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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째 운영 가게…커뮤니티에 돌려드립니다"

길거리 사람들의 가게가 커뮤니티를 위한 상점으로 거듭난다.   LA다운타운 노숙자 밀집 지역에서 한인 가족이 2대째 운영해왔던 ‘스키드로 피플스마켓(Skid Row People’s Market)’의 소유주가 곧 바뀐다.   부모에 이어 8년째 마켓을 운영해 온 대니 박(39)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지문을 띄웠다.   공지문에는 “29년간 운영해온 가족 비즈니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스키드로 커뮤니티에 관심이 없는 영리업체보다는 지역사회 단체이자 비영리기관에 마켓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마켓을 인수하기로 한 비영리기관은 흑인 단체인 ‘크리에이팅저스티스LA(Creating Justice LA)’다. 평소 스키드로에서 크리스천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스무디 등을 판매하며 노숙자 등을 돕는 기독교 비영리단체다.   피플스마켓은 단순히 식료품만 판매하는 가게가 아니다. 박씨 가족이 수십 년 간 운영하면서 노숙자의 친구, 이웃으로서 마음을 보듬어주는 역할도 도맡았다. 이 때문에 LA타임스도 이 마켓의 이야기를 대서특필했다. 〈본지 2022년 7월27일자 A-1면〉   마켓은 매각되지만, 흑인 비영리단체가 인수하면서 좀 더 지역사회에 적합한 가게로 거듭날 전망이다.   박씨는 “우리는 이 마켓을 통해 식료품만 판 게 아니라 문화, 커뮤니티를 위한 정신 등 다양한 가치를 전달해왔다”며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며 나도 계속 스키드로에 있으면서 한인, 흑인, 라티노가 함께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2세인 박씨는 아트 스쿨 졸업 후 오리건주 나이키 본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부모가 1995년부터 운영해 오던 가게(당시 베스트 마켓)를 인수해 간판을 ‘피플스마켓’으로 바꿔 달고 스키드로와 함께 호흡하기 시작했다. 2015년의 일이다.   박씨는 마켓 매각이 끝나면 당분간 휴식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쉼을 갖고 스키드로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으려고 한다.   박씨는 “이 동네에서 나는 역할이 바뀌는 것 뿐, 매각은 우리 가족이 운영했던 피플스마켓을 커뮤니티에 다시 돌려주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 마켓에서 한인 1세대에서 2세대로의 전환이 있었고 이제는 흑인 단체가 이곳을 운영하면서 주변 일본 커뮤니티까지 함께 한다면 이건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스마켓은 박씨 가족의 이민사가 스민 추억의 장소다. 인쇄업을 하다 LA 폭동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박씨의 부모는 29년 전 스키드로의 마켓을 인수했었다. 아버지 밥 김씨는 지난 2018년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메이박(69)씨는 “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애들 공부도 다 시켰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의 추억이 있는 곳이라 아쉬운 마음도 있다”며 “그러나 아들의 결정을 존중했고 스키드로를 위한 단체가 마켓 운영을 이어간다고 하니 좋은 기분으로 떠나보낸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씨는 향후 피플스마켓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려면 2~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박씨 가족이 스키드로의 사람들과 작별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피플스마켓은 진정 사람들을 위한 가게로 또 한 번 바뀐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커뮤니티 가게 문화 커뮤니티 주변 커뮤니티 평소 스키드로

2023-12-21

스키드로에 자전거 길?…시급한 건 화장실

노숙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정부는 대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LA의 스키드로(Skid Row)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특히 케빈 드레온 LA 시의원 사무실이 지난 22일 사회 기반 시설 개설을 위해 스키드로 인근 지역에 475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효용성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스키드로 지역에서 음식을 나눠주는 재스민 아길레씨는 “관료들이 스키드로의 현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언론은 스키드로가 정책적으로 개선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자전거 도로 같은 걸 신설하기보다 스키드로의 화장실부터 제대로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A시 산하 스트리트LA 부서는 스키드로 내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약 30개로 추산하고 있다.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현재 스키드로의 노숙자는 총 4402명이다. 이 중 2695명(전체 노숙자 중 61%)이 셸터가 아닌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화장실 1개를 하루에 약 90명의 노숙자가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5가와 샌피드로스트리트 인근 두 곳에 식수대를 갖춘 화장실이 새롭게 지어지고 있다. 문제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도 철조망이 쳐져 있다는 점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듣기로는 수도관 연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이 가능하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새로운 화장실을 짓기 전에 기존에 노숙자들이 사용하는 이동식 화장실만이라도 더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노숙자 화장실 문제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에도 연구 결과가 게재됐었다.   UC버클리 공중보건대학 연구팀(헤더 아마토·더글러스 마틴·크리스토퍼 후버·제이 그래함)이 지난 9월 BMC에 게재한 연구 결과를 보면 1900명의 노숙자를 수용하려면 최소 100개의 화장실이 필요하다. 화장실 1개 당 노숙자 19명인 셈이다. 이러한 비율은 현재 스키드로의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UC버클리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LA 스키드로의 경우 1777명이 고작 9개의 화장실을 공유한 적도 있다”며 “게다가 대부분의 화장실에는 배설물이 그대로 묻어있거나 변기 커버, 휴지 등이 부족하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스키드로의 노숙자 대비 화장실 개설 비율은 UN이 정한 난민 캠프 화장실 개설 비율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UN은 난민 캠프의 경우 20명당 최소 1개의 화장실 개설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노숙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케네스 최 목사는 “이번에 스키드로에 투입되는 주 정부 기금이 온실가스 감소를 목적으로 한 기금이라는데 황당할 뿐”이라며 “자전거 도로나 온실가스 감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키드로는 생존 그 자체가 절실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종차별 발언으로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드레온 시의원은 스키드로 개선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을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에 게재했지만, 각종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온라인 매체 스트리트블로그LA는 22일 “그는 길거리 텐트에 사는 사람들이 아닌, 오직 카메라만 보고 말하는 꼴”이라며 “(인종차별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겠지만 현재 그의 트위터 댓글 기능은 꺼져 있다”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스키드로 화장실 노숙자 화장실 이동식 화장실 화장실 1개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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