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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알파 센타우리

밤하늘을 쳐다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수없이 많은 별이 있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별인데 별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가 무리를 지어서 우주가 된다. 별이란 수소가 핵융합하여 헬륨이 되는 핵융합 원자로인데 그때 생긴 질량의 차이 때문에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하여 빛과 열을 내는 천체다.     별은 보통 한 개의 독립적인 별도 있지만 두 개나 세 개 이상의 별이 서로의 중력에 얽혀 마치 하나의 별처럼 행동하는 것도 많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은 홑별, 즉 별 하나로 이루어진 항성계이다. 항성계라고 하는 이유는 멀리서 보면 그냥 하나의 별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관찰하면 그 별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이 있고 각각의 행성은 위성을 갖기도 하기 때문이다. 태양을 멀리서 보면 그저 반짝이는 별 하나로 보이지만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8개나 있고 또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도 있는데 행성인 지구에는 달이란 위성이 하나 있지만, 화성에는 2개, 목성의 위성은 67개, 그리고 토성에는 무려 145개의 위성이 있다. 그러나 중심에 있는 별이 너무 크고 밝기 때문에 조금만 멀리서 태양을 봐도 그저 반짝이는 작은 별로 보일 뿐이다.   우리의 별인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별이 알파 센타우리다. 태양은 홑별이지만, 알파 센타우리는 별 세 개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를 삼중성계라고 한다. 세 개의 별이 서로의 중력에 의해서 묶여 있다. 태양에서 제일 가까운 별인데도 태양 빛이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는데 무려 4년 4개월이나 걸린다. 지금까지 근 50년을 날아서 막 태양을 빠져나간 보이저 1호가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려면 수만 년이 걸릴 것으로 추측한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이나 알파 센타우리와 같은 별이 4천억 개나 있다. 별이 그렇게나 많은데 그중 태양과 가장 가깝다는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빛의 속도로 4년이 넘게 걸린다니 입이 쩍 벌어진다. 그러므로 지금의 과학 기술 수준으로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한다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 우리 별 태양을 벗어나는 데만 반백 년이 걸렸는데 수만 년 걸려 다른 별까지 간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알파 센타우리는 별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 삼중성계라고 했다. 각별의 이름은 알파 센타우리 A 별, 알파 센타우리 B 별, 그리고 알파 센타우리 C 별(=프록시마 센타우리)이라고 한다. A와 B는 밝은 별인데 지구에서 보면 두 별이 구분되지 않고 마치 밝게 빛나는 하나의 별처럼 보이며 밤하늘에서 세 번째로 밝게 빛난다. 맨눈에는 보이지 않던 C 별은 나중에 발견되었는데 세 별 중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다. 약 10년 전 알파 센타우리 C 별을 공전하는 행성 중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있는 행성을 발견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영화 아바타는 알파 센타우리의 행성 중 하나를 공전하는 위성이 그 무대였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공전하는 행성의 존재를 처음으로 찾아냈을 때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 b라고 이름 지어진 그 행성은 지구처럼 암석형 행성인데 중심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공전하는데 우리 시간으로 약 11.2일 걸린다. 생명체 존재 여부를 떠나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이어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센타우리 알파 알파 센타우리 프록시마 센타우리 행성 주위

2024-12-0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심우주

인간은 오래 전부터 창공을 날고 싶어 했지만, 사람이 하늘을 날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903년 라이트 형제의 시험 비행을 최초의 동력 비행이라고 본다면 조종 가능한 비행을 한 것은 불과 백여 년 전의 일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66년 후 인류는 지구 밖 천체인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제 지구는 좁고, 자원도 부족하고, 기후와 환경 문제도 심각하고, 또 군사적 필요 때문에 인류는 지구 밖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체로 달보다 먼 우주 공간을 심우주라고 하며 통신에서는 지구에서 200만km 떨어진 곳부터, 그러니까 통상적으로 달 너머의 영역을 심우주라고 부른다.     우리는 아직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하기야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도 양자역학을 외면한 채 저 세상으로 갔다. 200년 전의 전기처럼 어쩌면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마치 양자 얽힘과 같은 기상천외한 이동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전기가 처음 이 세상에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정체를 알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무엇인지 모르며, 블랙홀은 지금 우리의 물리학에 전혀 맞지 않는다. 지난 백여 년 동안 과학은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입시준비생들은 원자가 물질의 가장 기본 단위라고 배워서 원소주기율표를 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원자보다 작은 입자물리학 시대여서 그 대신 표준모형이라는 것을 공부한다. 사실 원소주기율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여러 군데 빈 곳이 있었고 과학이 발달하며 차츰 그런 빈칸에 들어갈 원소가 발견되었다. 마찬가지로 표준모형의 빈 곳도 채워지고 있다. 이미 힉스 입자가 발견되었고 언젠가는 중력자의 존재도 증명될 것이다.   화석 연료를 산화시켜 얻는 힘으로는 태양계 안에서조차 멀리 가기 힘들다. 현재의 과학 기술 수준으로 달까지는 3일이면 가지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화성까지 7달, 토성까지는 7년 정도 걸리고 태양계를 빠져나가는 데 적어도 수십 년이 걸린다. 이것이 화석 연료의 한계다.     최근에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까지 가는데 거의 10년 걸렸고, 반세기 전에 지구를 떠난 보이저호는 40년을 날아서야 태양권 경계면을 지나 지금은 태양과 바로 이웃한 별인 알파 센타우리를 향해서 날고 있다.     하지만 연료를 대체한다거나 엔진의 추진력을 향상해서 해결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영화 속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이나 상상 속의 웜홀을 이용하여 지금과는 아주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기도 요원하다. 참고로 우리의 바로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빛의 속도로 4년 반이 걸리는데 지금에야 겨우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호는 2만 년 후에나 도착할 예정이다. 그런 별이 우리은하에만 약 4천억 개나 있고 그런 은하가 약 2조 개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 그조차 관측 가능한 우주를 말하며 그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도 없다.     수십 년 정도야 참고 기다릴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기간이다.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펴도 심우주로의 진출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심우주 천재도 양자역학 태양권 경계면 알파 센타우리

2023-10-20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창백한 푸른 점

1977년 미국은 태양계의 외행성 탐사를 목적으로 보이저호를 발사했다. 그동안 보이저 1호는 45년을 날아서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 성간 여행에 진입했다. 반백 년이나 걸려서야 겨우 태양계 끝에 도달한 보이저호는 지금은 지구가 속한 태양이라는 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을 향해 계속 날고 있다.     그동안은 태양계 내부 여행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별과 별 사이의 여행에 접어든 것이다. 우주선을 실은 로켓을 발사할 때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보통 두 대를 연이어 발사하는데 보이저 계획도 2호가 먼저 발사되고 보름 후에 1호가 발사되었는데 다행히 두 대 모두 현재 성간을 날고 있다.   우리 지구가 속한 별은 태양이다. 그리고 우리의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이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연료 고갈로 연락이 끊어진 상태의 보이저호가 공기 저항이 없는 별 사이를 계속 날아서 1만 6700년 후에는 드디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영향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그 순간을 위해 아껴두었던 연료가 있어서 잘 도착했다고 소식을 보낸다면, 무전은 빛의 속도와 같으니까 다시 4년 반이 걸려서 우리의 후손에게 도착할 것이다. 우리의 별인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의 거리가 4.5광년이니까 빛의 속도로 4년 반이 걸린다는 말이다.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에는 태양이나 프록시마 센타우리와 같은 별이 수천억 개나 널려 있다. 그런 천문학적인 숫자의 별들이 모인 은하가 또 수천억 개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 그러므로 우주에 산재한 별의 총수는 수천억 곱하기 수천억으로 지구상의 모래 알갱이보다 많다. 지구는 그런 별 중 하나인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에 지나지 않으며, 그 위에 77억 인생이 저마다 길흉화복을 절절히 느끼며 바글거리고 산다.   항해를 계속하던 보이저 1호는 1990년 해왕성을 지날 무렵 지구를 향해 찍은 사진을 전송했다. 지구에서 약 61억km 떨어진 곳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마치 암흑 속의 한 점에 불과했다. 우리의 별인 태양계조차 벗어나지 못한 곳에서 본 지구는 보이저 항해를 기획한 칼 세이건의 표현에 따르면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았다.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인 칼 세이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망상은 저 창백한 파란 불빛 하나만 봐도 그 근거를 잃습니다. 하지만 저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중략)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구는 생명을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은 없습니다. 잠깐 방문을 할 수 있는 행성은 있겠지만, 정착할 수 있는 곳은 아직 없습니다. 좋든 싫든 인류는 당분간 지구에서 버텨야 합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겸손해지고, 인격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인류가 느끼는 자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멀리서 보여주는 이 사진입니다. 제게 이 사진은 우리가 서로를 더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삶의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대한 강조입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창백 태양계 내부 보이저호가 공기 프록시마 센타우리

2022-07-08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여행

불과 몇 백 년 전까지도 우리가 사는 이 땅은 편평하고, 그 끝이 낭떠러지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하늘은 마치 사발을 엎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그 둥근 면을 따라 태양과 달, 그리고 온갖 천체가 운행한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하여 우주의 기원은 물론 그 구조까지 거의 밝혀졌다. 우리는 우주가 너무 광대하므로 도저히 그 끝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몇 백 년 전에 이 땅이 너무 넓어서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처럼.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연료를 태워서 빛의 속도를 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설사 빛과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몇만 년, 몇억 년씩 걸리는 우주여행은 사실상 이래도 저래도 불가능하다.     120년 전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여 시간의 개념을 새로 정리했다. 그 후 시공에 중력을 포함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움직이는 속도에 의해 시간이 달라지고,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고 시차가 생긴다는 사실을 수학 공식을 이용해서 증명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주변에 익숙해서 그것을 기준으로 하여 크기, 무게, 부피, 속도 등을 구했다. 한 뼘, 한 발짝, 한 아름처럼 우리 신체의 일부를 측정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고, 말이 끄는 힘을 기준으로 탈 것의 동력 단위로 쓰기도 했다. 산이나 바다처럼 눈 앞에 펼쳐진 대자연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러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우리는 며칠씩 가야 하는 거리를 단 몇 시간에 갈 수 있게 되더니, 급기야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군다나 천체물리학의 발달은 우리가 기존 사용하던 단위를 훌쩍 넘어버렸다. 시속 800km는 감이 잡히는데, 시속 30만km라고 하면 굉장히 빠르다는 생각이 들 뿐 체감할 수 있는 속도는 아니다.     우리 은하에 태양과 같은 별이 약 2천억 개에서 4천억 개나 된다고 하는데 참 많다고 하는 생각이 들지 그것이 얼마나 많은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게다가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가 이 우주에는 또 2천억에서 4천억 개 정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엄청난 숫자를 가리켜 '천문학적 숫자'라고 한다.   우리는 빛의 속도로 1년을 가는 거리를 1광년이라고 정했다. 빛이 1년 간다면 도대체 얼마나 먼 거리일까?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은 약 8분 후에 지구에 도착한다. 그리고 15시간 후에야 태양계가 끝나는 경계에 이른다. 태양의 자기장은 대체로 그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1977년에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는 최근에 태양계의 끝을 지났다. 빛이 약 17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로, 우리 인류가 만든 탈 것 중 가장 먼 거리를 여행한 것이다. 태양계 가장 외곽인 오르트 구름까지는 1광년이 걸리는데 태양의 중력이 대체로 거기까지 미친다. 계속 3광년을 더 가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알파성에 도착하게 된다.     태양과 프록시마 센타우리 알파성을 포함한 우리 은하는 그 지름이 10만 광년 정도 된다고 추측하고, 그런 은하 수천억 개 정도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가 된다.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에서 실제로 관측 가능한 부분의 지름은 약 930억 광년이라고 한다. 과연 이것이 끝일까?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여행 우주 여행 우주 공간 프록시마 센타우리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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