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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유럽 귀족처럼 아프리카 여행해 볼까…세렝게티(아프리카)

같이 아프리카를 여행하자는 제안에 평소 동물원도 싫어하던 아내는 "무섭고 더럽고 원시적이라 싫어요. 접시에 파리가 드글거린다던데요”라며 거절했었다. 아내의 마음을 돌린 건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었다. 세렝게티에서 만나게 되는 야생동물은 동물원의 동물들과는 완전히 다르고, 그곳이야말로 천국 같다는 호평과 감탄을 연거푸 듣고 난 후에야 부부가 함께 떠나는 아프리카 여행이 현실화됐다.   제일 먼저 아내를 놀라게 한 건 초호화 시설이었다. 아프리카야말로 극소수 유럽 귀족들이 즐기는 여행지이다 보니 식사도, 호텔도 으리으리하다. "이곳에 오니 꼭 유럽 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네요"라며 아내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내를 완전히 매료시킨 것은 세렝게티였다. 스와힐리어로 '거대한 초원'을 뜻하는 세렝게티는 케냐 남부와 탄자니아 북부에 걸친 사바나 지역이다. '동물의 왕국' 촬영지이자 세상에서 가장 드넓은 초원으로서의 상징성과 위용을 자랑하는 그곳을, 사륜구동을 타고 경쾌하게 질주한다. 지축을 흔들며 이동하는 누우 떼와 얼룩말 무리, 그중 낙오자를 잡아먹으려 호시탐탐 노리는 사자들, 라이온킹 심바의 친구인 멧돼지들, 집채만 한 몸을 느릿느릿 움직이는 코끼리 무리와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는 기린들… 과연 세렝게티는 텔레비전에서 보던 그대로 동물의 왕국이었다.   세렝게티는 무엇보다 매년 누우 떼의 이동으로 유명하다. 초원에 건기가 찾아오면 세렝게티에 살던 누우와 얼룩말, 영양 등 수백만 마리의 초식동물들이 물과 풀을 찾아 마사이마라 지역으로 대이동을 시작한다. 물론 이들을 먹이로 삼는 육식동물들도 이 행렬에 동참한다. 그만큼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이 펼쳐지는 무대이기도 하다. 매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제목을 붙이자면 '버팔로 구출 작전'. 아프리카 버팔로는 아프리카 물소라고도 불리는데 초식동물이지만 몸집이 크고 성격도 터프한 편이라 적이 나타나면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하기 때문에 아무리 사자라도 혼자서는 버팔로를 사냥할 수 없다.     사자들 역시 혈연관계인 암컷들과 그들의 새끼, 그리고 수컷들로 한 무리를 이뤄 생활한다. 대개 6~7마리가 무리 지어 움직이는데, 그날 사자 무리가 육중한 덩치의 버팔로를 몰아붙이며 사냥에 성공했다. 만찬을 시작하려는 찰나, 버팔로를 구하고자 버팔로 특공대가 나타났다. 사자들은 순식간에 진을 치고 경계태세에 나섰다. 위용을 뽐내는 사자들의 비호 아래 연한 내장과 넓적다리로 새끼 사자들이 먼저 배를 채운다. 특공대는 울고 비명을 지르며 나자빠진 버팔로를 일어나라 독려한다. 뜨거운 눈물이 차오른다. 그럼에도 어쩌겠는가, 이곳에서 사냥은 하루라도 목숨을 더 잇기 위해 매일 치러야 하는 경건한 의식인 것을.     반면에 새끼들은 어찌나 귀여운지, 행여 엄마와 떨어질세라 허리춤에 찰싹 붙어 걷는 아기 코끼리는 미소를 자아내고 오히려 신기하다는 듯 인간들을 구경하는 아기 사자는 한 마리 집어오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위험이 도사리는 처절한 약육강식의 세계. 그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세렝게티는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이자, 영락없이 우리네 인생과도 닮아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아프리카 세렝게티 아프리카 여행 아프리카 버팔로 유럽 귀족

2024-01-11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경이로운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

마사이족 언어로 '끝없는 평원'을 의미하는 세렝게티는 탄자니아 북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거대한 자연보호구역이다. 면적이 강원도보다 조금 작은 국립공원에 탁 트인 초원, 사바나, 수목이 우거진 목초지로 형성돼 있다. 그 이름처럼 아주 광활한 평원인 세렝게티에는 아프리카 '빅5'로 불리는 사자, 표범, 코끼리, 버펄로, 코뿔소는 물론 얼룩말과 가젤, 누, 하마, 타조, 하이에나, 자칼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더불어 살아간다. 처절한 약육강식의 세계 속에서도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조절과 균형의 순환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다.   지프차를 타고 동물들의 삶을 관찰하는 체험을 '게임 드라이브'라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작정 헤매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사냥에 나서는 해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맞춰서 진행한다. 세렝게티를 누비며 동물들의 서식처를 찾거나, 동물의 배설물, 발자국을 찾아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황금빛 풀밭에는 황갈색 사자와 치타가 눈을 번쩍이며 숨어 있다. 빅5를 비롯해 기린, 하마, 얼룩말, 하이에나, 혹멧돼지, 쿠두, 일런드 등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야생동물들이 자주 출몰해 스릴과 쾌감을 선사한다. 삶과 죽음의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야생으로의 은밀한 접근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사자 가족의 근엄한 표정과 대면하고, 코끼리나 버펄로의 숨소리를 지척에서 들을 수 있다. 엄마 코끼리의 지시에 따라 코끼리 가족들이 움직이는 장면이 두 눈앞에 펼쳐지고 가끔 코뿔소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일대의 120만 마리의 영양, 300만 마리의 얼룩말을 이끄는 선두가 세렝게티를 쉼 없이 가로질러 이동하는 장면을 목도할 때다. 이 장대한 행렬을 잠시만 경험하더라도 밀려오는 감동에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린다.   또한 세렝게티 생태계의 일부인 응고롱고 분화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손상 화산 칼데라로 세렝게티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분화구 지름만 6만5000피트 이상이니 칼데라라고 해서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응고롱고는 사시사철 신선한 물과 풀이 넘쳐나 동물의 천국이라 불린다. 전망대에서 무수한 점들처럼 보이던 것들이 분화구 아래로 내려와보면 모두 누와 얼룩말이다. 약 3만 마리의 야생동물들이 이곳에 서식하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얼룩말과 누이고 나머지는 표범, 치타, 하이에나, 코끼리, 버펄로, 흑색 리노 등이다. 커다란 호숫가에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우아하게 하늘을 날던 핑크빛 플라밍고들이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에서는 연출되지 않은 날 것의 자연,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이 그대로 펼쳐진다. 일생의 한순간 야생의 대평원에서 그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아프리카 여행의 감동과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 아프리카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컬러풀하고, 경이로우며, 독보적인 여행지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렝게티 동물 세렝게티 생태계 아프리카 여행 버펄로 코뿔소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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