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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세요" 100세 한인 7명 잔치

“어머니, 건강히 더 오래 사셔.”   29일 LA 한인타운 ‘알콧 재활양로병원(원장 박세린)’에서 흰머리 희끗희끗한 아들 제이콥 김(85) 씨가 올해로 104세를 맞은 어머니를 보며 미소를 보냈다.     휠체어에 탄 채 불편한 몸에도 김 씨는 투박한 손으로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꾹꾹 누르며 오랫동안 어머니의 얼굴을 사진에 담았다.     이북에서 내려왔고 1981년 미국으로 어머니와 이민 왔다는 김 씨는 “어머니 드리려 참외랑 수박, 케이크도 사 왔다”며 “오늘은 제일 기분 좋은 날”이라고 함박 미소를 지었다.    이날 알콧 재활양로병원에서는 한인 시니어 7명의 100세 생신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1명도 쉽게 보기 힘든 100세 시니어가 무려 7명이나 한 자리에 모이며 병원은 잔칫날 분위기였다.     박세린 원장은 “이번에 연방 정부에서 100세를 넘긴 것을 인증하는 증명서가 이들에게 발급돼 이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은 현재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105명 가운데 최고령인 김 씨의 어머니인 104세 홍숙현 씨와 모두 100세가 넘은 김명애, 이월례, 전순애, 차창숙, 한봉근, 홍금식 등 7명이다.     박 원장은 “이쪽 일을 하면서 양로병원 한 곳에서 100세가 넘는 시니어들이 7명이 나오는 것은 처음 봤다”며 “어려운 팬데믹까지 극복하시고 장수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한 병원 측에서 기쁜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행사에는 ‘100세 생신 축하’ 플래카드가 걸렸고 꽃다발과 케이크,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됐다. 시니어는 방역 규정상 한명씩 나와 가족들과 병원 직원들의 박수와 축하를 받으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행사의 '청일점'으로 올해 100세인 한봉근 씨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장수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본인의 노력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대다.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가라”며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알콧 재활양로병원은 한인타운 올림픽 길에서 6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전문 요양시설로, RN·LVN 간호사와 재활치료사 등 대다수 의료진이 한인 직원이다. 또 현재 100% 한인 시니어 환자들만 거주 중이라고 병원 측은 전했다.     김도영 간호과장은 “너싱케어도 중요하지만 다시 커뮤니티 쪽으로 나가실 수 있게끔 재활을 돕는 것이 병원의 목적”이라며 “팬데믹 속 매일같이 바뀌는 까다로운 규정들 속에서 병원과 환자, 가족까지 모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다들 잘 이겨내고 이렇게 기쁜 날을 맞이하게 되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노인 생신 노인 생신 생신 잔치 생신 축하

2022-07-29

[이 아침에] 두 개의 생일 기념 사진

양가 부모님 중 이젠 친정엄마만 생존해 계신다. 가능한 한 자주 찾아뵐 작정으로 엄마 90세 생신에 맞춰 2019년 말에 2020년 2월 비행기표를 사 두었다. 중국 우한이라는 곳에서 발생했다는 코로나, 우왕좌왕하면서도 항공권을 사 뒀으니 무조건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상황은 순식간에 돌변했다.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한국, 자매들한테 솔직히 말해 달라고 했더니 “이번엔 아닌 것 같다”는 답이 왔다. 그리고 얼마 후 “언니야. 한국 안 오기 천만다행이야. 여기 요즘 난리야. 엄마 면회도 안 되고. 병원에서 보내온 생신 기념사진이야”하며 사진을 보여주었다. 머리에 생일 고깔을 쓴 채 간호사가 내미는 생일 케이크를 보며 웃고 계신 사진 하나 달랑 카톡방에 올라왔다.     이어지는 한국의 마스크 대란, 학생들은 휴교라도 난 출근해야 하거든, 교사인 셋째 여동생의 한마디에 어찌나 마음이 쓰이던지 급히 마스크를 주문해서 자매들 모두 함께 나눠 쓸 수 있도록 보냈다. 택배로 부친 그날 일본에 유학 중인 조카(언니 아들)한테도 마스크 좀 보내 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한국에서는 마스크 해외 반출 금지령이 내려졌고 무엇보다 일본행 항공편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확진자도 별로 없고 올림픽 취소 전이라 아베한테 충성하느라 마스크 쓰는 사람이 드물다고 하더니 상황이 급변했다고 했다. 조카는 박사고 뭐고 관두고 일본을 탈출하고 싶은데 그것조차 쉽지 않다고 했다.     주문한 마스크를 기다리는 동안 미국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나는 정말 잽싸게 마스크를 주문했지만 도착 기간이 길어져 쉽게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렵사리 도착한 마스크는 우리 것 조금 남겨두고 몽땅 일본으로 보냈다. 코로나 전파력이 무섭기도 했지만 마스크가 여유롭지 않아 남편이 나가는 길에 장을 봐 오는 등 외출을 자제하는 집콕 생활로 접어들었다. 한국 자매들은 매주 번갈아 혹은 함께 엄마를 찾아뵙기에 멀리서 사는 나는 늘 빚진 기분이어서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기뻤다.     작년 연말에는 우여곡절의 사연으로 점철된 만 2년여의 코로나19의 어둡고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침 조카(여동생 딸)의 올해 2월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 기쁨으로 들떠 남편과 함께 결혼식에 참석하겠다고 알렸다. 남편 비즈니스 성격상 두 주 정도 여유가 있는지라 빠듯하긴 해도 한국 가서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도 만들었다.     하지만 완화될 줄 알았던 격리 기간이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으로 단기 외국인은 열흘이라고 발표가 났다. 주변에서는 사나흘 머물려고 한국 도착해서 코로나 검사를 세 번이나 받아야 하는데 생각 좀 해보라고 거든다. 결국 또 못 갔다. 하지만 하루 결혼식 참석하고, 창문 너머로 엄마 얼굴이라도 볼 수 있었을 터인데 후회가 밀려왔다.     며칠 전 드디어 격리가 해제되었다. 한국행 여행객이 폭증해 항공회사들이 바빠졌다는 기사가 났다. 이젠 정말 가게 되는구나 했는데 자매들 카톡방에 올라온 소식에 기운이 쭉 빠진다. “언니야. 여기 오미크론으로 요즘 난리야. 엄마 면회도 안 되고. 병원에서 보내온 생신 기념사진이야.” 2020년 봄에 받았던 내용과 같은, 그러나 부쩍 늙은 모습으로 누워계신 엄마 모습에 오열했다. 4월 말이면 모두 괜찮을 것이라는 말에 또 희망을 건다. 오연희 / 시인이 아침에 생일 기념 생신 기념사진 마스크 해외 마스크 대란

202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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