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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송편에 막걸리까지…풍성한 백악관 추석상

미주 한인들이 추석을 보내기 위해 ‘특별한 집’에 모였다. 바로 대통령의 집인 백악관이다.   지난 17일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추석 축하 행사본지 9월 18일자 A-1면·의 뒷이야기가 화제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100여 명의 한인이 백악관에 모인 가운데, LA 지역 한인들도 다수 초청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에서 한복 전문점인 이화고전방을 운영하는 로라 박 대표는 “40년 전 미국에 처음 와 백악관 건물을 밖에서 바라보던 구경꾼이 백악관 내부에서 추석을 지낼 수 있어 감격스러웠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박 대표는 이날 행사 참석자 대부분이 한복을 입은 사실에 놀랐다.   그는 “참석자의 절반 정도가 한복을 입은 것 같다”며 “전통 한복부터 개량 한복까지 종류도 다양했다”고 전했다.   딸과 함께 참석한 박 대표는 이날 입기 위한 한복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한복의 기본 색상을 백악관 색상에 맞추고, 거기에 산수화와 한문 모양과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첨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악관 행사장에는 한국에서나 볼 법한 추석 잔칫상이 준비되기도 했다. 동기부여 연설가로 잘 알려진 한인 제리 원 저스트라이크미디어 대표도 이날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   원 대표는 “백악관에서 김치를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며 “김치와 송편부터 복분자주, 막걸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과 주류가 제공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에서 각계각층의 한인들이 구분 없이 어울릴 기회이기도 했다.   원 대표는 “행사가 끝나고 워싱턴 DC 지역 한식당 ‘만두’에서 애프터 파티가 진행됐는데 다양한 한인 리더들과 교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백악관에 근무하는 한인 공직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에서는 이날 한국 노래도 울려 퍼졌다. 행사에 초대받은 한미연합회 유니스 송 대표는 “미 육군 군악대 소속 에스더 강 하사가 한국말로 부른 아리랑과 뉴욕한인합창단이 부른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를 듣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며 “120년 전 한인들이 처음 이민 와서 이겨낸 역경들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간혹 일이 너무 바빠 추석 때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삼촌이 있다. 이번 백악관 추석 행사의 경우,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이 그 안타까운 주인공이다.   안 회장은 “사상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열리는 추석 행사에 초대를 받았지만,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며 “한인회 업무부터 개인 일정까지 너무 바쁘다 보니 참석이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행사에는 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 성 김 전 주한 미국 대사 등 고위 인사들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LA 지역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숨은 주역들은 바로 백악관의 한인 공직자들이다. 추석 행사를 기획한 필립 김 대통령 특별보좌관부터 한국계 혼혈인 파위 리베라 대통령 특별보좌관, 헬렌 버드로 백악관 고문 등 여러 한인 공직자가 힘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도 행사에 직접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경준 기자백악관 추석상 백악관 색상 백악관 건물 이날 백악관

2024-09-19

우리 집 앞마당 분위기 확 바꿔볼까

날씨가 좋아지면서 손님들 불러 백야드 또는 앞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려고 하니 마당 상태부터 걱정된다. 주택이 오래됐거나 혹은 오랫동안 방치됐다면 더욱이 그러하다. 그런데 주택 내부 인테리어보다 앞마당이나 뒷마당처럼 주택 외부 꾸미기는 만만치가 않다. 어떻게 꾸며야 할지 노하우가 부족할뿐더러 비용 문제와 집주인이 직접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이르기까지 시작도 하기 전 적잖은 난관에 부딪친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 쓰면 그리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뒷마당이나 앞마당 업그레이드에 도전할 수 있다.     ▶마당 청소   실내 인테리어도 그러하지만 주택 외부 역시 청소가 첫걸음이다. 일단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나면 무엇을 더해야 할지, 뭐가 필요한지 선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잔디깎기와 가지치기, 잡초 제거는 기본이다. 그리고 마당이나 잔디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이나 기타 잔해물, 쓰레기 등을 필두로 불필요한 장식품이나 오래된 가구, 가전제품 등도 버리거나 창고로 옮기면 마당이 넓게 보여 이것만으로도 훨씬 깔끔해진다.     ▶현관문 페인팅   많은 홈오너들이 현관문의 기능적인 측면만 중시하고 미적인 측면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관문 컬러만 바뀌어도 훨씬 집이 세련되게 변모해 방문객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다. 현관문 컬러를 선택할 때는 조금 과감해도 된다. 최근엔 레드나 코발트블루처럼 강렬한 색상으로 현관문에 악센트를 주는 것이 트렌드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현관문 색상을 밝고 튀는 색상으로 교체하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며 "오래된 화이트 컬러라면 더 밝고 환한 화이트 컬러로 바꾸거나 아예 과감한 팝컬러로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주택 외관 컬러는 3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주택 외벽 컬러를 메인 컬러로 하고 현관문을 조금 튀는 컬러로 선택한 뒤 이외 외벽 장식이나 바닥, 발코니 등은 이에 어울리는 보완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워크웨이   문에서 집까지 걸어들어오는 워크웨이(Walkway)를 재구성하는 것도 주택 외관 변신에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손쉽게 워크웨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워크웨이를 스테핑 스톤(Stepping Stones)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스테핑 스톤은 가격도 저렴해서 홈디포나 로우스 등에서 개당 2달러면 구입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스테핑 스톤을 따라 예쁜 꽃들을 심는 것도 집을 화사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 이외에도 워크웨이를 자갈로 덮은 다음 그 위에 나무처럼 보이는 고무 소재 발판을 깔아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스프링클러 헤드 교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면 스프링클러 헤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스프링클러 헤드는 잔디깎기 기계 등에 의해서도 쉽게 파손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프링클러가 잘 작동하는 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만약 헤드가 파손됐다면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집 외관에 도움을 주는 작업은 아니지만 만약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미리 교체가 집 팔 때 도움이 된다. 헤드 구입은 현재 가지고 있는 시스템 모델을 확인 후 홈디포나 로우스 등에 가서 구입해 교체하면 된다.     ▶윈도 박스     집 외관에 악센트를 주고 싶다면 윈도 박스(window box) 설치도 고려할 만하다. 윈도 박스는 박스처럼 생긴, 창틀이나 현관 난간에 거는 화분이다. 이는 DIY 설치가 가능해 비용도 그리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홈디포나 아마존에서 크기별로 개당 15~100달러 수준에서 구입 가능하다. 다만 설치 전 윈도 박스에 심은 꽃이나 식물을 평소 잘 관리할 수 있을지 검토한 뒤 설치를 결정해야 후에 애물단지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윈도 박스가 아니더라도 현관 계단이나 현관 앞에 꽃 화분을 놓는 것도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고압 세척   집이 오래됐을수록 테라스 및 데크, 외벽 사이딩 등에 오물이 쌓이게 된다. 이는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청소해 줘야 한다. 고압세척기를 이용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는데 고압세척기는 구입 시 70달러에서 1000달러가 넘는 것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홈디포 등에서 렌탈도 가능한데 하루 렌탈비는 35~175달러 수준. 만약 전문 업체를 고용해 세척을 맡기면 시간당 25~100달러 또는 작업 규모에 따라 일괄적으로 90~200달러가 소요된다.     ▶진입로 재포장   만약 차고 또는 집 앞까지 이어지는 진입로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돼 있다면 변색이나 균열이 생겼을 시 이를 메우고 재포장해 줘야 한다. 특히 아스팔트의 경우는  2~3년주기로 재포장을 해주는 것이 좋다. 콘크리트는 아스팔트보다 손이 덜 가지만 얼룩이 잘 생기므로 자주 고압 세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피켓펜스 설치   앞마당 전체에 울타리를 치거나 기존 울타리를 교체할 수도 있겠지만 적은 비용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면 앞마당에서 현관까지 이어지는 진입로에 흰색 피켓펜스(picket fence)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홈디포나 로우스 등 시중에 판매되는 피켓펜스는 나무처럼 보이는 바이닐 제품이 주를 이룬다. 가격은 3X8피트 사이즈가 50달러 안팎. 피켓펜스는 화려한 컬러의 꽃 화분과 잘 어울리므로 펜스 밑에 화분을 두는 것만으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앞마당 분위기 앞마당 업그레이드 현관문 색상 현관문 페인팅

2024-06-12

“색상의 홍수 속 사물의 명암 통한 휴식”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남가주사진작가협회(회장 김상동)와 공동으로 다음 달 7일부터 22일까지 LA 한국문화원에서 제17회 남가주사진작가협회 정기전시회 ‘대지의 풍요:색의 그림자’를 개최한다.     남가주사진작가협회는 2005년 비영리 법인으로 출발해 지난 18년 동안 매년 특정한 주제를 선정해 주류사회와 한인 커뮤니티에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색의 그림자(Shades of Colors)’를 주제로 11명의 회원 작가들이 참여한 40여점의 다양한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캔버스에 인화된 8피트 X 6피트의 대형 사진들과 6명의 작가가 각각 촬영해 만든 6조각의 이미지들이 하나의 제목으로 발표되는 콜래보 작품 그리고 주변과 외국에서 촬영되어 흑백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모노크롬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상동 남가주사진가협회 회장은 “모노크롬의 아름다움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순간들을 경험하며, 각각의 이미지들이 어떻게 우리들의 감정에 색을 다시 입히는지 함께 공감하고 나누기를 바란다”며 “색상의 홍수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현란한 색들을 내려놓고 사물의 명암만을 통해 감상하는 휴식 같은 시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참여 작가는 김상동, 헬렌 신, 문 성, 이준철, 진 박, 이혜정, 토마스 김, 김진선, 임희빈, 조앤 김, 지나 루커 등이다.     LA 한국문화원 정상원 문화원장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이번 전시로 관객들이 특별하고 소중한 감상의 시간, 치유의 시간, 위안과 희망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도 남가주사진가협회는 출품된 전시 작품이 수록된 2024년도 달력을 준비해 개막식에 참석하는 관람객 중 100명을 추첨해 증정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12월 7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열린다.     ▶주소:5505 Wilshire Blvd. L.A.   ▶문의:(323)936-3014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색상 홍수 남가주사진작가협회 정기전시회 김상동 남가주사진가협회 전시 작품

2023-11-26

[아메리카 편지] 블루와 그린 색깔의 역사

북미 생활을 하면서 가끔 영어로 실수하는 것이 있다. 신호등 불이 파랄 때 “It‘s blue (파란색이야)!”라고 외치면 친구들이 이상하게 쳐다본다. 한국에서 초록불 대신 파란불이라고 불러온 습관 탓이다. 우리는 형용사 ’푸르다‘를 청색과 녹색, 그리고 그사이에 위치한 색상을 모두 포함한 색으로 여기지만 서양 언어권에서는 그 두 색깔은 전혀 다른 색이다.   서양사에서 ’블루‘라는 색깔의 근원을 더듬어 올라가면, 기본 색상 중 가장 최근에 생성된 색이다. 초록색과 달리 ’블루‘는 자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하늘과 바다를 파랗다고 하지만 365일 중 정말로 파란 하늘은 몇 번 볼 수 없고, 바다도 엄밀히 말하면 파란색으로 보이는 때가 많지 않다.   고대 그리스인은 바다를 호메로스 ’오디세이‘의 유명한 구절에 따라 ’어두운 와인색 (the wine-dark sea)‘이라 규정했다. 오현명이 부른 ’명태‘에서 말하는 검푸른 바다가 보랏빛을 띤다고 생각하면 그 개념이 멀지 않다. 기원전 6세기에 만들어진 대접 모양의 와인잔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타고 있는 돛배가 잔 안쪽에 둥실둥실 떠 있는 모양이다. 와인이 가득 담긴 이 잔을 입에 대고 죽 들이켜 마셔보자. 그러면 포도 줄기가 솟아나는 돛배 주위로 돌고래가 검푸른 와인색 바닷물에서 헤엄치는 신비한 이미지를 보게 된다. 디오니소스를 몰라본 해적이 모두 돌고래로 변해 물속으로 뛰어들어간 신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미술 역사상 ’블루‘라는 색상은 고대 이집트를 제외하면 중세기에 이르러서야 보편화했다. 그 이후에도 물감 재료가 무게당 금보다 비싸서 왕족이나 성모 마리아가 입는 옷의 색깔로 지정되어 신성함과 권력을 상징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색인 ’블루‘는 이토록 희귀한 역사를 자랑한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블루 색깔 미술 역사상 와인색 바닷물 기본 색상

2023-08-25

[삶의 향기] 지식과 지혜

인생은 판단의 연속이다. 어떠한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의 흥망이 좌우된다. 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문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는 것과 관련 있는 것이 지식과 지혜이다. 지식을 생각하면 대학교수와 판검사가 떠오르고, 지혜라는 말을 들으면 경험 많은 노인과 종교가의 성자들이 떠오른다.   벽의 색상을 정확히 알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육안으로도 대체적인 색상을 구분할 수 있지만, 정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기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정밀한 기계가 있다 하더라도 관찰자가 색안경을 쓰고 있다면 말짱 헛일이다. 불가에서는, 중생들은 착심(attachment) 때문에 일과 이치를 바로 보지 못한다고 하며 이를 색안경에 비유한다.   동계스포츠인 쇼트트랙은 순위를 다투는 경기이기 때문에 결승선을 통과할 때 반칙과 그에 따른 판정 시비가 일상적이다. 한국 선수가 우승을 했지만 반칙으로 실격하기도 하고, 한국 선수가 2위로 들어왔지만, 상대의 반칙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한국 선수의 반칙은 늘 오심이고, 상대 선수의 반칙은 늘 정확한 판정이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 도덕적으로 우수할 수도 있지만, 한국 선수들은 절대 반칙을 안 하고, 외국 선수들만 반칙을 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축구에는, 이기고 있는 팀이 가벼운 부상에도 운동장에 누워서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동을 비꼬는 '침대 축구'라는 말이 있다. 한국 팬들은 주로 중동축구를 침대 축구라며 비난한다. 몇 년 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침대 축구를 하는 한국 선수들을 보고 민망했던 적이 있었다. 다음날 한국 신문에, "침대 축구도 전략의 일종"이라는 기사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내로남불(이중 잣대)은 정치권에 이르면 거의 완성의 경지에 이른다.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여당은 늘 '실력검증'을 주장하고, 야당은 흠을 잡기 쉬운 '도덕 검증'을 주장한다. 정권이 바뀌면 어떨까. 같은 사안, 같은 의원임에도 정확하게 반대의 주장을 한다. 원근친소(遠近親疎ㆍ친하고 안 친함)와 사리사욕에 끌려 어리석어지는 예는 한도 없다. 이는 지식과는 무관한 문제이다.   색안경을 쓰고 벽을 바라본다면, 아무리 정밀한 기계도 색상을 구분하는 데 무용지물일 뿐 아니라, 기계가 정밀할수록 결과는 원래 색과 상관없는 색안경 색상에 가까워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혜가 없다면 지식은 무용할 뿐 아니라 많을수록 해가 될 수도 있다.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이 대체로 명문대 출신의 지식인들이라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기계가 없어도 색안경을 벗으면 붉은색을 파란색으로 하거나, 흰색을 검은색이라고 하는 치명적 실수는 하지 않지만, 아무리 정밀한 기계가 있어도 색안경을 쓰고 있으면 붉은색을 파란색으로 주장한다거나 흰색을 검은색으로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발생한다. 세상의 어지러움과 혼란은 지식(기계)은 넘쳐나지만, 지혜가 없어서(색안경을 쓰고 있어서) 일어나는 일이다. 정밀한 기계도 계속 개발해야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색안경을 벗는 노력임을 명심할 일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ㆍ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지식 지혜 한국 선수들 색안경 색상 기계도 색상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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