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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불필요한 ‘그’

‘그’는 편리하다. 가까운 식탁에 있는 사과를 달라고 할 때 ‘그’가 있어서 “그 사과 좀 줘”라고 말할 수 있다. “식탁에 있는 사과 좀 줘”라고 하는 것보다 짧고 효율적이다. 앞에서 말한 대상을 가리킬 때도 ‘그’는 유용하다. “얼마 전 봐 둔 옷이 있어. 그 옷 사려고”라고 하면 된다. ‘그’는 또 다음처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알고 있는 대상을 가리킬 때 쓰인다. “아까 크게 웃던 그 사람이 대표야.” 이 문장에서 ‘그’는 ‘사람’을 더 선명하게 한다.   여기까지는 ‘그’가 가리키는 대상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다음의 ‘그’는 대상이 확실하지 않다.‘그’는 이럴 때와 어떤 일을 명확하게 밝히고 싶지 않을 때도 쓰인다. “지식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대상이 확실치 않으니 ‘그’라고 해야 했다.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 보이는 ‘그’는 분명하게 대상을 밝히고 싶지 않았서였겠다. 이렇게 막연한 ‘그’는 말에서보다는 글에서 주로 보인다. 그런데 문학적 ‘막연함’은 상상력을 북돋우지만, 실용적이어야 하는 글에서는 ‘그’가 거추장스럽다.   “최종 점검하는 부서에서 그 이행 성과를 부풀렸다.”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장 구조가 다르다. 그 의미 또한 다르다.” ‘그 이행 성과’ ‘그 결과’ ‘그 의미’라고 표현했다. ‘그’가 필요했을까. 없는 게 간결하고 낫다. 우리말 바루기 불필요 이행 성과 문장 구조 대통령 선거

2024-11-06

"망명신청자 호텔·식비 불필요한 지출"

뉴욕시가 망명신청자를 위한 숙박·식사 지원에 불필요하게 돈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뉴욕시 감사원이 발표한 '뉴욕시 주택보존개발국(HPD) 계약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시정부가 망명신청자 관리 계약을 맺은 업체 DocGo에 지난해 5~6월 지불한 금액 중 80%는 제대로 쓰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시는 이 기간동안 망명신청자들이 쓰지도 않은 호텔 객실에 167만8580달러를 지불했고, 업체는 수수료로 40만8680달러를 챙겼다. 또한 두 달 동안 시정부는 DocGo에 25만9961끼의 식사를 배달하기 위해 97만1967달러를 썼지만, 망명신청자들이 실제로 필요했던 식사 끼니 수는 16만431끼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시 감사원은 "두 달 간의 송장을 분석한 결과를 적용해보면, 2024년 6월 12일 현재까지 시정부가 DocGo에 지불한 서비스 비용 1억6800만 달러 중 불필요한 초과 지출액은 1억345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망명신청자들이 머무는 호텔 비용의 경우 비싸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는데, 심지어 망명신청자들이 머물지도 않은 곳에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뉴욕시 라클랜드카운티 호텔 4902개 객실에 대한 61박 비용을 썼지만, 실제로 라클랜드카운티는 망명신청자 이주 금지조치를 통과시켜 망명신청자들이 머물 수 없었다. 퀸즈 크라운플라자 JFK호텔 역시 망명신청자들이 머물지 않았으나 시정부가 비용을 지출한 곳이다.     시정부 관계자들은 "갑작스레 망명신청자가 뉴욕시에 몰려올 것을 대비해 보험과 같은 개념으로 호텔 계약을 해 둔 인도주의적 조치"라며 이번 감사원 보고서는 시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인 보고서라고 항변했다. 브래드 랜더 감사원장이 차기 뉴욕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만큼, 시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감사였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정부가 망명신청자 지원금을 적절하게 썼다면, 실제 망명신청자들에게 제공되는 주택이나 식사의 질도 더 나아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앞서 망명신청자들의 식사가 부실하다는 점, 호텔 거주시설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망명신청자 불필요 망명신청자 호텔 시정부가 망명신청자 망명신청자 지원금

2024-08-06

[우리말 바루기] ~에 의해’는 불필요

‘~에 기초해’ ‘~로 말미암아’의 뜻으로 쓰이는 ‘~에 의해’가 있다. 그러나 전혀 필요 없는 곳에 집어넣거나 다른 말이 어울리는 자리에 마구 사용하는 등 ‘~에 의해’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에 의(依)해’를 남용하게 된 것은 일본어에서 자주 나오는 ‘~니욧테(~に依って)’ 또는 영어 수동태 문장의 ‘by~’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친구들에 의해 소외당하고 있다” “적절한 교육에 의해 높은 소질을 키울 수 있다”에서는 각각 ‘친구들에게’ ‘교육으로’가, “자연은 일정한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광고에 의해 자신의 욕구와 관계없는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에서는 각각 ‘목적에 따라’ ‘광고 때문에’가 어울린다.   더 큰 문제는 ‘~에 의해’를 사용하는 데 익숙하다 보니 영어의 ‘by’를 단순히 ‘~에 의해’로 번역해 우리말 체계와 다른 피동문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The book was written by Dr. Kim”을 대부분 “그 책은 김 박사에 의해 쓰였다”로 번역한다. 그러나 능동문을 주로 사용하는 우리말로는 “김 박사가 그 책을 썼다”가 정상적 표현이다.   이러다 보니 요즘은 ‘~에 의해’를 사용한 피동문을 흔히 볼 수 있다. “사회적 지위 이동은 교육에 의해 좌우된다” 등이 그런 예다. 능동문인 “교육이 사회적 지위 이동을 좌우한다”가 자연스럽다.우리말 바루기 불필요 사회적 지위 우리말 체계 영어 수동태

2024-04-23

남가주 한인 수의사 5명 징계

가주 지역에서 부적절한 의료 행위 등으로 징계를 받은 수의사 중 한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며 수의사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이는 의료 윤리 부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가주수의학위원회(VMB)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현재(3월)까지 총 89명의 수의사에게 벌금, 서면 경고, 면허 정지, 병원 운영 임시 중단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본지는 VMB의 수의사 징계 목록을 살펴봤다. 그중 한인은 김모(애너하임), 박모(샌퍼낸도), 이모(플라센티아), 안모(발렌시아), 조모(토런스)씨 등으로 총 5명이다. 총 징계자 중 약 6%가 한인인 셈이다.   한인 수의사 업계는 현재 가주에서 활동 중인 한인 수의사를 15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징계 이유는 의료 과실부터 병원 운영 규정 미준수 등 다양하다. 샌퍼낸도 지역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박모씨의 경우 VMB로부터 4000달러의 벌금형과 함께 동물 소유주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의료 기록 보관 교육, 외과 수술 학습 과정도 재이수해야 한다.   VMB는 징계서에서 “박씨는 지난 2022년 10월 31일 보행 장애를 유발한 양측 앞다리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도 전에 동물에게 부적절한 근막 수술부터 시행했다”며 “시행한 모든 검사에 대해 마취 후 12시간 이내 문서화하지 않았고 이는 각종 기록 보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심지어 중징계로 인해 면허가 정지된 경우도 있었다. 토런스 지역 조모씨는 지난 12월 VMB로부터 ‘면허반납(surrender)’ 징계를 받아 수의사 면허를 포기해야 했다.   한인 뿐 아니라 그외 수의사들의 징계 사유를 살펴보면 ▶무면허자가 대신 진료하는 것을 방조 ▶방사선 치료 절차 및 규정 위반 ▶병명에 맞지 않는 약물 처방 ▶위조 의약품 판매 ▶의료 기록 위조 등도 있었다.   VMB 제시카 사이퍼먼 디렉터는 “고발 또는 징계를 당하기 전에 수의사가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고 배상 등의 노력을 했다면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는 있다”며 "징계 강화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는 시대 속에서 수의사와 동물 소유주 사이의 신뢰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은(32·풀러턴)씨는 “동물이 인간처럼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수의사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는데 결국 수천 달러의 치료비만 내다가 강아지를 안락사한 적이 있다”며  "동물병원마다 진료비도 들쭉날쭉이라 신뢰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수의학협회(AVMA)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수의사는 9만2875명이다. 가주에서는 8000여명의 수의사가 있다. 지역별로는 LA카운티(1426명), 오렌지카운티(256명), 샌디에이고카운티(205명), 샌버나디노카운티(173명), 리버사이드카운티(130명) 등의 순이다.   [정정합니다] 본지 3월27일자 A-3면 '남가주 한인 수의사 징계' 기사와 관련, 본 기사의 최모(롱비치)씨는 한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정정합니다. 기사에 언급됐던 해당 인물의 성씨는 'Choy'로 폐루계 수의사 입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수의사 불필요 수의사가 징계 수의사 징계 수의사 목록

2023-03-26

"연봉 올라 학위 불필요" 명문대 MBA 지원자 감소

하버드대 등 명문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지원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구직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취업 시장의 영향으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하버드대 MBA 지원자는 15% 이상 줄었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지원자도 13% 감소했다.   예일대와 시카고대, 뉴욕대 등 미국 유수의 MBA도 지원자 수가 10% 이상 줄었다.   로렐 그로드먼 예일대 입학 담당 부학장은 취업 시장 상황이 MBA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직원이 이탈할 경우 빈자리를 채우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연봉을 올려준 기업이 많았고, 이에 따라 MBA 지원을 고려하던 직장인들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현재 상위권 MBA의 2년간 학비는 20만 달러에 달한다.   연봉이 오른 직장인들 입장에선 직장생활을 2년간 포기하고, 20만 달러의 학비 외에도 생활비까지 부담하는 데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WSJ은 MBA 학위 취득에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지원자 감소의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A 입학 정보업체 클리어 어드미트가 최근 MBA 지원을 포기한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6%가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고 답변했다.   다만 MBA 학위를 따려는 외국인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캐롤라이나대 MBA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신입생의 비율은 26%였지만, 올해는 35%로 늘었다.불필요 명문대 지원자 감소 학위 불필요 학위 취득

2022-10-04

"남북의 불필요한 갈등 안타까워 노래 만들어"

“노래에 담긴 한국을 향한 나의 사랑이 작은 빛이 되어 사람들 마음에 닿길 바랍니다.”   록밴드 스틸하트의 히트곡 ‘쉬즈 곤(She’s Gone)'을 부른 밀젠코 마티예비치(58)는 지난 17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남북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신곡 '트러스트 인 러브(Trust in Love)'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친한파 가수로 잘 알려진 밀젠코는 이번에 샌피드로 ’우정의 종각‘에서 한복, 한국무용 등 한국 전통문화 소재를 담은 신곡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밀젠코는 “(한반도는) 세대를 넘기며 수십년간 싸웠고 서로를 오해하며 고통 속에 지냈다”며 “이젠 남북 갈등이 매듭을 짓고 새로운 관계로 진전돼 평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곡을 제작하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밀젠코는 어느 날 남북 갈등에 관한 이슈를 보던 중 영감을 받아 곧바로 TV를 끄고 피아노에 앉아 이 곡을 쓰게 됐다는 말도 전했다.     그는 “한국은 강한 나라이고 세계 평화의 키를 쥐고 있는데 불필요한 갈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노래에 담긴 한국을 향한 나의 사랑이 작은 빛이 되어 사람들 마음에 닿아 평화를 향해 함께 나아가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밀젠코는 LA한국문화원 박위진 문화원장과 우정의 종을 타종했다.   밀젠코는 “한복을 입었을 때 마음에서 큰 존경심이 느껴졌다”며 “특히 남북이 공유하는 문화인 한복을 입고 우정을 상징하는 종을 타종하는 것은 노래의 취지와도 맞았고 개인적으로도 뜻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한국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행콕파크에 거주하는 밀젠코는 LA한인타운을 자주 방문한다. 그는 “윌셔 길의 국물 요리를 하는 한식당을 자주 간다. 9번도 더 갔다”라며 “특히 매운 주꾸미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한식 사랑도 나타냈다.     밀젠코는 향후 한인 단체들과의 협업 및 한국과 관련된 음악 작업 계획에 대해서도 “항상 문은 열려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나에게 소중한 나라”라며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젠코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 팬들을 향해 '사랑해요'라는 한국말로 애정을 전했다.     그는 “한국 무대에 꼭 다시 서서 사랑하는 한국 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것”이라며 “한국 팬들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밀젠코의 신곡 '트러스트 인 러브'는 오는 3월 2일 밤 10시에 다양한 음원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장수아 기자불필요 남북 남북 갈등 한복 한국무용 la한국문화원 박위진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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