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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극에 나타난 야토병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을 포함한 다양한 북극 동물이 토끼와 관련된 진드기 매개 병원균에 노출되고 있다. 이 연구는 온난화된 북극에서 질병이 어떻게 확산될 지 예상 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과학자들은 ‘토끼열’이라고 불리는 질병인 ‘야토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노출됐을 경우의 증상에 대한 조사를 했다. 조사가 이루어진 북극 해안 종 중에서는 북극여우와 북극땅다람쥐가 가장 높은 수준의 혈청 유병률(혈액 내 야토병과 싸우기 위한 항체가 있는 비율)을 보였다. 북극여우와 땅다람쥐의 혈청 유병률은 각각 21.2%, 33.3%였다. 순록은 6.5%의 혈청 유병률로 낮은 수준을 보였고, 북극곰의 혈청 유병률은 연구 중간값인 13.3%였다. 혈청 유병률은 동물들이 야토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박테리아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가를 의미한다. 즉, 혈청 유병률이 높을수록 다른 동물에게 감염시킬 확률이 높은 것이다.     실험동물에는 다양한 크기의 포유류와 세 가지 유형의 둥지 거위가 포함되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동물의 혈청 샘플을 채취하였으며, 연구 지역은 미국 최북단 도시 우투퀴아그빅(Utqiagvik·옛 베로우) 주변 지역에서 캐나다 국경까지의 북극해 해안선이었다. 이 연구는 북극 온난화에 적응하는 야생동물의 질병과 질병 병원균의 확산을 추적하기 위한 광범위한 프로젝트다. 연구자는 이전에는 어떤 감염도 없었지만, 현재 야토병 박테리아가 훨씬 많이 퍼져있다고 보고했다. 알래스카에서는 눈신토끼(snowshoe hare)가 야토병의 숙주이며, 질병 발생은 중앙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와 내륙의 다른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눈신토끼는 알래스카 내륙뿐만 아니라 북쪽 해안 지역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더욱이, 관목이 툰드라 지역으로 더 북상한다면, 무스와 비버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 종도 북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 즉 온난화로 알래스카 북극곰이 야토병에 걸릴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 북극곰은 평균 13.3%의 혈청 유병률로, 2017년 북부 알래스카 뷰포트해(Beaufort Sea)에서 조사 당시의 평균 4.8%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 2021년 캐나다 허드슨베이의 북극곰에 대한 연구에서도 질병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빙 감소로 알래스카 북극곰이 육상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질병 노출과 감염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가지 종의 북극 거위도 야토병에 노출된 항체를 가지고 있음이 최초로 밝혀졌다. 알래스카나 다른 북극지방에 서식하는 조류에 대한 야토병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들 거위의 항체 정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2020년 중앙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지역에서 애완동물이 산토끼나 설치류로부터 야토병에 걸린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야토병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 야생동물 사냥꾼이 병원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증거는 있지만, 아직 알래스카에서 보고된 적은 없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람에게 나타나는 야토병 증상은 피부궤양, 인후염이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폐렴과 같은 기침, 흉통 및 호흡 곤란도 나타난다.   한편, 러시아의 동토층에서 고대 거대 미생물이 최근 발견되었다. 이에 대한 피해나 영향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북극 온난화로 고대 미생물의 영향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 대한 질병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야토병 북극 알래스카 북극곰 현재 북극곰 북극 온난화

2022-12-28

[기고] 북극에 나타난 야토병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을 포함한 다양한 북극 동물이 토끼와 관련된 진드기 매개 병원균에 노출되고 있다. 이 연구는 온난화된 북극에서 질병이 어떻게 확산될 지 예상 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과학자들은 ‘토끼열’이라고 불리는 질병인 ‘야토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노출됐을 경우의 증상에 대한 조사를 했다. 조사가 이루어진 북극 해안 종 중에서는 북극여우와 북극땅다람쥐가 가장 높은 수준의 혈청 유병률(혈액 내 야토병과 싸우기 위한 항체가 있는 비율)을 보였다. 북극여우와 땅다람쥐의 혈청 유병률은 각각 21.2%, 33.3%였다. 순록은 6.5%의 혈청 유병률로 낮은 수준을 보였고, 북극곰의 혈청 유병률은 연구 중간값인 13.3%였다. 혈청 유병률은 동물들이 야토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박테리아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가를 의미한다. 즉, 혈청 유병률이 높을수록 다른 동물에게 감염시킬 확률이 높은 것이다.     실험동물에는 다양한 크기의 포유류와 세 가지 유형의 둥지 거위가 포함되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동물의 혈청 샘플을 채취하였으며, 연구 지역은 미국 최북단 도시 우투퀴아그빅(Utqiagvik·옛 베로우) 주변 지역에서 캐나다 국경까지의 북극해 해안선이었다. 이 연구는 북극 온난화에 적응하는 야생동물의 질병과 질병 병원균의 확산을 추적하기 위한 광범위한 프로젝트다. 연구자는 이전에는 어떤 감염도 없었지만, 현재 야토병 박테리아가 훨씬 많이 퍼져있다고 보고했다. 알래스카에서는 눈신토끼(snowshoe hare)가 야토병의 숙주이며, 질병 발생은 중앙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와 내륙의 다른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눈신토끼는 알래스카 내륙뿐만 아니라 북쪽 해안 지역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더욱이, 관목이 툰드라 지역으로 더 북상한다면, 무스와 비버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 종도 북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 즉 온난화로 알래스카 북극곰이 야토병에 걸릴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 북극곰은 평균 13.3%의 혈청 유병률로, 2017년 북부 알래스카 뷰포트해(Beaufort Sea)에서 조사 당시의 평균 4.8%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 2021년 캐나다 허드슨베이의 북극곰에 대한 연구에서도 질병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빙 감소로 알래스카 북극곰이 육상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질병 노출과 감염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가지 종의 북극 거위도 야토병에 노출된 항체를 가지고 있음이 최초로 밝혀졌다. 알래스카나 다른 북극지방에 서식하는 조류에 대한 야토병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들 거위의 항체 정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2020년 중앙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지역에서 애완동물이 산토끼나 설치류로부터 야토병에 걸린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야토병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 야생동물 사냥꾼이 병원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증거는 있지만, 아직 알래스카에서 보고된 적은 없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람에게 나타나는 야토병 증상은 피부궤양, 인후염이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폐렴과 같은 기침, 흉통 및 호흡 곤란도 나타난다.   한편, 러시아의 동토층에서 고대 거대 미생물이 최근 발견되었다. 이에 대한 피해나 영향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북극 온난화로 고대 미생물의 영향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 대한 질병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야토병 북극 알래스카 북극곰 현재 북극곰 북극 온난화

2022-12-23

[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와 ‘잡종’ 곰

2006년 캐나다 북서 지역에서 사냥꾼이 북극곰으로 추정되는 동물을 사살했다. 그런데 그 동물은 이전에 야생에서 보고된 적이 없는 동물의 형체였다. 북극곰의 특징은 흰털을 가지고 있는데 그 동물은 긴 발톱, 둥근 등근육, 평평한 안면과 갈색털을 지닌 갈색곰(그리즐리 베어)의 특징을 가졌다. 전형적인 북극곰도 또는 갈색곰의 형상도 아니었다.     사냥꾼이 캘리포니아 대학의 전문가에게 그 동물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동물임이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북극곰도 갈색곰도 아닌 ‘잡종(hybrid)’이었다. 이는 야생에서 북극곰 암컷과 수컷 갈색곰 사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잡종 곰은 피즐리 (pizzly: 수컷 polar + 암컷 grizzly) 또는 글로라 grolar: 수컷 grizzly + 암컷 polar)라고 하며 드물게 야생에서 발견된다. 잡종 곰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였다.     지구온난화로 극지의 기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갈색곰은 기온에 대응해 활동 영역을 북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북미 고위도의 최북단 산맥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한대산림, 북쪽은 툰드라로 구분된다. 이제까지 갈색곰의 최북단 활동 지역은 이 산맥의 남쪽 사면 아래였다. 그런데 눈으로 덮인 남쪽 사면에서 곰으로 보이는 동물이 자주 목격됐다. 그 곰은 흰색과 갈색의 얼룩무늬 털을 갖고 있다. 이는 월동을 할 수도 있는 갈색곰의 특징과 한겨울에도 사냥을 할 수 있는 북극곰의 특징을 지닌 잡종이다.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잡종이다.   반면 북극곰은 극지온난화에 따른 해빙의 급격한 감소로 물범을 사냥할 기회를 잃어 버리면서 연안에서 내륙으로 사냥감을 찾는 빈도가 점차 늘어간다. 더욱이 해빙의 감소는 북극곰에게 심각한 생존 스트레스를 주어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북극곰이 보호종으로 지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갈색곰의 활동 영역 확장의 증거로 북극해 연안에 고래 사체를 두는 곳에서 북극곰과 갈색곰이 목격됐다. 이들의 짝짓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같은 잡종의 출현은 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1990년 한 과학자는 북극 원주민 사냥꾼의 집 벽에 걸려 있는 이상하게 생긴 고래류의 두개골에 주목했다. 두개골은 흰돌고래(beluga)도 일각고래(narwhal)도 아닌 중간 위치의 모양이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일각고래와 흰돌고래의 잡종 두개골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북극해에서 흰돌고래 무리 속에 일각고래 한 마리가 유영하고 있는 모습이 인공위성으로 관측돼 잡종 탄생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일반적으로 잡종은 흥미로운 변형처럼 생각되지만 진화론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잡종의 경우 생존 능력과 번식 능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서식지에서 적응한 종보다는 잡종이 대부분 더 건강해 환경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에게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극지온난화에 따른 환경변화로 육상과 해양 고등 동물에서 잡종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변화한 환경에 대한 적응 유전자가 잡종이 순수 종에 비해 휠씬 발달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지구온난화는 고등동물 활동 영역을 점차 북쪽으로 확장시켜 잡종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 잡종 잡종 두개골 잡종 탄생 북극곰 암컷과

2022-05-30

[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와 ‘잡종’ 곰

2006년 캐나다 북서 지역에서 사냥꾼이 북극곰으로 추정되는 동물을 사살했다. 그런데 그 동물은 이전에 야생에서 보고된 적이 없는 동물의 형체였다. 북극곰의 특징은 흰털을 가지고 있는데 그 동물은 긴 발톱, 둥근 등근육, 평평한 안면과 갈색털을 지닌 갈색곰(그리즐리 베어)의 특징을 가졌다. 전형적인 북극곰도 또는 갈색곰의 형상도 아니었다.     사냥꾼이 캘리포니아 대학의 전문가에게 그 동물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동물임이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북극곰도 갈색곰도 아닌 ‘잡종(hybrid)’이었다. 이는 야생에서 북극곰 암컷과 수컷 갈색곰 사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잡종 곰은 피즐리 (pizzly: 수컷 polar + 암컷 grizzly) 또는 글로라 grolar: 수컷 grizzly +암컷 polar)라고 하며 드물게 야생에서 발견된다. 잡종 곰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였다.     2017년 과학저널 연구논문은 이들 잡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을 밝혔다. 북극곰 암컷 한 마리와 갈색곰 수컷 두 마리 사이에서 8마리의 잡종 곰이 태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지구온난화로 극지의 기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갈색곰은 기온에 대응해 활동 영역을 북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북미 고위도의 최북단 산맥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한대산림, 북쪽은 툰드라로 구분된다. 이제까지 갈색곰의 최북단 활동 지역은 이 산맥의 남쪽 사면 아래였다. 그런데 눈으로 덮인 남쪽 사면에서 곰으로 보이는 동물이 자주 목격됐다. 그 곰은 흰색과 갈색의 얼룩무늬 털을 갖고 있다. 이는 월동을 할 수도 있는 갈색곰의 특징과 한겨울에도 사냥을 할 수 있는 북극곰의 특징을 지닌 잡종이다.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잡종이다.   반면 북극곰은 극지온난화에 따른 해빙의 급격한 감소로 물범을 사냥할 기회를 잃어 버리면서 연안에서 내륙으로 사냥감을 찾는 빈도가 점차 늘어간다. 더욱이 해빙의 감소는 북극곰에게 심각한 생존 스트레스를 주어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북극곰이 보호종으로 지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갈색곰의 활동 영역 확장의 증거로 북극해 연안에 고래 사체를 두는 곳에서 북극곰과 갈색곰이 목격됐다. 이들의 짝짓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같은 잡종의 출현은 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1990년 한 과학자는 북극 원주민 사냥꾼의 집 벽에 걸려 있는 이상하게 생긴 고래류의 두개골에 주목했다. 두개골은 흰돌고래(beluga)도 일각고래(narwhal)도 아닌 중간 위치의 모양이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일각고래와 흰돌고래의 잡종 두개골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북극해에서 흰돌고래 무리 속에 일각고래 한 마리가 유영하고 있는 모습이 인공위성으로 관측돼 잡종 탄생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일반적으로 잡종은 흥미로운 변형처럼 생각되지만 진화론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잡종의 경우 생존 능력과 번식 능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서식지에서 적응한 종보다는 잡종이 대부분 더 건강해 환경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에게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극지온난화에 따른 환경변화로 육상과 해양 고등 동물에서 잡종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변화한 환경에 대한 적응 유전자가 잡종이 순수 종에 비해 휠씬 발달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지구온난화는 고등동물 활동 영역을 점차 북쪽으로 확장시켜 잡종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 잡종 잡종 두개골 북극곰 암컷과 잡종 탄생

2022-05-18

[시론] 헌옷 더미와 북극곰

 최근에 보도된 뉴스 중 충격적인 내용 하나가 내 시선을 끈다. ‘산더미’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거대한 헌옷 더미의 사진이 기사와 함께 보도된 것이다. 오랫동안 입어서 낡고 해져서 쓰레기로 버려졌다면 기삿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놀랍게도 산더미 쓰레기 속에 들어있는 옷들 중에는 몇 번 입지 않은 거의 새 것 같은 옷들을 비롯해 앞으로 얼마든지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멀쩡한 옷들이 쓰레기로 버려졌다는 것이다.     이 멀쩡한 옷 쓰레기들을 다 태워버리려면 인체에 해로운 오염물질이 공기 속으로 퍼지고, 땅속에 묻어 버려도 화학물질 때문에 썩지도 않는다는 난감함을 보도하고 있다.     멀쩡한 옷을 몇 번 입다가 쓰레기 통에 버리는 것은 옷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매일 TV, 신문, 컴퓨터, 기타 매체 등에는 고급 개인 용품에서부터 부엌 살림 기구, 가구, 자동차, 레저용품 등에 걸친 광고가 홍수처럼 쏟아져 사람들의 호기심과 소유욕을 부추기고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고 호기심이나 욕심에서 새 상품을 사고 있다. 아직 쓸만한데도 버려지는 물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신문기사에 보여진 것처럼 지구상 어느 땅에 쌓여있을까? 또는 눈에 안 보이는 바다 속에 그냥 쏟아버렸을까?   뉴스를 보면서 보도 내용과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는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북극곰의 사진이다. 한때는 거대한 빙산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다 녹아버려서 바닷물에 둥둥 떠있는 작은 얼음 덩어리 끝에 서있는 익사 직전 흰곰의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까마득한 오랜 세월 겹겹으로 쌓여왔던 거대한 북극의 빙산들이 지난 백여년 동안 꾸준히 오른 대기온도에 따라 서서히 녹으면서 북극곰들의 생존이 위태롭게 됐다는 것을 경고하는 한 환경단체가 올린 사진이다.     대기온도의 상승 때문에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생물들은 북극의 흰곰들만이 아니다. 섭씨 1도 내지 2도 정도의 기온 상승 때문에 지구의 생태계에는 심각하고 파괴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울한 예측이다. 만물의 영장이요, 문명의 주역인 사람들까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환경주의자들의 과장된 우려만은 아니다.     넓고 넓은 태평양 한가운데 흩어져 있는 작은 섬들의 주민들은 차츰 높아지는 수위 때문에 수백년 살아왔던 섬을 떠나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아름다운 해변가에 지은 고층아파트가 차츰 밀려오는 파도에 해변이 잠식 당하면서 아파트 건물 입구까지 바닷물이 들어올 위험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인류 생존에 위협이 되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제기하는 과학자들이나 언론 보도는 다 쓸데없는 걱정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까? 아직까지 지구는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이 아름다운 낙원에 생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보호 운동은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의 책임이요, 각국 정부의 필수정책이 돼야 할 것이다.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 헌옷 더미와 녹아드는 얼음 덩어리 끝에 서있는 익사 직전 북금 곰들의 사진은 환경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재앙이 될 수 있는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김순진 / 교육박 박사시론 북극곰 헌옷 헌옷 더미 산더미 쓰레기 인류 생존

202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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