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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2295> 골퍼의 본능은 일발 장타

슬라이스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하체의 잘못된 역 운동이 대부분이다.   다음으로는 왼쪽허리가 빠르게 열려 몸통 뒤쪽으로 끌어당기는 원인을 꼽을 수 있고, 오른쪽어깨가 아래로 처지거나 오른팔을 과도하게 사용할 때 흔히 일어난다.   특히 슬리이스로 고민하는 일반 골퍼들 대다수는 오른쪽 어깨작동이 불안정할 때 주로 발생한다.   최초 어드레스 때의 오른쪽 어깨높이보다 아래로 쳐지며 다운스윙을 시작, 이에 따라 자신의 머리 위치도 내려가고 변형되며 왼쪽허리와 힙(hip)이 등 뒤쪽으로 빠질 때 악성 슬라이스를 유발시킨다.     다운스윙 시 오른쪽어깨가 아래로 쳐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왼쪽어깨가 몸 뒤쪽으로 밀리거나 상체로 인하여 체중이동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같이 왼쪽어깨를 뒤쪽으로 빼거나, 오른팔이 몸통 밖에서 안쪽으로 즉 우측 늑골(갈비뼈)의 몸쪽으로 끌어당겨 전형적인 슬라이스 샷을 발생시킨다.   이 같은 이유로 여러 가지 실수를 발생시키지만 이 중 대표적인 것은 볼을 치는 순간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돌리지 못하고 밀어내는 이른바 푸시아웃(push out)으로 인하여 클럽의 타면이 열려 볼을 밀어내는 경우다.   스윙이란 양면성이 있어 한쪽이 강하면 반대쪽이 약해져 일방통행으로 치닫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좌우, 힘의 균형유지가 필수적이다.   슬라이스 공통점은 양팔과 손이 원피스(one piece)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며 결정적인 실수는 왼팔보다 오른팔이 강할 때 여지없이 슬라이스가 발생한다.   또 다른 스윙오류는 타이밍과 리듬조절에 실패하면 다운스윙이 빨라져 볼을 덮어 치거나 밀어내(push out)는 결과도 초래한다. 따라서 골프스윙은 클럽으로 하지만 그 스윙은 아크(궤도)를 창출하는 리듬에 집중하며 조절되어야 한다.   번갯불처럼 빠른 스윙으로 정확한 임팩트를 구사하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상당히 늦은 템포를 이용, 임팩트를 추구하는 골퍼도 있다. 이 두 가지 유형 중 어떤 것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빠른 템포의 리듬이 체질에 맞는 사람이 있는 반면 늦은 템포가 스윙 컨트롤에 적합한 사람도 있다.   즉 성격이나 기질에 따라 스윙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빠른 스윙보다는 늦은 템포의 스윙이 실수가 적어 이를 추천한다.   볼이 앞에 있으면 힘껏 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며, 이를 억제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사람이 참기 힘든 것 중에는 생리적 현상과 물욕, 그리고 식욕이며 골퍼들에게는 일발 장타의 욕심일 것이다.   이 같은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허리 이하의 움직임, 즉 하체를 이용한 스윙을 해야 한다. 특히 다운스윙에서의 타이밍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탑 스윙에서 다운스윙을 시작, 임팩트순간에 이르면 왼쪽 힙(hip)이 등 뒤쪽으로 빠지지 않고 왼쪽무릎이 펴지지 않은 상태와 체중은 왼쪽으로 넘겨주되, 자신의 머리 위치가 볼보다 뒤에 있는 상태로 팔로스루(follow through)를 끝내면 강한 임팩트와 정확도를 얻을 수 있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골퍼 본능 일발 장타 슬라이스 원인 스윙 컨트롤

2024-06-06

[기자의 눈] 잘못된 ‘성 정체성’ 조기 교육

과연 4살짜리 아이가 ‘게이(gay)’라는 단어의 뜻을 알아 할 이유가 있을까?   LA통합교육구(LAUSD)가 공립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성 소수자(LGBTQ+) 학생들을 위한 ‘레인보우 클럽(Rainbow Club)’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레인보우 클럽 홍보지에 적힌 킨더가튼 준비반부터 5학년까지라는 가입 가능 연령이 충격적이었다. 이는 4살부터는 본인 의사에 따라 가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레인보우 클럽의 활동 내용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내용으로는 상당히 치밀하다. 처음에는 기본적으로 ‘성 정체성’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생각해 보고, 종교나 나이 등에 따라 본인의 성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을 소개하는 등의 일반적인 활동을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는 곧 ‘성적 정체성’에 대해  명칭으로 정의하게 한다.     교육구는 레즈비언과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논바이너리, 퀴어, 퀘스처닝, 인터섹스, 에이스, 투 스피라츠 등 다양한 종류의  성적 정체성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후에는 성 소수자 권리를 강조하며, 성 소수자들은 서로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까지 강조한다. 또한 내용에는 ‘다음에 누군가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일 것 같냐’는 등의 질문도 있어 다른 학생들의 참여까지 유도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흡사 사이비 종교의 포교 방식과도 닮은 부분이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가입을 위한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한창 호기심이 많을 나이에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더구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클럽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은 특별한 경계심 없이 다가설 가능성도 있다.   LAUSD는 레인보우 클럽 개설 의도에 대해 “초등학생들도 LGBTQ+ 관련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포용적인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미숙한 초등학생에게 ‘성 정체성’을 가르치려는 교육구의 방침은 과연 아이들에게 스스로 분별하고 결정할 수 있는 주체성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빨리 성적 본능을 일깨우는 ‘조기 성애화(early sexualization)’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성애화’란 성적이지 않은 현상이나 대상도 성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으로 성적인 이슈에 함몰되는 것을 의미한다.     2022년 학력 평가 결과를 보면 LAUSD 3학년 학생 중 61%가 캘리포니아 주의 영어 표준 능력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런 학생들에게 LGBTQ+의 개념을 소개하는 일이 ‘다양성 탐구’라는 명목으로 교육해야 할 만큼 시급한 일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매거진 ‘시티 저널’은 지난해 9월 LAUSD의 이런 행보에 대해 “LAUSD는 ‘게이’라는 단어의 철자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동성애자의 자부심을 가르치려는 성 세뇌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어린 나이부터 성별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젠더 이데올로기를 가르치고 동성애, 양성애, 다자 성애 등도 정상적인 성적 지향이라고 가르치는 내용은 성 윤리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     또한 잘못 확립된 성 윤리는 생명과 결혼, 가정과 사랑에 대한 인류의 오랜 가치 기준을 흔들어 동성애나 성전환 옹호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구는 학생들이 가치관을 세우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부모의 보호 아래 생명 존중과 윤리의식, 책임이 강조되는 올바른 성교육을 해야 한다. 아직 말도 어눌한 아이들에게 ‘게이’란 단어부터 알려줄 것이 아니라.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정체성 교육 성적 정체성 레인보우 클럽 성적 본능

2024-03-26

스쿨버스가 불길에 휩싸이기 직전 아이들 대피... 운전기사의 '엄마 본능'

 뉴올리언스의 한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버스에 불이 붙기 직전에 재빨리 아이들을 대피시켜 칭찬을 받고 있다. 기아 루세브는 버스에 전원이 끊기기 시작했을 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차를 세우고 잠시 후 지나가던 행인이 달려와 차량 아래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루세브는 곧바로 유치원생부터 8학년까지 학생들을 버스에서 내려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영상을 보면 순식간에 버스 앞쪽이 완전히 불길에 휩싸였다. "우리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영상을 볼 때마다 '와, 내 좌석에서 가장 먼저 불이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루세브는 말했다. 루세브는 자신의 빠른 반응에 대해 '엄마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루세브는 "저는 모성을 발휘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했습니다"고 말했다. 루세브의 행동은 자신은 물론 버스에 타고 있던 9명의 아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루세브는 "아이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영웅이 되고 나 자신에게도 영웅이 된 것 같아 기뻤어요"라고 말했다.  스쿨버스 운전기사 스쿨버스 운전기사 엄마 본능 버스 앞쪽

2024-03-20

[이 아침에] 개 짖는 소리

몇 년 전 이사 온 옆집은 셰퍼드를 키운다. TV에서 마약 탐지견으로 일하는 저먼 셰퍼드를 떠올리며 좋은 품종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옆집에 이런 맹견이 있으니, 도둑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기분도 좋았다. 순해 보이는 갈색 눈동자와 쫑긋 선 귀와 억센 근육을 가진 녀석은 허우대가 멀쩡하게 생겼고 주인 말에 잘 복종했다.     이런 첫인상은 이사 온 지 이틀 만에 부서졌다. 개는 모르는 사람이나 다른 개에 대한 방어 본능으로 짖는다고 들었다. 아직도 우리에게 털을 곤두세우고 송곳니를 드러내며 짖는 것을 보면, 단순한 경고나 방어 본능이 아닌 경계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닐지 싶다. 시끄럽고 소란한 개 짖는 소리를 옆집에 항의를 해봤지만 그때뿐이었다. 하긴 어떻게 시도 때도 없이 컹컹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랴.     목줄 없이 뒷마당을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지만, 산책하러 나가는 것을 본 적은 없다. 이름은 있으나 50파운드가 넘는 대형견을 주인은 ‘도그’라고 부른다. 사이렌 소리가 나면 짙은 하울링을 하고, 가끔 하늘을 보고 짖는다. 날아가는 새가 심기를 건드렸는지, 아니면 울타리 너머의 세상을 배회하고 싶어선지도 모른다.     몇 사람이 훈련 시키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 후로 더 심하게 사람을 경계하는 녀석을 보면 ‘인빅터스(Invictus)’가 연상된다. 정복되지 않는 자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내 영혼의 선장이라는 윌리엄 E. 헨리의 시 ‘인빅터스’처럼 개는 좀처럼 길드는 것을 싫어했다. 오직 주인에게만 순종한다.     우리가 수영장 청소하는 날에 이웃집에서는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다. 양쪽 집에서 인기척과 물건 옮기는 소리와 말소리가 들리자, 흥분한 개가 두 집을 향해 짖다가 쉬다가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상한 울부짖음이 들렸다. 담장 철망 사이로 보니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한 녀석이 공중제비를 돌면서 내는 소리였다. 셰퍼드가 그렇게 높이 뛰는 것을 처음 봤다.   하루는 강아지 한 마리가 그 집 사이드 게이트 쪽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 우리 집까지 자기 영토라고 생각하는 녀석이 그걸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작은 철문을 사이에 두고 하나는 안에서 하나는 밖에서 으르렁댔다. 놀란 강아지 주인이 얼른 댕댕이를 안고 갔다. 분이 풀리지 않은 개는 주인이 나와 케이지에 가둬둘 때까지 계속 짖어댔다. 녀석은 케이지 안에서만 짖지 않았다.   친구와 전화하는데 녀석이 또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펜스 위에 앉아서 세수하는 고양이를 봤는지 정신없이 짖어댔다. ‘도대체 뭐라고 지껄이는 걸까?’라고 물었다. 친구 왈. ‘뭘 신경 쓰니, 개소리에’.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소리 사이렌 소리 저먼 셰퍼드 방어 본능

2024-03-05

[시로 읽는 삶] 본능적 연대, 가족

새로 담근 김치를 가지고 아버지가 오셨다./ 눈에 익은 양복을 걸치셨다./ 내 옷이다./ 한 번 입은 건데 아범은 잘 안 입는다며/ 아내가 드린 모양이다.// 아들아이가 학원에 간다며 인사를 한다/ 눈에 익은 셔츠를 걸쳤다/ 내 옷이다./ 한번 입고 어제 벗어놓은 건데/ 빨래줄에서 걷어 입은 모양이다.   윤재림 시인의 ‘가족’ 전문       한 번 입고 벗어 놓았던 아들의 옷을 며느리에게 전해 입은 아버지, 당당하게 김치통을 들고 오신다. 아버지의 셔츠를 입고도 맹랑하게 뻔뻔한 아들, 네 것 내 것이 본능적 연대감 속으로 슬며시 잦아드는 진득하고 만만한 관계, 가족.     가족은 너무 오래되어 새롭게 조망되기조차 맥이 빠지는 명칭이다, 너무 진부하다고 여겨지고 그래서 더러는 피로감만을 주는 관계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매일 대면해야 하고, 부딪쳐야 하고, 비비대야 하는 운명적 사이이다.     물리적 거리로는 가장 가깝지만 심적 거리로는 너무 멀기도 해서 가족의 일을 가족들이 더 모른다고 하는 관계, 애증의 최초 집단이면서 막다른 골목에 서게 되면 최후의 보루가 되곤 하는 게 가족이다.   가족은 생물학적 관계여서 운명적으로 형성된 관계라고 봐야 한다. 싫다거나 좋다거나 여하로 끓어버릴 수 없는, 생이 부지하는 한 벗어날 수 없는 무한의 철책이기도 하다. 사랑이 근간이 되는 사이라고는 하지만 가장 치열하게 반목하기도 해서 상처를 주고받기 일쑤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계절에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노엘 다이어리’는 가족이라는 무채색 같은 주제가 그럼에도 가족이구나 하게 해주며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어린 시절 가족을 떠나간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35년 동안 아버지를 만나지 않고 살아가는 제이크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어머니와도 오랫동안 연을 끊고 있던 그에게 변호사로부터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듣게 되고 어머니가 살던 집과 유품을 정리하러 고향으로 내려간다. 집안을 정리하던 중에 레이첼이라는 여자가 찾아온다. 어린 시절 제이크를 돌봐주던 보모가 자신의 생모라며 보모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보모는 혼전 임신으로 레이첼을 낳고 어느 가정으로 입양을 보냈다. 레이첼은 좋은 양부모를 만나 잘 자랐지만 생모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어 생모를 찾고자 수소문 중이다.     제이크는 보모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버지뿐이라는 이웃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레이첼이 생모를 찾는 일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망설이던 끝에 아버지를 찾아간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려고 나무를 베고 있던 아버지는 35년 만에 찾아온 아들을 맞고, 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며 아들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트리를 만들면서 아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렸을 아버지도 제이크와 레이첼도 모두 삶이 상처투성이지만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으며 용서라는 빛나는 선물을 받는다.   찬 계절 십이월에 크리스마스가 없었더라면 무엇으로 시린 마음에 온기를 줄 수 있었을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점점 위축되어가고 있지만,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할러데이라는 말로 대체되고 있지만 어김 없이 용서라는 선물을 들고 찾아와 줄 것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변함없이 설레고 즐겁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본능 연대 관계 가족 본능적 연대감 시절 가족

2022-12-06

다리꼬기…샤론 스톤, 영원한 섹스심볼이 되다

영화가 관객을 긴장하게 하는 건 샤론 스톤의 무릎 사이에서 도발되는 몇 초간의  ‘그 장면’ 때문만은 아니다. ‘본능(instinct)’이란 단어는 내부를 뜻하는 ‘in’과 ‘찌르다’를 의미하는 ‘stinct’이 결합한 합성어이다. 스스로 찌르고 몰아세워서 결국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내 안에 그 무언가, 영화에서 ‘그 무언가’란 찌름의 도구 얼음송곳(icepick)과 깊은 관련이 있다.   샤론 스톤의 매혹적인 눈빛이 가득한 영화. 얼음송곳은 바로 그녀의 눈빛이다. 스톤의 뇌쇄적인 이미지와 함께 영화 전반에서 충실한 조연 역할을 하는, 그리고 살인의 모든 현장에 등장하는 얼음송곳. 섹시한 악녀 캐서린 트래멜을 상징하는 도구!   영화 ‘원초적 본능’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팬티 차림의 샤론 스톤이 양다리를 번갈아 가며 꼬아 대는 장면, 아마도 영화 사상 가장 많이 회자되어온, 그리고 남성들이 가장 많이 반복과 정지 버튼을 번갈아 눌러가며 보았을, 바로 그 ‘영화의 한 장면’. 이 한 장면으로 영화는 에로틱 스릴러의 클래식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무명에 가까웠던 샤론 스톤이라는 배우를 할리우드 역사에 영원히 남는 섹스의 여신, 그리고 당대 최고의 섹스 심볼로 등극시킨다.     올해로 개봉 30주년을 맞은 ‘원초적 본능’의 로튼 토마토 지수는 56%에 불과하다. 허점 많은 플롯과 심리상담가 베스라는 제3의 인물로 인한 사건들의 개연성 부족 등 영화가 지닌 문제점들은 끝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 영화는 외설 시비 덕분에 초대박 흥행 기록을 세운다. 당연히 스톤의 존재감이 최고조로 부각됐다.     히치콕 풍의 긴장과 누아르 분위기에 어울리는 미모와 목소리를 지닌 배우를 찾고 있던 폴 버호벤 감독은 1992년 ‘토털 리콜’(1990)에 악역으로 출연했던 스톤에게 캐서린 역을 제안한다. 멕 라이언, 미셸 파이퍼, 줄리아 로버트, 킴 베이싱어 등 13명의 여배우들이 과다한 알몸 노출, 리얼한 섹스신을 이유로 출연을 거절한 뒤였다. 34세의 B급 배우 스톤은 한 시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본능적’으로 꿰차버린다. 스톤처럼 완벽하게 섹시미와 두뇌를 겸비한 ‘배드 걸’은 일찍이 없었다.     스톤은 이후 ‘원초적 본능’의 절정에 다시 오르지 못했다. 1995년 ‘카지노’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상대역 진저 맥키나 역으로 골든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지만 오스카상에서는 후보 지명을 받는 데 그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는 성욕 외에 폭력이 있다. 폭력은 동물이라면 모두 갖고 있는 본능이다. 배가 고프니까 음식을 먹는다. 음식이 없으면 빼앗아서라도 먹어야 한다. 빼앗기 위해서는 폭력이 동원돼야 하고 종종 상대를 죽여야 할지도 모른다. 프로이트는 우리의 자아 안에 잠재해 있는 폭력 본능을 이드(ID)라고 불렀다. 성욕(libido)은 이드의 한 갈래이다. 프로이트는 이를 자생적 정신 에너지라고 했고, 칼 융은 더 나가서 생명의 에너지라고까지 해석했다.   캐서린의 농염한 미모는 ‘본능’이라는 제목의 원색적인 이미지와 얼음송곳이 주는 폭력성과 어울려 에로와 스릴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한다. 캐서린은 관능미를 뿜어내면서 남자들을 유유히 정복해간다. 남녀 모두를 상대로 섹스를 즐기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다.     캐서린의 애인이며 한물간 록스타 자니 보즈가 변태적인 섹스 도중 얼음송곳으로 마구 찔린 채 살해된다. 캐서린이 자연스럽게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그녀의 베스트셀러 소설에도 살해 도구로 사용됐던 바로 그 얼음송곳. 실제와 소설 속 살인이 놀라운 일치를 이룬다.     술, 담배, 코카인 그리고 섹스에 중독된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의 배드 캅(bad cop) 닉 커란(마이클 더글라스)에게 사건이 배당되고 캐서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닉의 수사에 응한다. 버클리에서 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백만장자의 상속녀인 그녀가 정말 그토록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을까? 5명의 노련한 경찰들이 그녀를 번갈아 가며 심문한다. 그러나 조금도 동요치 않는 절제된 감정과 언어의 유희로 응대하는 캐서린에게 조롱당할 뿐이다.     닉은 캐서린의 치명적 매력에 끌리면서도 그녀가 연루된 과거의 살인 사건들을 들추어낸다. “살인은 흡연과 달라. 담배는 그만둘 수 있으니까”라는 그녀의 말. “난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당신을 잡아넣을 거야”라는 그의 말. 두 사람의 사이코섹슈얼 게임이 시작된다. 닉은 어느 시점에서 그를 죽일 수도 있는 여자라는 두려움을 안고도 캐서린과의 섹스를 거부하지 못한다. 상대를 뛰어넘는 지능으로 캐서린은 자신의 소설 ‘슈터’에 닉을 등장시킨다. 실제로 민간인 4명을 총으로 쏴 죽인 닉의 아픈 경험을 조롱하며 자신의 욕망의 제물로 삼고자 함을 예고하듯.     관음과 탐닉의 과정을 거쳐 캐서린의 성적 쾌락은 끝내 치명적 ‘절정’에 도달한다. 그녀는 픽션과 현실을 교묘히 오가며 살인의 형식으로 허구와 리얼리티를 잔혹하게 가른다. 캐서린의 살인 게임, 그 오르가슴의 순간에 어김없이 얼음송곳이 등장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성에 대한 엉뚱한 단상들은 사실 영화를 통해 무수히 다루어져 왔다. 성을 변태적이고 비스듬한 각도로 풀어낸 그 많은 작품 중 ‘원초적 본능’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성과 살인을 ‘본능’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위험한 정사’(1988)의 알렉스(글렌 클로즈)처럼 감정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성을 쟁취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살인으로 마무리한다.     대리만족은 영화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90년대의 여성들은 오늘날처럼 ‘미투’나 페미니즘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여성 상위의 위치에서 돈과 명예, 그리고 성까지도 자기만의 완전무결한 방식으로 취하고 즐겼던 캐서린은 당시 여성들에게 성적 쾌감, 대리만족 혹은 피해 보상의 상징이었을지 모른다.     캐서린은 살인 혐의에서 완벽하게 벗어난다. 여성의 남성 지배 스릴을 공유하는 상징물 얼음송곳을 당당히 범죄 현장에 남겨둔 채 팜므파탈의 완벽한 승리(완전 범죄)를 이루어낸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개봉 원초적 본능

2022-08-12

[열린 광장] 정치인의 품성과 권력의 속성

사람의 천성은 바뀌지 않는다. 프랑스의 우화 작가인 장 드 라퐁텐이 쓴 ‘전갈과 개구리’에 이런 내용이 있다.     어느 날 물가에 서 있던 전갈이 개구리에게 자신을 업고 강 건너편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개구리가 물었다. “네가 나를 독침으로 찌르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믿지?” 전갈이 말했다. “너를 찌르면 나도 익사할 텐데 내가 왜 그렇게 하겠어?” 전갈의 말이 옳다고 판단한 개구리는 전갈을 등에 업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 중간쯤에서 전갈이 개구리의 등에 독침을 박았다. 둘 다 물속으로 가라앉는 와중에 개구리가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왜 나를 찔렀지? 너도 죽을 텐데.” 전갈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것이 내 본능이니까.”   사람이 지닌 품성과 본능에 대한 일화는 많다.     권력을 쥐는 사람들의 품성은 중요하다. 링컨은 “사람의 품성은 역경을 이겨낼 때가 아니라 권력, 즉 그에게 힘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즉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자유의지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가장 품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한다는 것이다.     권력을 갖게 되면 품성이 좋은 사람은 그 권력을 약자를 보호하는 데 쓰는 반면, 품성이 좋지 않은 사람은 남들을 무시하고 자기 지위를 누리는 데 쓴다. 그래서 권력을 쥐어주면 그 본연의 천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 대기업 면접 현장에서도 가장 많이 나오는 덕목이 인성(人性)이라고 한다. 사람의 능력은 교육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인성은 가르칠 수 없다.     중국 청나라 황제 강희제는 이렇게 말했다. “인재를 논할 때 반드시 덕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짐은 사람을 볼 때 반드시 심보를 본 다음 학식을 본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재능이 덕을 능가하는 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학식, 경력, 학벌, 지위, 환경 등 그 어느 것도 타고난 품성을 대신할 수 없다. 타고난 품성, 인성을 천성이라 부르고 타고난 직종이나 직업 등을 천직이라 부른다. 이렇듯 사람은 무엇보다 타고난 품성이 반듯해야 한다.  그만큼 타고난 품성은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인의 품성은 중요하다. 적어도 공적인 조직이나 한 나라를 이끌 인물들은 피나는 성찰과 훈련으로 품성과 인성을 다듬는 자세가 필요하다. 좋은 성품 위에 학식이나 신앙이 더하게 되면 그야말로 고매한 인품으로 자연히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나라는 물론 어느 단체이든 조직의 지도자는 일단 품성이 진실하고 좋아야 하고 그 다음이 능력이다. 손용상 / 한솔문학 대표열린 광장 정치인 품성과 품성과 권력 품성과 인성 품성과 본능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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