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페루 봉사간 한인, 사고로 식물인간…도움 절실

페루로 자원봉사를 떠났던 북버지니아의 한인 벤저민 정(43)씨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채 현지에 발이 묶여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정씨의 아내 에밀리 벤데벤씨는 남편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인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처음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은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벤저민 정 종합보험’을 운영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지난 22년간 봉사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왔다. 출석해 온 교회에서 페루 보육원 봉사 제의를 받고 이들 부부는 2020년 10월 페루로 향했다.   그러나 팬데믹 사태로 귀국이 늦어지며 현지에서 봉사를 이어가던 정씨 부부의 삶은 지난 1월 말 일어난 교통사고로 산산조각이 났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정씨와 SUV가 충돌한 사고로 장기는 파열됐고 두개골과 갈비뼈 곳곳이 금이 가고 부러지는 등 다발성 외상을 입었다. 병원에 실려가 두개골 절제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부인 벤데벤씨는 “남편은 사고 직후 페루 국립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페루의 병원은 선불로 병원비를 지불하지 않으면 수술을 해주지 않아 치료비가 없어 수술을 며칠간 미뤄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남편의 치료를 위해 지난 반년 동안 25만 달러의 전 재산을 쏟아부었고 결혼반지까지 팔아 병원비에 보탰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특히 당시 사고에 대해 모든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데벤씨는 “카이저 의료보험회사 측은 식물인간 상태인 남편의 직접 서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자 보험 측도 비슷한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내 자격으로 서명하려고 해도 미국에서는 혼인관계에서 대리인의 권리가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아 지난 4월 법원에 대리인 신청서를 접수했다는 그녀는 “공교롭게도 코로나 사태로 법원에도 사건들이 적체돼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의료수준은 현저히 떨어지고 사고에 대한 수사 속도도 더디기만 하다. 그녀는 “현지 경찰은 남편이 오토바이를 타다 SUV에 치였다고만 말하는데 과연 교통사고였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이 간다”면서 “봉사하던 보육원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며 외국인을 상대로 한 강도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씨는 국립병원에서의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워 현지 자택을 빌려 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기기를 직접 구매하고 함께 봉사하던 지인들에게 남편의 병간호를 맡긴 벤데벤씨는 지난 7월 눈물을 머금고 미국으로 건너와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의료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으로 정씨를 이동시키는 데만 7만5000달러의 경비가 소요된다. 비용 마련이 막막한 그녀는 정씨의 치료비와 송환비용을 모금하기 위해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렸고 주류 언론 등에도 안타까운 사연을 알리고 있다.     2일 오후 기준으로 고펀드미에는 5만3159달러가 모금됐다. 목표 모금액은 25만 달러다.     벤데벤씨는 “남편이 버지니아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한인 여러분들의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고편드미 웹사이트(http://gofund.me/1c823225)와 페이팔/젤(Zelle) 후원번호 7037272364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박세용 기자미국 식물인간 식물인간 상태 페루 보육원 한인 벤저민

2022-09-02

조지 워싱턴과 벤저민 프랭클린의 무덤

워싱턴 DC 부근에 가면 마운트버넌이라는 곳이 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저택과 농장이 보존되어 있다. 미국인은 물론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관광지의 하나이다. 농장 안을 거닐면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워싱턴은 두 차례의 대통령 임기를 끝내고 주변의 간곡한 연임 권고를 거부하고 사저로 돌아와 살았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쓰면 워싱턴은 “나는 대통령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지금 백악관에 계십니다. 이름만 부르기 어색하면 파머(farmer·농부)라고 불러주세요”라고 말하곤 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미국은 영국 전통을 따라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면 응당 국회의사당 안에 안장될 것으로 여겼다. 그 분위기를 잘 아는 워싱턴은 자기는 내 농장 집, 내가 지정한 장소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지금도 살던 저택 왼쪽 그것도 돌들이 쌓여 있던 경사지에 잠들어 있다. 여러 차례 국회의사당으로 이장할 것을 시도했으나 아직까지 유언에 따라 옮기지 못했다. 보초 군인 두 사람이 교대해서 경호를 서고 있다.   워싱턴 “농부라고 불러주세요”     그가 살아 있을 때 창고 비슷이 사용하던 건물 안에는 그의 애용품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가 바이블을 얼마나 애독했는지를 엿보게 한다. 섬기는 사람이 참다운 지도자라는 아메리카의 정신적 원천을 암시해 준다.   내가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던 미국의 지도자는 워싱턴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그는 워싱턴보다 26년 선배였고 필라델피아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필라델피아 어디에 가든지 그의 삶의 향기와 흔적이 남아있다. 필라델피아라기보다 프랭클린시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그의 무덤을 찾아보고 싶어 찾아다니다가 안내를 받아 발견한 곳은 일반인과 같은 묘소에 누워있는 비 교적 큰 돌비석 무덤이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가이지만 찾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였다.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으면 초창기 아메리카의 실정을 짐작하게 한다. 그는 독립선언문을 기초했고 미국 헌법제정에도 참여했다. 대서양을 왕복하면서 영국과 유럽의 문화 사상계와 교류도 많았다. 학문과 정신계의 친구들은 모두 유럽에 있었다. 미국인은 그를 과학자와 발명가로 평가할 정도로 존경하나 정규적인 과학교육은 전무했고 학교교육도 받은 바가 없었을 시대의 사람이다. 지극히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아메리카를 건설했다.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에 교회와 대학이 설립되었고 정치지도자보다 사회지도자들이 나라를 건설했다. 그 기반에는 기독교의 휴머니즘이 깔려있다. 어떻게 보면 모래 위에 지은 집이 아니고 반석 위에 세워진 건물이었다는 인상을 준다. 정치적인 것은 인간적인 것의 부산물이었고, 민주정치는 인간다운 삶의 유물이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나는 지금까지 10명의 우리나라 대통령과 함께 지냈다. 그런데 한 번도 어느 대통령의 무덤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물론, 내 편협 된 견해일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정치 노선을 굳건히 한 데는 존경심을 갖는다. 그러나 왜 철없는 경무대(현 청와대) 측근들의 장막에 가려 4·19 때 애국심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에게 발포를 허락했는지 애석한 마음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그렇다. 국민을 절대빈곤에서 경제건국의 기틀을 만든 공로는 인정하면서도 유신헌법을 만들고, 인권경시의 과오를 범했는지 유감이다.   최근에는 나도 모르고 있던 두 가지 사실을 알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과 시설이 그렇게 넓은 줄은 몰랐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들이 무궁화대훈장을 셀프 수상했다는 사실이다. 국회에서 생전이나 사후에 증정하는 것으로 알았다. 구소련의 흐루쇼프 수상이 셀프 영웅훈장을 받았고 같은 독재국가에서는 관례가 되어 있다. 김정은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군 출신이니까 받고 싶었을 것 같다. 민주주의 국가 원수의 셀프훈장은 어울리지 않는다. 앞으로는 무궁화대훈장을 국민이 드리고 싶은 정치지도자가 많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직과 진실, 인간의 기본 가치   그런데 나는 지금도 도산 안창호의 묘지를 찾아갈 때가 있다. 나만이 하고 싶은 말씀을 드린다. 이장하기 전에는 인촌 김성수의 묘소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들은 정치계에 몸담고 살면서도 국민계몽과 교육을 더 소중히 여겼다. 국민 모두의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정치의 목적으로 삼았다. 국민에게 모든 것을 바쳤지 국민과 정치를 통해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다. 나라를 위해 태어났다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베푸는 생애를 살았다. 개인적으로 대면했을 때도 인간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자신을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처했다.    정치는 정권과 공존한다. 그 정권욕에 빠지면 국민은 정치의 수단이 된다. 두 사람에게는 정권욕이 없었다. 항상 더 유능한 인재를 찾아 양보하는 모범을 보였다. 명예를 탐내지 않는 사람은 없다. 교육과 종교계의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도산과 인촌에게서는 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정직과 진실, 공정과 정의, 휴머니즘의 기본가치인 인간애 등은 정치적 사회가치의 기본이다. 그분들은 인격과 더불어 그 사회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정치 그 자체는 목적이 못 된다.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구현하는 수단과 과정임을 보여 준 지도자들이다. 우리 위해 사시다 가신 지도자 중의 지도자이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프랭클린 벤저민 삶의 향기 우리나라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2022-07-11

[독자 마당] '이순'의 시간

이순(耳順·예순)이 목전으로 다가온다.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숙연히 옷깃을 여미는 길목이다. 이제 나의 생은 얼마의 시간이 남았을까. 하늘은 내 몫의 생을 얼마나 남겨 두셨을까.     철학은 나이 80이 되면 죽음에 대한 연습을 하라고 한다. 언제 죽음이 닥쳐와도 의연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사생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원래 철학은 죽음의 예행연습 같은 것이다.     산다는 것은 시간을 갖는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젊음은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고, 늙음은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인생은 곧 시간과 비례한다. 인생이란 긴 듯하지만 길지가 않다. 1년 365일 봄인가 했는데 여름 되고 가을 지나 금방 겨울이 온다. 유수처럼 흘러간다. 주어진 시간을 아껴 써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시간이 50대에는 50마일로, 60대에는 60마일로, 70대에는 70마일로 지나간다고 말한다.     젊어서는 세월이 빨리 가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이들수록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내가 그동안 무엇을 했지 하며 후회하게 된다.     세월을 멈추게 할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시간을 아껴 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당신이 인생을 사랑한다면 시간을 사랑하라’고 충고한다. 그만큼 시간이 중요하다.     인생이란 시간이다. 주어진 자기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게 썼느냐에 따라 인생 성패가 갈린다. 아무리 물질만능의 세상이라고 해도 돈으로 시간을 살 수는 없다. 남아 있는 자신의 시간을 유효 적절하게 잘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한 번 뿐인 아름다운 인생 멋진 소풍 끝내고, 이 땅에 등불 환하게 밝혀 놓고 하늘로 돌아갈 수 있다. 나에게는 얼마의 시간이 남았을까.  이산하·노워크독자 마당 이순 시간 자기 시간 인생 성패 벤저민 프랭클린

2022-04-03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