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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임씨 피살사건 미스터리] '담배 꽁초·지문·탄피' 미제사건 실마리됐다

32년 동안 의문의 살해사건으로 남았던 고보임(당시 56세)씨 사건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건 ‘담배꽁초 6개’와 ‘지문’ 때문이었다.     당시 샌디에이고 경찰국은 살해 현장에서 용의자 원동호(1946년생·사진) 씨의 지문 2개가 선명하게 묻은 백미러와 대시보드에 있던 재떨이에 든 담배꽁초 6개를 회수했다.     샌디에이고카운티 검찰(SDCDA)은 지난달쯤 고씨 살해 현장에서 회수한 지문과 용의자 원씨의 지문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재수사를 진행했다.       미제 사건 담당 앤서니 존슨 SDCDA 수사관은 “매번 지문 조사관(fingerprint examiner)이 무작위로 지문을 조회하는 데 이번에 고씨 사건과 일치하는 지문을 찾게 됐다”며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정교해진 지문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한번에 수백개의 지문을 빠르게 재검색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일치된 지문을 찾은 미제 사건 케이스는 올해 8~10건 정도”라고 말했다.     존슨 수사관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카운티 내 남아있는 미제사건은 약 2000건으로, 통상 지문으로 용의자를 찾은 사건의 절반가량이 진범을 찾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현장에서 발견된 25구경 탄환 3개는 원씨가 소지하고 있던 '선댄스 A-25' 소형 반자동 권총에 사용되는 탄환과 일치하는 것이 확인됐다.     더불어 존슨 수사관은 현재 담배꽁초에서 채취한 DNA도 테스팅 가운데 있다면서 ‘한인 남성’인 사실을 확인했지만, 추가 정보가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원씨는 한국에서 온 이민자였기 때문에 이민국에 지문 정보가 있었다. 또한 지난 1989년 LA에서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된 전력도 있어 조회하기 어렵지 않았다고 존슨 수사관은 전했다.   원씨는 2003년 간암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역 경찰국 기록에 따르면 원씨는 당시 미시간 플린트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당시 원씨와 거주지가 같았던 원태미(1980년생)씨와 다른 남성 데이비드 김(1941년생)씨가 프린트 타운십 경찰국에 원씨의 사망 신고를 했다.     본지는 당시 경찰 리포트에 나오는 전화번호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없는 번호로 나왔다.     그는 LA에 거주하다가 아들이 살고 있던 미시간으로 이주했다. 또한 그가 생전 페인트 산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존슨 수사관은 전했다.     현재까지도 고씨와 용의자 원씨와의 관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원한이나 남녀문제에 의한 청부살인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다.   SDCDA이 본지에 공개한 PPT 파일에 따르면 검찰은 고씨 살해 동기 중 하나로 주변 남성과의 관계도 주목하고 있다.     고씨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원씨 외에도 고씨와 관련된 5명의 인물이 수사 대상에 놓고 조명하고 있다.     먼저 고씨가 한국에서 이혼한 후에도 미국에서 함께 살았던 전 남편 김승일(영어이름 소이 김)씨와 김씨가 한국에서 재혼한 아내 김인선씨, 그리고 김씨의 여자친구인 김태희(Tae he Kim)씨가 있다.     또한 김씨의 친한 친구인 오필훈씨, 그리고 오씨의 형제인 폴 오씨와의 관계도 살피고 있다.     특히 오필훈씨에 대해 ‘고씨와는 친근한 관계’이며 ‘김태희씨에게 추근거렸다(hit on)’는 기록이 나와 있다.   현재 이중 김승일씨와 김인선씨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희씨는 행방을 알 수 없고 오씨 형제는 남가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수사관은 “용의자인 원씨와 고씨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씨 주변의 인물관계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고보임씨 피살사건 미스터리] 처형식 총격…범행동기 금품 아니다   서정원 기자 장수아 기자고보임씨 피살사건 미스터리 미제사건 실마리 지문인식 알고리즘 지문 정보 지문 조사관

2024-06-26

[사설] 또 다른 한인 미제사건 해결 기대

32년간 미궁에 빠졌던 한인 피살 사건이 해결됐다. 샌디에이고카운티 검찰(SDCDA)은 지난 1992년 발생한 고보임씨(당시 57세)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밝혀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이 공개한 유력 용의자 역시 한인이라 충격이다.     고씨는 가디나에서 도넛 가게와 책캐싱 업소를 운영하다 실종됐으며 이틀 만에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피살체로 발견됐다. 당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음에도 범인 체포는 물론 용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했었다. 아쉬운 것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한인이 이미 20년 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점이다. 그를 체포해 범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등도 밝혀야 했는데 이미 숨졌다니 허탈함마저 든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용의자를 밝혀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과학수사 기술의 발달로 미궁에 빠졌던 장기 미제 사건들이 속속 해결되고 있다. 유전자 및 지문 감식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분석이 이제는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고씨 사건의 경우도 과학수사의 성과다. 범죄자들은 숨을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장기 미제 사건 수사에는 의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과학수사 기술이 발달해도 수사 당국의 의지가 없으면 시작 자체가 어렵다. 이번 성과도 32년이나 지난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한 담당 수사진의 집념이 만든 결과물이다.   한인 피해자가 발생한 미제 사건은 여전히 많다. 고씨 사건 1년 전인 1991년 발생한 유희완씨 일가족 4명 피살 사건 등이 그렇다. 유씨 일가족 사건도 3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미제 사건의 해결은 유족의 트라우마를 치료해 주는 것은 물론 범죄 예방의 효과도 있다. ‘범인은 반드시 잡는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수사 기관의 분발을 기대한다.  사설 미제사건 한인 한인 미제사건 한인 피살 한인 피해자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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