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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모국어가 예쁜 우리 집

‘소통’이라는 주제로 인간 관계에 관한 힐링토크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김창옥 강사는, 청각장애자인 아버지와 초등학교도 못 나오신 어머니의 오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경제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가운데 성장했다. 인문고가 아닌 공고를 나온 후 삼수를 거듭했어도, 들어간 대학은 ‘해병대’였다. 하지만 제대 후 혼자 성악을 공부하여 경희대 성악과에 진학할 정도로 의지와 재능이 뛰어난 분이다.     이 명강사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왔다. 사람들 앞에 설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졌을 때, 그는 홀로 프랑스 시골 어느 수도원에 두 주 동안 있었다. 거기서는 매일 아침, 신을 믿는 사람은 그 신과의 대화를, 안믿는 사람은 자신과의 대화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날 포도밭에 혼자 앉아있던 이 분은 그 때 처음으로 깨닫게 된다. 수많은 사람에게 힐링바이러스를 전하고 소통을 외치던 그가, 자신과는 그리고 가족들과는 깊은 대화나 소통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러면서 비로소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던 중,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된다. 그 순간 눈물이 터지면서, 우울증이 안개가 사라지듯 걷힘을 느꼈다고 한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새 학년을 시작한 지도 두 달이 되어간다. 매년 학년 초가 되면, 새 옷에 새 가방 메고, 새 운동화 신고, 새 학년을 맞이하러 열심히 학교에 가는 우리  아이들, 다섯 살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학교에 다녀주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한번 외쳐 주자! “얘들아, 지금까지 잘 왔다. 공부하느라고 늘 수고가 많구나. 이번 학년도 우리 한번 화이팅 하자!”     김창옥 강사의 말에 의하면, 아름답게 사랑에 빠져 한 결혼의 절반이 이혼으로 끝나는 이유는 바로 말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젊은이들이 배우자를 찾을 때, 예쁜 여자, 멋진 남자보다는, 예쁘게 말하는 여자, 예쁘게 말하는 남자를 찾는 것이, 함께 일생 살아가는데 있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모국어’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모국어란 영어, 한국어, 이런게 아니라, 본인이 선택하여 구사하는 말들을 의미한다. 그는 자랄 때 부모님이 서로에게 사용했던 말들, 우리에게 했던 말들, 또한 가정 밖에서 우리가 들으며 자란 말들이 우리의 모국어가 되어, 우리 뇌의 모판에 새겨져, 우리가 일생 그것을 구사하며 살아가게 된다고 역설한다.     아이들의 일생의 모국어를 결정짓는 것이 우리 부모들의 언어라는 사실은 얼마나 엄숙한 현실인지! 자라면서 엄마에게 험한 말을 듣고 자란 사람들은, 부모가 되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상처주는 말들을 사용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화만 나면 “나가 죽어라”는 말을 했던 자식이, 사십이 되어서도 그 말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것을 그 부모는 알았을까?     소통에서 말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말투와 표정이다. 비웃거나 차갑거나 의심하는 말투나 표정이 혹시 나의 모국어는 아닌지 점검해 보자. 이 가을에는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고마와하는 예쁜 말, 말투, 표정으로 우리의 모국어를 바꿔보자. 내 하나 하나의 말, 말투, 표정들이 아이들의 모국어를 만들어 그들을 평생 따라다닐 것을 생각하면, 아이들만 학년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정에서 ‘예쁜 모국어’를 사용하는 부모가 되는 업그레이드도 매년 일어났으면 좋겠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모국어 말투 표정들 김창옥 강사 경희대 성악과

2023-10-25

캐나다 한인 중심지는 광역토론토가 아닌 메트로밴쿠버로 이동

 전국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한국어 사용자가 몰려 있는 주는 BC주이고, 도시는 코퀴틀람이다. 또 단기 방문자들의 수 등을 감안할 때 이미 BC주의 한인 수가 온타리오주보다 많을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연방통계청이 지난 17일부로 업데이트한 2021년 인구센서스 자료 중 언어 관련 데이터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라 대답한 수가 18만 4650명이었다.   각 주별로 보면 온타리오주가 8만 1725명으로 가장 많았고, BC주는 6만 4535명이었으며, 알버타주가 2만 1020명, 퀘벡주가 7240명, 마니토바주가 3735명, 노바스코샤주가 2570명, 사스카추언주가 1835명, 뉴브런즈윅이 1575명 등이었다.   광역도시(CMA)별로는 광역토론토가 6만 1840명, 메트로밴쿠버가 5만 6505명, 광역캘거리가 1만 1555명 등이었다.   각 자치시로 보면 토론토시가 3만 5550명, 캘거리시가 1만 1105명, 코퀴틀람시가 1만 735명, 써리시가 9315명, 밴쿠버시가 9285명, 버나비시가 8255명, 에드몬튼시 6685명, 보헨(Vaughan)시와 랭리시가 각각 5790명, 그리고 리치몬드힐이 5090명이다.     한인이 많이 사는 10대 도시 중에 BC주의 도시가 절반인 5개나 포함됐다.   전체 인구 대비 모국어를 한국어로 사용하는 인구 비율을 각 주별로 보면 BC주가 1.3%이다. 이어 온타리오주는 0.6%, 알버타주는 0.5%, 퀘벡주는 0.1%, 마니토바주는 0.3% 등이었다.   한국어 사용자 10대 도시의 전체 인구 대비 한국어 모국어 사용자 비율을 보면 코퀴틀람시는 7.3%로 다른 어떤 도시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공식언어 포함해서 영어, 중국어(만다린, 광도어) 다음으로 한국어 사용자가 3번째로 많았다.   랭리시는 4.4%, 버나비시는 3.3%, 리치몬드힐시는 2.5%, 보헨시는 1.8%, 써리시는 1.7%, 밴쿠버시는 1.4%, 토론토시는 1.3%, 캘거리시는 0.9%, 에드몬튼시는 0.7% 등으로 나왔다.   광역도시로 따지면, 메트로밴쿠버는 2.2%, 광역토론토가 1%, 광역캘거리가 0.8%였다.   펀잡어가 76만 3785명으로 1위, 마다린이 73만 125명으로 2위, 아랍어가 62만 9060명으로 3위, 유에(Yue, 광동어)가 61만 420명으로 4위, 스페인어가 60만 795우로 5위권을 형성했다. 이어 필리핀어(타갈로그), 이탈리아, 독일, 우르두, 포르투칼어가 10위 안에 들었다. 한국어는 16위를 차지했다.   BC주만 보면 펀잡어, 만다린, 유에, 필리핀어, 스페인어에 이어 한국어가 6위를 차지했다. 온타리오주는 만다린, 펀잡어, 유에, 아랍, 스페인어 등이 5위권을 차지했고, 한국어는 18위에 그쳤다.     광역도시로 봤을 때 메트로밴쿠버는 만다린, 펀잡어, 유에, 필리핀어에 이어 한국어가 5위를 차지했다. 광역토론토는 만다린, 유에, 펀잡어, 필리핀어 우르두어가 5위권이었다. 한국어는 17위에 그쳤다.   전체 인구 대비로 보면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BC주가 가장 높은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BC주의 한국어 사용자 비율이 높은 요인으로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캐나다에 온 한인 이민자, 즉 이민 1세들와 그 자녀들이 BC주에 정착하는 수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는 매번 인구센서스 조사를 할 때마다 BC주의 한인 수가 온타리오주에 비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2016년 BC주의 한국어 모국어 사용자 수는 5만 4395명이었다가 5년 동안 1만 140명이 늘어났다. 반면 온타리오주는 2016년 7만 3070명에서 8655명만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점차 한인사회의 중심이 동부의 온타리오주에서 서부의 BC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인구센서스에 잡히지 않는 유학생이나 단기 취헙 등 단기 방문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BC주가 온타리오주가 한인 수가 더 많을 수 있다.   단기 취업비자나 단기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등으로 온 한인들이 대부분이 BC주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영어와 프랑스어 공식 언어 지식에 관한 질문에서 한국어 모국어 사용자 중 14만 5205명이 공식 언어를 안다고 대답한 반면 1만 7895명은 공식언어를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공식 언어를 아는 한국어 사용자 중 14만 5205명이 영어만을, 305명이 프랑스어만을, 그리고 2개 다 할 줄 안다고 대답한 수는 6995명이었다.   표영태 기자중국 메트로밴쿠버 한국어 사용자 한국어 모국어 캐나다 한인

2022-08-25

[삶의 뜨락에서] 얼굴 바꾸는 낱말

먼 나라 어느 도시에 가 있는 현지 기자들이 전하는 소식은 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산 너머에 혹은 바다 건너 도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서 좋고 그 도시의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여기는 이런데 거기는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알게 하는 기자의 언어가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어느 도시 통신’이라는 같은 이름의 기사가 어제와 오늘이 또 다른 분위기를 전하고 있어 이름도 나이를 먹나 철이 들어가나 혹은 늙어가기도 하는가 생각하게 된다. 50년 전 뉴욕통신의 기사와 오늘의 뉴욕통신 기자가 전하는 말은 지나간 시간의 부피만큼 달라진 얼굴을 내보이고 있다.    첫 여름 같았던 오래전 어느 시절에 말해지던 편지라는 낱말은 제법 운치가 있었고 가슴이 달달해지는 애틋함이 묻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여름이 가고 뒤에 젊은이들의 여름이 푸른 잎을 살랑거리고, 그때의 하얀 손수건이 손안에 기적 같은 전화기로 바뀌어버린 오늘은 손편지의 정성 같은 것에 겨우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애틋함이나 운치는 이미 너무 느린 속도감으로 눈길을 끌지 못하고 3초를 기다리지 못하는 인내심은 연애편지를 쓰지도 않고 읽지도 않는다. 편지라는 낱말이 그렇게 얼굴을 바꾸고 빨라지는 문화 옆에서 엉거주춤 서 있다.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의 영화를 화제로 꺼내면 다른 세대의 사람들은 각자 다른 영화를 떠올린다. 화려한 파티의 풍경도 색깔을 달리한다. 첫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던 사내의 얼굴도 상당히 정직하고 속 깊은 순정남에서 약간 피부적인 욕망의 사내 얼굴로 바뀌어 있다. 개츠비라는 낱말이 세월을 타고 와 얼굴을 바꾸고 우리 앞에 등장한다. 자기의 영화를 떠올렸던 사람들은 산 너머 가버린 혹은 옛날로 흘러가 버린 낯익은 화면을 아쉬워한다. 변해버린 얼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버린 자기의 시간을 실어 내는 달라진 낱말의 낯선 얼굴을 슬퍼한다.    살던 나라를 떠나 오랜 시간 다른 나라에서 살아낸 사람들은 자기가 쓰는 모국어 언어가 얼굴을 바꾸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떠나온 나라에서는 그 오랜 시간을 지내는 동안 살아있는 생물처럼 그때그때 맞추어 성장하고 바꾸고 늙고 또는 아주 죽어버린 언어가 되어 달라진 얼굴을 내밀며 거리를 흘러가지만 그 거리에 함께하지 못한 떠나온 자들은 박제가 되어버린 언어를 붙들고 똑같은 얼굴의 낱말을 소중하게 아끼고 있다. 문득 어느 날 모국어의 많은 것이 낯선 언어가 되어 눈앞에 나타난다, 발전된 통신기술이 있어 가서 살지 않아도 떨어져 살고 있음을 느끼지 못할 만큼 가깝게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이 다른 삶으로는 얼굴 바꾼 낱말이 서먹하다.    붓으로 한가롭게 써내려던 사랑이나 전쟁 전에 불안정한 삶의 사이사이에 끌어내던 사랑이나 전쟁 후에 살아남은 자들이 다시 세운 도덕 속에 피워내던 사랑이나 상처를 잊고 풍요를 이루어낸 고속도로 위에 펼쳐내던 사랑이나 비록 얼굴이 이만큼씩 달라져 있을지라도 그 안쪽에 깊이 품어져 있는 사랑이라는 원래의 따뜻한 속살은 변함이 없다. 한 세대 30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으로 느끼던 세대 차이를 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조차 먼저와 나중이 느끼게 되었다고 웃으며 말할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의 세상은 너무나 많은 낱말의 얼굴을 제 마음대로 바꾸어 놓고 있다. 가면을 갈아 쓰듯 변하는 겉 얼굴을 좇아가려고 숨 가빠하기 보다는속 얼굴 속살을 잃어버리지 않고 낱말의 제모습을 지키는 지혜로 잘 보듬어주고 싶다. 안성남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얼굴 낱말 사내 얼굴 얼굴 속살 모국어 언어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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