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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전쟁, 통일이 곧 분단 역사의 마침표”

 제74주년 6.25 전쟁 추념식이 지난 6월25일(화) 오전 11시 달라스 한인문화센터에서 거행됐다. 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회장 오원성), 주달라스영사출장소(소장 도광헌)가 공동으로 주최한 추념식에는 1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6.25 전쟁을 기억하고 순국선열을 추모했다. 우성철 달라스 한인회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념식은 윤석렬 대통령의 축사 영상으로 시작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한 도광헌 소장을 대신해 이율리 영사가 기념사를 했고, 이철모 6.25 참전전우회 전 회장, 김성한 달라스 한인회 회장, 그리고 오원성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 회장 순으로 기념사를 했다. 이율리 영사는 기념사에서 “74년 전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분들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면서 “이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더 크게 발전시키고 지켜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철모 달라스 6.25 참전 전우회 전 회장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소련과 중공의 공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진격과 후퇴를 거듭하면서 현재의 휴전선을 기점으로 해서 마침내 1953년 7월 27일을 기해서 3년 간의 전쟁을 종식하고 휴전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하며 “전쟁 중 목숨을 잃은 18만여 명의 전사들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닥칠지 모를 국난의 때를 대비해 다같이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철모 전 회장은 6.25 전쟁 당시 미육군단에 예속된 한국군 64단 수석 중대장으로서 세계 전쟁사에 기록된 용문산 전투에서 부대를 이끌며 전쟁에 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서부전선에 이상 없다’는 소설의 한구절인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오직 사라질뿐이다”를 외치며 기념사를 마쳤다. 김성한 한인회장은 “6.25 전쟁에서 한국군 13만 8천명이 전사하고 45만명이 부상했으며 2만5천명이 실종되었다. 이 전쟁으로 대한민국은 온 나라가 폐허가 되었으나 다시 일어서서 세계10위권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고 상기시키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와 번영은 참전용사들이 전쟁터에서 흘린 땀과 피와 눈물의 댓가다. 남북 평화를 위해서 미국 주류사회와 전 세계에 평화와 화해를 전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늘 기억하자”고 호소했다. 마지막 기념사에서 오원성 회장은 “6.25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포성을 멈추게 한 정전협정은 현재진행형이다. 통일된 한반도를 이뤄내야 비로소 6.25 전쟁은 분단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다함께 힘을 모으기를 거듭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통일을 꿈꾸면 통일은 반드시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도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는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정책에 기여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통일된 한국을 이끌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하며 기념사를 맺었다.   모든 기념사가 끝난 후 6.25 기념 영상 시청을 통해 호국용사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이후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들고 6.25 노래를 제창하면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추념식에는 달라스에 거주하는 총 5명의 참전용사들 중 이철모, 김성제, 정명진 참전용사가 참석했다. 이들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꽃다발이 증정됐다. 정명진(91) 참전용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미국에 이민 와서 36년 동안 살고 있지만 항상 고국을 잊지 못하고 고국의 번영을 바라고 있다”고 전하며 “기념식에 참석한 다른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조국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광헌 소장은 6.25 전쟁 추념식에 앞서 6월18일(화) 한식당 수라에서 6.25 한인 참전 유공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오찬에는 DFW 지역에 거주하는 4명의 참전용사들이 참석했다.    캐서린 조 기자마침표 전쟁 전쟁 추념식이 김성한 한인회장 세계 전쟁사

2024-06-28

[삶의 뜨락에서] 마침표 없는 글

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Jon O.Fosse)의 작품 ‘삼부작(Trilogien)’을 읽었다. 선입견 없이 순수하게 그와 만나기 위해 전혀 사전 공부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 문장부터 마침표 없이 시작된 문장은 두 번째 페이지에 가서야 첫 마침표를 볼 수 있었다. 이거 뭐지? 설마 작가가 이렇게 문법을 무시해도 되는지, 아니면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혼동이 왔다. 불편한 마음으로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이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타게 된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며 책을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한 작품을 선정하기보다는 작가의 여러 작품을 고려해서 수상자를 정하는 추세다. 작가는 1983년 ‘레드 블랙’으로 데뷔했고 ‘보트 하우’‘멜랑꼬리아 I, II’로 인지도를 높였으며 ‘삼부작’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소설로 ‘잠 못 드는 밤(2007)’, ‘올라브의 꿈(2014)’, ‘해질 무렵(2014)’ 이 세 편의 중편을 연작으로 묶어 출간했다.     ‘잠 못 드는 밤’에서는 주인공인 아슬레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17살의 어린 나이에 동갑내기며 연인인 알리다와 출산을 앞두고 고향을 떠난다. 새로운 도시 벼리빈에서 머물 곳을 찾아 헤매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결국 어느 노파 집에서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 어리고 가난한 연인은 인간 본연의 모습, 살기 위한 근본적인 욕구 등을 전혀 미화시키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추워, 배고파, 졸려 등으로 표현한다. 최소한의 대화로 미니멀리즘과 언어 사용에 있어서 잘 절제된 반복 기법을 이용해 시적인 리듬감과 음률을 살린다. 그들이 사는 피오르 해안에서 그들이 마주하는 신비롭고 웅장한, 그래서 숭고한 자연환경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그 안에 내재하여 있는 음악적 기질과 동화되어 여러 가지 새롭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난다.     ‘올라브의 꿈’에서는 새로운 장소에 새로운 이름으로 정착하여 살고 있던 아슬레는 알리다와의 결혼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녀에게 줄 반지를 사고자 긴 여정에 나선다. 그 도중에 그는 자신의 과거, 살인사건을 기억하는 한 노파를 만나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교수형을 당한다. 알리다는 본능적으로 아슬레의 죽음을 예감하고 떠나지 말 것을 부탁했지만 아슬레는 떠났고 죽게 되었다.     ‘해 질 무렵’에서는 알리다의 벅차오르는 슬픔과 아슬레를 그리워하는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즈음 그녀보다 25살이나 연상인 옛고향 아저씨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다. 결국 그의 아내가 되어 그녀는 더 많은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 생존이 걸린 막막한 상황에 부닥친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만, 그녀는 눈만 감으면 끊임없이 아슬레의 목소리를 자연과 음악을 통해 듣는다. 그녀는 집을 나와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다. 모든 추위는 따스함이고 모든 바다는 아슬레다. 더 깊이 들어갈수록 그녀는 아슬레를 더 많이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하나가 된다. 삶의 가장 밑바닥에 속한 어리고 외로운 두 영혼은 세상 어디에도 의존할 데가 없었음에도 영혼까지 함께한 순수한 사랑을 이루어 냈다. 죽음을 이겨내는 단 하나의 길, 사랑! 결국 사랑이 해냈다. 그들의 소박한 사랑은 거룩하다.     책을 다 읽고 또 읽고 나서야 이 작품을 어렵게 이해하게 되었다. 희곡으로 더 유명한 작가는 소설에 희곡을 접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작품에는 마침표가 없다. 대신 반복되는 운율이 있다. 피오르에서 느끼는 고요, 외로움에서 파도 소리를 듣고, 파도 소리는 음악으로, 바이올린으로 떠오른다. 철저한 언어의 자제로 반복되는 단어들은 우리를 상상과 음악의 세계로, 시제 또한 현실에서 영원의 세계로 넘나들며 환영과 신비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작가는 과감하게 문장과 문법의 법칙을 무시하고 그만의 창작법을 살려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민간인이 교수형을 실행하는)은 상상력과 예술의 힘으로 대치시킨 그의 초현실적인 능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마침표 노벨 문학상 음악적 기질 피오르 해안

2024-02-23

[삶의 뜨락에서] 마침표가 없는 죽음

지인 한 분이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다. 30년 넘게 중환자실에서 근무해왔기에 정말 많은 죽음을 간호사의 처지에서 지켜보아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직업상의 환자가 아닌 지인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다. 지인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정확히 3개월의 투병 끝에 심장이 멈췄다.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그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아 마침표가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본인이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정리하고 마침표를 찍을 시간과 여유를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하는 죽음에서 선택하는 죽음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쇼펜하우어)에서 배웠다.     그는 그동안 두 차례의 항암 치료 후 좋은 결과를 보였으나 공고요법(consolidation therapy) 후에 깨어나지를 못했다. 백혈병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골수 속에 있는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무한 증식하는 혈액 종양이다.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백혈구가 대량 생산되어 면역기능을 급속하게 저하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피로감, 숨이 차고 잇몸 출혈이나 코피, 멍이 자주 든다. 지인은 아무 증상이 없었고 선교활동을 떠나기 전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었다. 골수검사로 확진을 받고 곧바로 응급실로 왔다.     응급실에서 처음 만난 그의 어이없어하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입원 후 1차 항암 치료를 받고 골수검사를 한 다음 2차 항암 치료까지 마친 후 완치 판정을 받고 50일 만에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그에게서는 새 생명의 기쁨이 광채를 뿜어냈다. 입원 50일 동안 우리는 상당히 가까워졌고 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관련 업종에서 일하다 은퇴한 그는 선교 봉사활동을 주로 하고 있었다. 올여름에는 도미니카공화국 선교활동을 위해 준비하다 이 상황을 맞게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오지, 동남아 난민촌, 카리브해 빈민촌에 전기와 식수 공급 공사 이야기를 하며 마냥 행복해 보였다. 그분의 이타적인 삶의 자세를 보면서 이기적인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부끄러웠다. 지인은 퇴원 후 집에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담당 의사의 공고요법 권유로 5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공고요법이란 잔류 백혈병 세포들을 제거해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그런데 5일간의 공고요법 치료를 받고 퇴원 후 9일째 되던 날 호흡 장애와 코피를 흘리며 응급실에 실려 왔다.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지만 그는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쇠약해진 몸이 공고요법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결국 가족과 동료, 친지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조차 없이 호흡이 멈췄다. 인공호흡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종이에 ‘왜 말을 할 수 없죠? 나 지금 죽나요?’라고 쓰던 그의 불안한 얼굴이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한다. 왜 누군가 그에게 ‘당신은 지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고 말을 해주지 못했을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마침표 죽음 공고요법 치료 항암 치료 공고요법 권유

2022-12-05

[삶의 뜨락에서] 마침표가 없는 죽음

지인 한 분이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다. 30년 넘게 중환자실에서 근무해왔기에 정말 많은 죽음을 간호사의 처지에서 지켜보아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직업상의 환자가 아닌 지인으로 함께 죽음의 문턱까지 가보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진단받고 정확히 3개월의 투병 끝에 결국 심장이 멈췄다. 그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그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아 마침표가 없는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본인이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정리하고 마침표를 찍을 시간과 여유를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하는 죽음에서 선택하는 죽음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쇼펜하우어)에서 배웠다.     통계적으로 급성 백혈병은 20%의 생존율인데도 그는 그동안 두 차례의 항암 치료에 좋은 결과를 보여왔으나 공고요법(consolidation therapy) 후에 깨어나지를 못했다. 백혈병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골수 속에 있는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무한 증식하는 혈액 종양이다.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백혈구가 대량 생산되어 면역기능을 급속하게 저하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감염의 위험이 크고 쇠약감, 피로감, 숨찬 증상과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나고 멍이 자주 든다. 이 환자의 경우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선교활동을 떠나기 전에 신체검사를 한 결과 혈액검사에 이상이 발견되었다. 골수검사로 확진을 받고 곧바로 응급실로 왔다.     7월 23일 응급실에서 처음 만난 그의 어이없어하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바로 백혈병 병동에 입원한 후 1차 항암 치료를 받고 골수검사를 한 다음 2차 항암 치료까지 마친 후 혈액검사와 골수검사로 완치를 판정받고 50일 만에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그의 얼굴과 몸에서는 새 생명의 기쁨이 눈부신 광채를 뿜어냈다. 50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우리는 상당히 가까워졌고 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평생 전공을 살려 일을 한 후 은퇴 후에 선교 봉사활동을 주로 하고 있었다. 올여름에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선교활동을 계획하고 태권도 과목을 가르치고 태양열로 전기공급을 준비하고자 심신을 단련하던 중에 이 상황을 맞게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오지의 나라, 동남아 난민촌, 카리브해 빈민촌에 전기공급으로 전선, 텔레비전, 컴퓨터 그리고 식수 공급까지 계획하고 꿈에 부풀어 마냥 행복해 보였다. 50일 동안 친분을 쌓으면서 지켜본 이분의 이타적인 삶의 자세를 배우게 되니 이기적인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부끄러웠다. 퇴원 후 집에서 건강관리와 체력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담당 의사가 공고요법을 권장하고 5일간의 입원 치료를 지시했다. 공고요법이란 남아있는 미세 잔류 백혈병 세포들을 제거하여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계획대로 5일간의 공고요법을 받고 퇴원 후 9일째 되던 날 호흡 장애와 코피를 흘리며 응급실에 실려 왔다.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와 인공호흡기를 꽂고 나서 2주 만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공고요법에 그의 쇠약해진 몸은 견딜 수가 없었다. 신체의 각 장기에서 계속되는 출혈에 심정지가 왔고 아무리 수혈을 많이 해도 체내 출혈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는 서둘러서 황폐해갔고 결국 남아있는 가족과 동료, 친지들에게 고별인사를 나눌 기회조차 잃은 채 호흡이 멈추었다. 인공호흡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종이에 ‘왜 말을 할 수 없죠? 나 지금 죽나요?’라고 쓰던 그의 불안한 얼굴이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한다. 왜 누군가 그에게 ‘당신은 지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고 말을 해주지 못했을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마침표 죽음 급성 백혈병 항암 치료 입원 치료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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