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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양두구육(羊頭狗肉)

한국의 한 젊은 정치인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말을 해 논란이 됐다. 양두구육은 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한문 사자성어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을 말한다. 서양사람들은 좀 더 노골적이어서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말한다.   많은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수난을 당한다. 잡아 먹히기도 하고 일도 하고 등에 사람을 태우고 달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말에 의해서도 수난을 당한다. ‘여우같이 간사하다’느니 ‘곰같이 미련하다’는 등의 말에 이용이 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말도 그 중 하나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을 나쁘게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겉으로는 착한 척 하지만 실제는 악랄한 사람을 일컫을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 양은 착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숫놈들은 짝짓기 철이 되면 머리에서 피가 나도록 서로 박치기를 하며 싸우고 때로는 이로 인해 죽기도 한다. 또 여름에는 다른 양이 시원해질까봐 일부러 몸을 맞대고 자기도 하고, 반대로 겨울에는 상대방이 따뜻해질까 싶어 떨어져 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말이나 행동이 온순한 사람을 양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반면 늑대는 사나운 사람을 비유할 때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실제로 늑대는 착한 면이 많다고 한다. 집단생활을 하며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사냥한 성과물도 나눈다. 위계질서가 강해 질서있게 움직이고 새끼는 공동양육을 한다. 결국 동물에 관한 인식은 주관적이거나 편견에 불과한 셈이다.      만약 어떤 늑대가 평생 앙의 탈을 쓰고 양같이 온순하고 착하게 행동한다면 그것은 이미 늑대가 아니라 한마리의 양이라고 생각한다.      ‘양두구육’이라고 말한 젊은 정치인을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서효원 / LA독자 마당 양두구육 반면 늑대 공동체 의식

2022-08-01

[수필] 바람의 빛깔

모든 자연에는 빛깔이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볼 때 형형색색의 조화로운 배합에 매료되어 탄성을 지르곤 한다. 그런데 한평생을 살면서 바람에도 빛깔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얼마 전에 제주도에 사는 오연준이란 소년이 부른 ‘바람의 빛깔’이란 노래를 동영상을 통해 듣게 되었다. 10여세 안팎으로 보이는 아주 귀여운 소년이 아주 청아한 목소리로 눈망울을 깜박이며 불렀다. 가사 내용도 아주 시적인 서정이 담겨 있어서 감동을 주었다.   이 노래 제목이 ‘바람의 빛깔’이었다. 이 노래는 듣고 들어도 마음이 새로워지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나는 바람의 빛깔은 어떤 색깔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일상에서 무심히 넘겨버린 내 무딘 감성을 깨우쳐 준 두 마디 ‘바람의 빛깔’ 그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사람들만이 생각할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하지는 마세요/ 나무와 바위 작은 새들조차 세상을 느낄 수가 있어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하려는 건지 아나요/ 한적하고 깊은 산 속 숲 소리와 바람의 빛깔이 뭔지 아나요/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을…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 없죠/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다면 바로 그런 눈이 필요한 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이 노래 가사에서 내가 감동을 한 대목은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하려는 건지 아나요’ 와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 없죠’이다. 달을 보고 늑대가 왜 울까 하고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늑대는 사나운 짐승으로 사람을 공격하고 다른 짐승을 잡아먹기 때문에 맹수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런 사나운 짐승도 아름다운 달을 쳐다보면 감격하여 운다고 생각해 보기도 하고 추운 겨울바람은 견뎌도 외로움은 견딜 수 없다고 울부짖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양심이 없고 말 못하고 정서가 없는 동물일지라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 도취하여 울음으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는 파라독스가 나오는 것이다.     혹은 아무 감성이 없다고 생각한 동물도 밝은 달밤엔 외로움을 견딜 수 없다고 울부짖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만물의 영장으로 태어난 인간이 아름다운 바람의 빛깔을 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다면 늑대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 없죠’는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꾸어 열매도 맺게 하고 큰 나무는 재목으로도 사용할 수도 있게 해야 하는데 충분히 자라기도 전에 성급하게 베어 버리면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는 뜻일 것이다.   요즈음 한국에서 일어나는 어린이 학대와 폭행 사건으로 죽음으로 몰고 가는 어른들 특히 부모들의 횡포가 극에 달한 것을 볼 수 있다. 자기 친자식까지 죽음으로 몰고 가는 비정한 부모들, 하물며 성직자까지도 딸에게 폭행해 죽게 한 이 현실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 새순과 같은 어린 연약한 생명을 잘 보살피고 양육해야 하는데 자라기도 전에 나무줄기를 꺾어 버리는 현실이 참으로 서글프다.   노래 가사처럼 얼마나 크게 나중에 될지도 모르는데 어린이의 장래를 전혀 볼 줄 모르는 눈이 먼 부모들. 그러니 늑대보다 감성이 메말라 버린 사람들. 우리가 모두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좀 배우면 좋을 것 같다. 자연은 우리들의 위대한 스승이라고 말했듯이 자연에 고개 숙이고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자연과 친해지는 것이 정서를 키우고 감성이 풍부해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바람의 빛깔이 무엇일까. 바람의 빛깔은 무지갯빛처럼 아름답다. 바람이 하는 일을 한 번쯤 생각해 보자. 민들레꽃을 만나 요정이 되어 꽃씨까지 날려 보내는 바람을 만나면 나도 꽃이 되고 싶다. 송홧가루를 날려 보내어 소나무 향을 피우고 봄에 피는 갖가지 꽃들의 향기를 산들바람으로 흩날려 온 세상에 스며들게 한다. 그 향기는 지친 몸과 마음에 파고들어 보듬어주고 진정시키는 약보다 더 좋은 자연의 선물이 된다. 바람이 물을 만나면 물결을 일으켜 반짝이는 푸른 물빛이 되고 불가에 머물면 훨훨 불붙게 하여 어두운 온 세상을 환히 밝히는 붉은 빛으로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것이다.   바람이 없다면 물 없는 사막처럼 너무나 무미건조한 삶이 될 것 같다. 노래 가사처럼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심금을 잔잔히 울린다.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바람을 통한 갖가지 빛을 서로가 본다면 이심전심이 되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아름다움의 극치에 서로가 눈에 불을 켜 바라볼 때 눈에 불꽃이 튀어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사람이 바람의 빛깔을 볼 수 없다면 바람은 폭풍을 일으켜 바람의 위력을 보여주며 바람의 빛깔을 느껴 보라고 우리를 조용히 흔들 것이다. 바람의 빛깔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과 영혼의 눈이 열린다면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김수영 / 수필가수필 빛깔 바람 늑대 울음소리 노래 가사 모두 자연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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