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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양두구육(羊頭狗肉)

한국의 한 젊은 정치인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말을 해 논란이 됐다. 양두구육은 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한문 사자성어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을 말한다. 서양사람들은 좀 더 노골적이어서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말한다.
 
많은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수난을 당한다. 잡아 먹히기도 하고 일도 하고 등에 사람을 태우고 달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말에 의해서도 수난을 당한다. ‘여우같이 간사하다’느니 ‘곰같이 미련하다’는 등의 말에 이용이 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말도 그 중 하나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을 나쁘게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겉으로는 착한 척 하지만 실제는 악랄한 사람을 일컫을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 양은 착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숫놈들은 짝짓기 철이 되면 머리에서 피가 나도록 서로 박치기를 하며 싸우고 때로는 이로 인해 죽기도 한다. 또 여름에는 다른 양이 시원해질까봐 일부러 몸을 맞대고 자기도 하고, 반대로 겨울에는 상대방이 따뜻해질까 싶어 떨어져 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말이나 행동이 온순한 사람을 양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반면 늑대는 사나운 사람을 비유할 때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실제로 늑대는 착한 면이 많다고 한다. 집단생활을 하며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사냥한 성과물도 나눈다. 위계질서가 강해 질서있게 움직이고 새끼는 공동양육을 한다. 결국 동물에 관한 인식은 주관적이거나 편견에 불과한 셈이다.  
 
 만약 어떤 늑대가 평생 앙의 탈을 쓰고 양같이 온순하고 착하게 행동한다면 그것은 이미 늑대가 아니라 한마리의 양이라고 생각한다.  
 
 ‘양두구육’이라고 말한 젊은 정치인을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서효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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