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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달 탐사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여 인류가 달에 역사적인 첫발을 디딜 때만 하더라도 계수나무는 달 뒤편에 있어서 보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중국이 2019년에 달 뒤편 착륙에 성공했는데 거기에도 여전히 계수나무 숲은 없었다.   달은 지구의 강한 인력 때문에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졌는데 이를 조석고정이라고 한다. 쉽게 얘기해서 우리는 항상 달의 한 면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달의 반대쪽 면에서는 달 자체가 지구를 가로막고 있어서 지구와 교신이 안 되는 데다 분화구가 많아서 안전하게 착륙할 곳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달의 뒷면은 자연스럽게 소원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폴로 우주선의 달착륙 이후 달 탐사는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우주 식민지 0순위인 화성은 거리상 너무 멀어서 달을 개발하면 그 전초 기지로 활용할 수 있고, 달에는 핵융합의 원료가 되는 헬륨-3와 전자기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희토류도 상당량 매장되어 있다.   갈릴레이는 자신이 성능을 높인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달 표면은 수정처럼 매끄러운 줄 알았는데 분화구가 널려 있는 울퉁불퉁한 표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세계 대전이 끝나고 냉전 시대가 되면서 미국과 구소련은 달 탐사에서도 경쟁했는데 우주 개발은 구소련이 앞섰다. 1959년이 되자 구소련은 루나 1호를 발사하여 달 탐사를 시작했고 그해 가을에 루나 2호를 발사하여 달에 충돌시켰다. 바로 다음 달에는 루나 3호가 달 뒷면의 사진을 찍어서 지구로 보냈는데 그로서 인류는 달 뒷면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1966년 2월 구소련은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시켰고 경쟁 관계에 있던 미국은 이에 자극을 받아 3년 후에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성공하여 인류 최초로 달 표면을 걸었다.   중국은 2003년에 달 탐사 계획인 창어의 시동을 걸었다. 2007년에 창어 1호, 2010년에 창어 2호를 발사하여 달 궤도에서 탐사를 시작했고 드디어 2013년 창어 3호는 착륙선에 옥토끼라는 이름의 탐사선을 실어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내려놓았다. 2019년 중국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2020년 창어 5호는 달의 토양을 채취해서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그리고 2024년 창어 6호는 달의 뒷면의 암석을 싣고 지구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은 달 탐사에 있어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인도는 1962년 국가 기관에서 우주 연구가 시작돼서 2008년 최초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가 10개월 동안 달 궤도를 돌며 탐사를 수행했다. 2019년에 달 착륙선을 실은 찬드라얀 2호를 발사했으나 정상적인 착륙에는 실패했다. 2023년 드디어 찬드라얀 3호는 달 착륙선과 탐사 차량을 싣고 지구를 떠나서 달의 남극에 착륙했다.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이고 사흘 전에 소련의 루나 25호가 착륙에 실패하는 바람에 인도의 달 남극 착륙은 그 의미가 컸다.   달 탐사 대열에 끼어든 일본은 1990년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최초의 달 탐사 로켓을 발사한 후 2024년 달 착륙에 성공하여 구소련,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됐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탐사 차량 남극 착륙 아폴로 우주선

2025-02-07

10년간 세계 6대 마라톤 완주 90세 한인, 내년엔 남극 도전

80대로 마라톤에 입문해 10년간 세계 6대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한 미국 거주 90세 한인이 내년 초 남극에서 열리는 마라톤에 도전장을 던져 주목받고 있다.   21일 캐나다 동포 언론인 송광호씨에 따르면 주인공은 시카고에서 살고 있는 잭 유(한국명 유재준·90)씨다.   유씨는 건강을 위해 80살이 된 2013년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3시간 30분 38초의 기록으로 처음 완주한 데 이어 도쿄(2014년), 베를린(2014년), 보스턴(2015년), 뉴욕(2016년), 런던(2017년) 마라톤 등에서 모두 3시간30분 전후 기록으로 완주했다.   유씨는 “처음에는 거주지인 시카고 마라톤에 참여해 2017년 런던 마라톤까지 6대 메이저 대회를 완주했다”며 “지난달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마라톤에 참여해 4시간 28분 36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유씨는 1964년 독일에 광부로 파견됐다가 귀국하지 않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에서는 주로 세탁소를 운영하며 자리를 잡았다.   70살에 은퇴한 뒤 중국에서 12년간 선교사로 일하기도 했다.   유씨는 “내년 3월 21일에 남극에서 열리는 세계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탁구와 걷기 등 매일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여행사가 운영하는 남극 마라톤 대회는 1995년부터 열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발해 킹조지섬에서의 대회를 거쳐 돌아오는 13박 14일 일정이다.  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한인 내년 남극 마라톤 한인 내년 시카고 한인

2023-11-20

[수필] 우리들의 데미안

“행복이라는 방안에서   창살 틈으로 빠져나가   버린 희망의 빛을   되찾으려고 방황했을까”   남극을 다녀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을 법한 헤르만 헤세가 쓴 책 ‘데미안’을 찾는 것이었다. 남극에서 보았던 알바트로스(신천옹·信天翁)라는 새 때문이었다. 이 책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10대로 들어서면서 어렸을 때 그에게 주어졌던 밝고 정돈되고 규칙적이고 도덕적인 환경과 관념에서 벗어나 반대되는 삶의 이면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다. 핵심이 되는 친구 데미안, 알의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새, 그 새가 알바트로스라고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이 새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우선 독수리, 참새, 까치, 까마귀, 벌새 정도밖에 모르는 나의 무식을 고백해야 한다. 온 세상이 코로나로 앓고 있었고 여정도 쉽지 않았지만 알바트로스라는 새를 볼 수 있고, 알게 된 것은 더 없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남극 동물인 몇 종류의 펭귄을 보았고, 몰랐던 자연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도 빼 놓을 수는 없다.     남극 대륙(Antarctica)은 여행객을 태운 비행기나 자동차가 갈 수 없다. 바닷바람과 파도에 맞설 수 있는 큰 배로 가야 한다. 크루즈 배는 보통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르헨티나, 칠레에서 출발한다. 우리 부부는 비행기로 LA를 떠나 마이애미를 경유해 아르헨티나의 최남단 도시인 우수아이아에서 크루즈에 승선했다.     남극(South Pole)을 중심으로 형성된 막대한 얼음덩어리인 남극 대륙은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다. 주인이 없고 군대가 없는 비무장지대(DMZ)이다. 기온은 화씨로 영하 15도에서 영하 80도에 이르고 4월부터 8월까지는 해를 볼 수 없다. 내가 갔던 3월은 이상기후였는지 온화한 한국의 겨울 날씨처럼 섭씨 0도를 오르내렸다. 1년 중 이때쯤에 바다 얼음이 어느 정도 녹아서 깨어져, 큰 크루즈 배로 조각난 얼음을 헤치면서 항해할 수 있다. 크루즈 배는 얼음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정박하고, 해변에 갈 때는 조디악 고무배를 이용한다.     지구의 ‘일곱번째 대륙’인 남극 대륙은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얼음산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워낙 거대해 바다에 떠서 머무는 얼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해상에 떠 있는 부분은 빙산의 일부, 빙판 또는 얇은 얼음 쉬트였고, 수면 아래에 빙산의 큰 몸이 잠겨 있었다. 1년 전 얼음산에서 떨어져 나온 A-76이라고 이름 붙여진 빙산은 자그마치 맨해튼의 80배 크기로, 길이 105마일에 너비가 15.5마일이라고 한다.(참고로 작년 이전까지 가장 컸던 빙산의 이름은 B-15) 빙산의 색깔은 소금 농도에 따라 흰색, 엷은 하늘색, 진한 하늘색 등으로 다양하다.   이곳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단기간 머무는 연구 과학자들이 있을 뿐이다. 사람들에 의해 길든 개, 소, 말, 고양이 같은 동물들은 없고 펭귄, 물개, 바다사자, 이빨 고래, 바다 새들이 살고 있다. 여러 종류의 새 중에 내가 데미안이 스케치하던 ‘새’라고 착각했던 알바트로스는 여러 면에서 특이했다. 편 날개 길이(익폭)는 평균 11피트로, 세상에서 제일 크고, 대서양만 빼고 모든 대양 위를 나르며 창공 어느 정도 높이에 다다르면 에너지 소비를 하지 않고 떠 있을 수 있어 날개를 펄럭이지 않고 여러 시간 동안 날 수 있다고 한다. 남극해를 1년에 세 바퀴 돌고(7만5000마일) 평균수명이 50년 이상이며 일부일처의 습성을 가진 특이한 새가 멸종 위기라니 염려되고 슬프다.     알바트로스 새를 데미안 책에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결국 책을 다시 읽게 됐다. 다시 읽으니 좋았다. 내가 이번에 느낀 헤세는 많이 평범하고, 또 많이 비범한 인성의 소유자였다는 점이었다. 우리 모두가 겪는 외로움, 공포, 열등감과 이를 잊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의 어설픈 허세나 회피 과정을 정신학자처럼 잘 표현했다. 목사가 되려고 신학교에 입학했다가 퇴교했던 헤세는 그의 신이 조물주였음을 부인하는 것까지도 매끄럽게 잘 표현했다.   알껍데기를 깨고 세상으로 나오는 새의 모습은 대문 앞쪽, 길을 접한 곳에 있는 현관 입구, 여기에 세워진 돌로 된 아치, 아치 중간 지점 바로 위쪽 벽에 붙어있는 오래된 문장(紋章)에 조각되어 있었고, 이는 덧칠한 페인트에 가려서 형태가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 바로 이 새를 나는 찾아내야 했다. 그 새는 알바트로스가 아닌 매(sparrow hawk)였다. 이론적으로도 헤세가 살았던 유럽, 대서양으로 알바트로스가 날아간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점이, 문장(紋章)의 새, 데미안의 의식과 영(靈)을 뜻하는 새가 알바트로스가 아닌 매라는 것을 반증했다.     다시 읽은 데미안 책은 36년 전에 2달러95센트의 값이 매겨진 반탐북(Bantam Book) 회사가 출판한 것으로 종이는 누렇게 변했고 책 커버는 너덜너덜했다. 지금 다시 들여다보니 영역본 33판이었다. 토머스 만이 1947년 4월에 쓴 소개문으로 영역본은 시작된다.     큰아이가 제일 앞장 빈칸에 나의 이름 ‘Monica C. Ryoo’라고 첫 줄에, 그리고 6/86이라고 그 밑줄에 써 놓았다. 딸은 그때 11살이었을 게다. 멋 부려서 쓴 딸의 글씨체가 좀 낯설다. 지금 40대 중반을 넘어선 그 애는 멋 부린 글씨를 쓰지 않는다. 그 애의 글씨는 아주 작고,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바빠서, 성격이 소심하게 바뀌어서, 완벽주의자가 되어서 글씨체가 변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위의 모든 것’ 아니면 ‘위의 아무것도 아님’이 정답일까?   딸의 사춘기, 청춘기가 데미안과 싱클레어, 지나간 전 세대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이 때로는 우울하고 외롭고 그래서 혼란스럽고 아프고,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행복이라는 방안에서 창살 틈으로 빠져나가 버린 희망의 빛을 되찾으려고 방황했을까.     방황의 광야는 어떠했을까. 희망의 빛은 방에서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광야를 지나 되돌아 왔을 때 알게 되었기를 바란다.   남극을 떠나 쉬지 않고 지구를 돌다가 다시 남극으로 돌아가는 알바트로스가 되지 않아도 된다. 매서운 눈으로 세상을 주시하는 매가 아니어도 된다. 위험이 주위를 둘러쌀 때, 악이 무섭게 달려들 때, 우리는 친구를 부르면 된다. 우리는 우리 속 깊은 곳에 친구가 함께함을 알게 될 것이다. 딸과 우리들의 데미안은 누구인가? 전월화(류 모니카) / 수필가수필 데미안 친구 데미안 얼음덩어리인 남극 남극 대륙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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