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 이틀 만에 겨우 시신 수습…셰리프국, 임연일씨 정보 공개
한인 산악인 임연일씨의 사망 소식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본지 7월 7일자 A1면〉, 당시 정확한 사고 및 구조 상황이 셰리프국을 통해 공개됐다. 6일 인요카운티 셰리프국이 구조팀(SAR)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페이스북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조난 신고가 들어온 것은 2일 오후 4시 30분쯤이다. 당국은 당시 중가주 빅 파인 인근 레드 레이크 위쪽 스플릿 마운틴 1만2500피트 부근에서 눈사태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날 일찍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오던 중이었던 임씨와 한인 부부에게 미끄럽고 습한 눈사태가 덮쳤고 모두 상처를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임씨는 머리와 갈비뼈를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해군 항공 무기 기지 차이나 레이크에서 헬기를 타고 출발한 구조팀 봉사자 4명은 1만466피트 부근 레드 레이크에 도착해 눈사태 현장까지 2000피트를 도보로 올라갔다. 당국은 “일행의 위치를 파악했지만 높은 고도와 지형, 어둠으로 인한 시야 확보 어려움 때문에 시신 수습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레드 레이크 인근에서 부상자 2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당시 산밑에서 연락을 받고 대기 중이던 고인의 지인 폴 김씨는 “이날 일행은 무선통신장치 ‘비콘’으로 구조요청을 했지만, 당시 구조대가 이들에게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라고 했다고 들었다”며 “뒤늦게 오후 9시쯤 헬기가 왔고 구조팀은 이동 중이었던 한인 부부를 발견해 헬기를 태워 보냈다. 이어 수색을 이어가던 중 오후 11시 넘어서 임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구조 요청 당시만 해도 의식이 있었던 임씨는 이동하려는 한인 부부에게 “내려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는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아침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헬기가 시신 수습을 시도했지만 열악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실패했다. 이후 구조팀이 다시 2000피트를 도보로 올라가 시신을 수습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현재 임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임씨와 일행이 오른 스플릿 산은 고도 1만4000피트가 넘는 캘리포니아의 높은 산 15개 중 하나로, 전문 산악인들 사이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곳이다. 김씨에 따르면 숨진 임씨는 LA산악회(LA알파인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었으며 이번 산행은 개인적인 일정이었다고 전했다. 이 산악회 회원인 김씨는 “보통 7월에는 눈사태를 거의 볼 수 없어 위험할 거라 생각 못 했을 것”이라며 “소식을 들은 산악회 회원들도 모두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현재 임씨의 장례비 등을 위해 유가족이 3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 중인 고펀드미 페이지(gofundme.com/f/snowslide-accident-that-took-away-our-dad)에는 7일 오후 4시 30분 현재 1만4790달러가 모였다. 한편, 시에라 눈사태 센터(Sierra Avalanche Center)는 이번 사고가 지난달에 이어 눈사태 관련 두 번째 사망 사고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기상 조건은 여름에도 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센터는 “산 표면에 쌓인 눈이 굳지 않고 밤새 재동결이 없어서 습하고 느슨한 상태의 눈사태를 일으키기 쉽다”며 “이로 인해 가파른 지형에서 추락을 막기가 매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교(Snow bridge)가 녹으면서 체중으로 무너지기 쉽고, 일부 개울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흘러 건너기 어렵다”며 등산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셰리프국 기상악화 시신 수습 구조팀 봉사자 레드 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