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2명 중 1명 "이단 교리 분별할 자신 없어"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에서 발생한 한인 여성 살인 사건본지 9월 15일자 A-1면〉은 '종교'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 용의자들은 자신을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로 지칭했다. 피해 여성 역시 종교 단체 가입을 위해 애틀랜타에 온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5는 최근 "경찰은 피해자의 상처나 부상 정도가 특정 종교의식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한인 사회에 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교회는 한인 사회의 중심축이다. 경찰이 사건 브리핑에서 개신교 관련 용어를 사용하자 교계 관계자들도 주의 깊게 이번 사건을 지켜봤다. '이단' 또는 '사이비'는 교계내에서 늘 심각한 이슈였다. 그만큼 교계에서는 민감한 문제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한국 교회의 이단 신자 실태를 조사했다. 미주한인교회는 한국교계의 모판이다. 이번 조사가 미주한인교회에도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단 조사 결과를 분석해봤다. 교계를 대상으로 이단 단체에 대한 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현재 이단 단체에 속한 사람(304명) ▶이단 단체에 속하지 않은 사람(1858명.19세 이상) ▶교회에 소속된 목회자(500명) 등이었다. 먼저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국 교계내 이단 단체 신자를 약 59만 명으로 추정한다. 전체 교회 출석 개신교인의 약 8.2%다. 목회데이터연구소측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자료를 인용, 이단 단체를 최근 사이비 종교와 교주의 실체를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 실체가 밝혀진 JMS를 비롯한 신천지, 여호와의 증인, 만민중앙교회, 구원파, 모르몬교 등으로 규정했다. 이단 단체에 한번 빠지면 기성 교회로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사 결과 일반 개신교인 중 이단 단체에 빠졌다가 다시 나온 경우는 3%에 불과하다. 이단 단체에서 빠져나온 이유(중복응답 가능)로는 '교리가 비성경적이어서(33%)'가 가장 많았다. 이어 교주를 신격화해서.과도한 헌금을 요구해서(각각 13%), 성도들을 강압적으로 규제해서 등의 순이다. 이단 단체에 소속된 이들은 대체로 젊은층이다. 이단 단체 신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40대 이하 젊은 층 비율은 69% ▶이단 신자가 현 종파에 소속된 시기는 평균 22세 ▶미혼자 또는 1인 가구 비율이 기성교회 개신교 신자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개신교 신자 2명 중 1명(56%)은 50대 이상이다. 또, 개신교 신자는 20대(12%), 30대(13%), 40대(19%) 등 젊은층 비율이 각각 20% 미만이다. 반면, 이단 단체에 속한 이들은 20대(19%), 30대(22%), 40대(27%) 등 개신교와 비교하면 젊은층이 더 많았다. 이단 단체 신자 중 대부분은 기성교회에 출석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단 단체에 속한 신자에게 과거 종교 활동 경험이 있는지 물은 결과, '종교활동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59%다. 이중 종교활동을 했던 곳이 '기독교'라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86%였다. 이들은 왜 교회에 다니다가 이단 단체로 옮겼을까. 이유는 '개신교의 윤리 부재'를 꼽았다. 이단 신자들은 과거 기성 교회에서 생활할때 '종교 지도자와 교인들이 윤리적이지 않다(53%)' '교리에 대해 의심이 있었다(44%)' '교인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다(44%)'고 평가했다. 이단 신자들이 현 종파에 가입하게 된 경로는 '교리 공부'를 꼽았다. '교리 또는 성경공부를 하자고 권유받았다(37%)'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냥 교회에 가자고 권유받았다(32%)'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고 권유 받았다(11%)'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단 신자들의 믿음은 확고한 편이다. 현 소속 종파에 대해 '의심을 해본 적이 없다' 또는 '과거에 했는데 현재는 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86%에 달했다. 언론의 이단 단체 보도에 대해서도 '나 혹은 우리 종파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는 '왜곡, 과장 보도라고 생각한다'라는 응답 역시 87%로 조사됐다. 이번에는 기성 교회에 속한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이단 단체에 대해 물었다. 개신교인 10명 중 1명(13%)이 가족 또는 지인 중 이단 단체에 소속된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이단 단체에 소속된 사람을 아는 개신교인 중 68%는 이단 모임 참여를 권유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권유 방법으로는 '성경공부 권유(49%)'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고 가자고 권유(19%)' '문화 행사 모임이 있다고 가자고 권유(15%)' '이단 단체에 대한 자세한 설명(15%)' '인문학 공부를 하자고 권유(5%)' '취업을 위한 모임이 있다고 권유(4%)' 등의 순이다. 개신교인들은 이단 단체를 분별 또는 교리에 대해 반박할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성교회 교인들에 대한 교리 공부가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신교인 2명 중 1명(48%)은 '나는 이단의 교리를 분별하고 반박할 자신이 없다'고 응답했다. 목회자 중 '이단에 빠진 교인이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달했다. 그만큼 이단 신자들의 기성교회 침투가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목회자들은 이단 단체가 확산하는 이유로 ▶교회가 사람들의 종교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해서(30%) ▶교리 교육의 부재(25%) ▶구원의 확신 결여(18%) ▶목회자 및 교인의 부정적 행태(13%) ▶교계의 소극적 대처(8%) 등을 꼽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소그룹 활동 비율에서는 이단 신자(87%)가 개신교인(49%)보다 2배 가까이 높아 이단 내 소그룹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이단 신자와 일반 개신교인 두 그룹 간의 활동률 외에도 큰 차이를 보인 활동이 바로 전도로 이단의 포교 활동이 얼마나 적극적이고 열심인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도 또는 포교활동을 한 비율을 살펴보면 이단 단체 신자는 84%, 기성교회 개신교인은 46%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5월12~31일까지 진행됐다. 지앤컴리서치가 목회데이터연구소, 바이블백신센터 등과 함께 진행했고 이단 소속 신자들의 응답은 편의 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전체 조사는 무작위추출을 전제로 할 경우 신뢰도는 95%(오차범위 ±2.2%)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교리 교인 이단 단체 종교 단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