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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함께 잘 사는 자본주의

유명 경영인 가운데 괴짜라고 불리는 인물이 많다. 틀에 박힌 방식, 이른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유형이다. 이들은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의 점유율 경쟁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아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소비자를 열광시키는 재주가 있다.  고급화한 플레이버 커피로 커피 시장을 장악한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스마트폰이라는 신세계를 연 애플의 스티브 잡스, 소셜네트워크(SNS) 시대를 알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전기차 상용화를 이끈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괴짜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은 인류의 삶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부류의 괴짜 경영인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앞의 인물들이 시장 주도에 가치를 뒀다면 새로 등장하는 괴짜들은 성과물의 활용 방안에 더 천착한다는 차이가 있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는 지난해 본인은 물론 가족 소유의 주식까지 모두 기부했다. 기부 지분의 98%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설립한 자선재단에, 나머지 2%는 트러스트에 넘기는 방식이다. 그 가치는 무려 30억 달러에 이른다. 앞으로 기업의 수익 역시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 활동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재산이나 기업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경우는 많지만 평생 일군 회사의 지분 전체를 기부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기부 방침에 선뜻 동의한 가족도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등반가 출신인 그는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에 컸고 기부에도 익숙한 경영인이다. 1973년 파타고니아 창업 이후 친환경 원자재 사용을 고집했고 매년 회사 매출의 1%는 기부를 했다.   비록 대규모 투자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FTX 창업주 샘 뱅크먼-프리드도 뜻밖의 면모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평소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신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암호화폐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20대에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00대 부자에 포함될 정도였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최대한의 돈을 가장 효율적인 비영리기관이나 구호활동에 기부하자는 사회운동이다. 부의 축적도 개인의 부유한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뱅크먼-프리드는 평소 “최대한 많이 벌어서 많이 쓰고 싶다”는 말을 주변에 했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FTX재단을 설립했고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설립한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라는 자선단체에도 가입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사기꾼의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동”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그의 일상생활 모습은 다른 젊은 수퍼리치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자본주의 최대 동력은 개인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욕구다. 하지만 이는 ‘빈부 격차’라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쉬나드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자본주의는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저소득층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나의 기부가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형성에 영향을 좋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Oxfam)에 따르면 2020~2021년 2년 동안 세계적으로 창출된 부의 62%를 상위 1%의 수퍼리치들이 차지했다고 한다. 서민들에게는 위기의 시기가 부자들에게는 좋은 돈벌이 기회가 되었던 셈이다.     미국은 상위 1%가 전체 부의 3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특히 빈부 격차가 심한 국가에 속한다. 쉬나드의 바람처럼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가 될 수는 없을까.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자본주의 기부 지분 기부 방침 괴짜 경영인들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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