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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 위한 투자 방법] 리스크 높은 시장 적극적인 방어투자 필수

7월 말과 8월 초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증시가 크게 널뛰었다. 지난주부터 물가 안정세가 확인되면서 증시는 반등하고 있다. 전반적인 상승장세가 바뀐 것이 아니라 단기 조정국면이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러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단기적인 리스크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적절한 리스크 관리 장치가 없이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리스크 관리 중요한 이유   지난 2009년 금융위기가 진정된 이후 시장은 10여년 이상 상승장세를 이어왔다. 중간에 몇 차례 변동성이 높아진 시기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장이 지속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은 ‘리스크 불감증’ 현상마저 낳고 있다. 투자자들은 웬만한 수익률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 시장환경이 많은 리스크 요인을 품고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남은 투자 기간이 50~100년이라면 그냥 사놓고 기다리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럴 시간이 없다.     실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30~40년이다. 은퇴 기간 중에도 투자를 해야 하지만 이 기간은 자금증식보다는 안전한 관리와 효율적인 지출플랜에 방점이 찍히는 시기라 일반적인 투자 기간으로 보기 힘들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주어진 기간이 매우 유한하다는 데 있다. 50% 이상 조정을 겪고 나면 이후 원금 회복만도 10여년이 걸릴 수 있다. 은퇴 기간 중 써야하는 자금이면 타격은 더 클 것이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고, 능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바이 앤 홀드(buy and hold)’는 상승장세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하락장세에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   투자할 때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안전자산과 리스크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다.     이른바 분산투자다. 여기서 안전자산은 주로 채권을 생각하고, 리스크자산은 주식을 생각한다. 그래서 60/40 등의 분산 포트폴리오가 활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분산 포트폴리오도 하락장이 오면 30% 이상 빠질 수 있다. 경험상 그랬고, 앞으로는 더 큰 손실 폭이 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래서 분산 포트폴리오 운용도 능동적인 전술운용 방식을 활용하게 된다.     전통적인 분산 포트폴리오 운용방식에 머물지 않고 리스크가 높은 환경에서는 적극적인 방어투자를 하는 것이다.     안전자산 비중을 늘릴 수도 있고,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투자방법   언급한 것처럼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형 자산운용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방식도 그 안에서 보수적인 접근법으로 하거나 공격적인 접근법으로 할 수 있다.     시장이 50% 하락할 때 최고 하락 폭을 5~20% 안팎에서 막아내면서 장기적인 수익률은 시장 벤치마크를 앞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는 하락장을 실제 방어해본 경험이 있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할 때 방어와 공격을 효과적으로 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방법 중에는 지수형 연금(FIA)과 지수와 연계된 투자성 연금(RILA)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수형 연금은 하락장에 따른 손실이 없다.     반면 시장이 오를 때 받을 수 있는 수익에 제한이 있다. 잠재적 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위해선 어느 정도 손실 리스크를 수용하는 투자성 지수형 연금을 활용해야 한다. 하락장에 따른 손실을 10~40%까지 막아주고,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수익만 주는 방법이다.   현재 지수형 연금의 수익 상한선은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S&P500 기준 13~16% 정도 선에서 형성돼 있다.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이자가 높아지고 변동성이 낮았던 지난 수년간의 시장환경의 결과물이다.     투자 리스크를 부분적으로 가져가는 RILA의 경우는 10% 손실 방어벽(buffer)을 선택하면 S&P500 기준 16~20% 정도로 상한선이 높게 책정돼 있다. 5% 조정은 연평균 세 차례가 조금 넘고, 10% 조정은 연평균 한 차례가 조금 넘는다. 이런 일반적인 조정만 있는 시장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텐셜’이 있다.     이런 상품이 가진 또 다른 강점은 인덱스 선택폭이 더 다양하거나 시장의 움직임이 상승이나 하락으로 뚜렷한 방향성이 없이 등락을 반복하는 소위 ‘플랫(flat)’한 시장환경일 때 하락장과 상승장 양쪽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옵션들도 제공한다는 점일 것이다.     나름 시장환경에 능동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는 선택옵션들이 있다는 점에서 정적인 지수형 연금보다 운용이 탄력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상품에 따라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했을 경우 시장이 내려가기 전에 이를 확정(lock-in)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요즘은 그런데 100% 손실 리스크가 없으면서도 13~16% 수익이 가능한 지수형 연금의 경쟁력이 높아져서 조기 해지할 계획만 아니라면 더 선호될 수도 있다. RILA의 경우 10% 이상 손실 방어벽을 가져가면 오히려 수익 포텐셜이 낮을 수도 있고, 10% 손실 방어벽을 가져갈 경우 추가 수익 포텐셜이 3% 안팎이라 리스크에 대한 ‘리워드’로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용   능동적 자산운용, 지수형 연금, 투자성 지수형 연금 등은 모두 리스크 관리형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들이다. 어떤 방법을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각자의 리스크 성향과 수용 능력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리스크를 더 원할 경우 능동적 자산운용이 일반적으로 적절하고, 리스크를 적게 가져가길 원할수록 지수형 연금이 더 적절할 수 있다. 투자성 지수형 연금은 양자의 중간 지대에 있는 옵션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그러나 일반적인 구분법이고 이들 방법이 상호 배타적인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들 여러 방법을 동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 각자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100% 투자 리스크를 가져가는 방식부터 100% 투자 리스크를 지우는 방식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고, 다양한 조합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리스크 관리 위한 투자 방법 연금 방어투자 리스크 관리형 투자성 지수형 리스크 불감증

2024-08-20

은행 파산 우려에 "리스크 관리형 자산 운영 필요"

지난 연말 기준 미국 내 16위에 랭크됐던 실리콘밸리은행이 무너졌다. 자산 규모가 2090억 달러 은행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 은행의 파산이고, 역사상으로는 워싱턴뮤추얼 다음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은행 파산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에 곧이어 파산한 가상화폐 전문 시그니처은행과 지난 8일 자진 청산한 실버게이트 캐피털 등을 합하면 이달 들어 세 개 은행이 줄도산한 셈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왜 파산했나   간단히 답하면 예금주들에게 돌려줄 현금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예금 대량 인출 사태라고 볼 수 있는 이른바 ‘뱅크런(bank run)’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주 수요일 SVB는 약 20억 달러의 자금조달이 필요했다.     은행이 자금을 못 맞추고 있다는 소식에 이 은행의 주 고객인 벤처기업들이 돈을 빼기 시작해 인출 금액이 목요일까지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은행 고객들의 인출 요청이 짧은 기간 동시에 쇄도한 것이다.     정부는 현 사태가 금융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모든 예금을 보호 한도에 상관없이 보증하기로 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호 한도액은 현재 25만 달러지만 파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고객들이 기업이었고 이들의 예금은 보호 한도액을 쉽게 넘었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일단 추가 위험은 막은 셈이다.   ▶부분지급준비제도   뱅크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재 은행제도에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은 예금의 10%만 남기고 나머지를 대출할 수 있다. 이 경우 10%만 지급준비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예금주의 돈 100%를 현금으로 갖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평상시에는 예금의 100%를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십, 수백만 고객들의 예금과 인출이 ‘랜덤’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고객이 인출을 원하면 다른 고객의 예치금으로 내어주는 식이다.     그런데 경기가 나빠지면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 실제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극히 단순화하면 이런 얘기다. 오늘 1000달러의 예금을 유치했는데 100달러만 금고에 넣고 나머지 900달러는 대출해줬다.     물론 이 대출금은 당장 회수되는 것이 아니다. 수중에 100달러만 갖고 있는 데 다음날 예금주가 1000달러 인출을 요구한다. 결국 내줄 돈이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러면 파산이다.     실리콘밸리은행의 경우 주 고객이 벤처기업들이다. 아직 수익을 내기보다는 지출이 많은 기업이다. 벤처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지만, 통상적으로도 예금보다는 인출이 많을 수 있는 구조였다고 볼 수 있다. 경기가 악화하면 지급준비금이 언제든 부족해질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팬데믹 이후 예금이 늘어난 많은 중소형 은행들은 지급준비금을 연방 국채로 갖고 있었다. 그런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들 국채값이 크게 떨어졌다. 팔면 손실이 된다.     실리콘밸리은행이 지난 수요일 20억 달러가 필요했다는 것은 채권을 손절매해 대차대조표에 그만큼 구멍이 났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400억 달러에 달하는 뱅크런까지 겹치니 결국 버티지 못하게 된 것이다.   ▶금융위기로 확산 여부     물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실리콘밸리은행이 16대 은행이고 2090억 달러 자산 규모를 갖고 있었다고 하지만 사실 이는 전체 은행들의 총자산 규모에 비하면 1%도 안 된다. 은행권 내 다른 기관들로 그 여파가 심각하게 전달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현재 개별 은행들의 포트폴리오 구조나 재무상태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급준비금이 부족한 상태로 들어가고 있는 중소은행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중소은행들 역시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손실을 본 상태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은행들의 채권 포트폴리오의 가치 역시 계속 떨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팔기 전까지는 손실로 잡히지는 않는다. 장부상에서도 시장가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문제로 가시화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영 리스크는 높아질 것이나 연준은 시중 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한 준비금까지 합하면 전혀 지급준비금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은행이 지금까지의 채권 포트폴리오의 일부 손실 정도는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망     은행주들은 당연히 타격을 받고 있다. 지금 시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이다.     문제는 은행제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다. 부분지급준비제에 근거해 은행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제도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현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뱅크런이 속출할 수 있다.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지만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각자에게 맞는 충분한 안전자산 비중을 가져가야 한다. 위험자산 비중을 너무 높게 가져가는 것은 아직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시장과 투자를 멀리하라는 의미는 당연히 아니다. 늘 강조하지만, 리스크 관리형 자산운용이 필요한 환경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시장 뉴스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대체로 후회할 행동이 된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각자의 투자목적과 목표, 리스크 성향과 수용 능력을 재점검하고 그에 비춰 포트폴리오를 리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리스크 관리형 은행 고객들 현재 은행제도 규모 은행

2023-03-14

[은퇴 자금 리스크 관리] 은퇴 포트폴리오 변동성 관리 지름길…소득 다원화

은퇴소득을 만들 수 있는 자산 유형은 많다.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소득원을 다양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자산 유형을 활용한 은퇴 소득원의 다원화는 투자수익 순서가 갖는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 요즘처럼 시장이 불안장세를 보이는 환경 속에서는 이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은퇴 소득원의 다원화와 리스크 관리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여부에 대한 소식과 분석이 각종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은퇴계좌가 지난 한 해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상대적으로 젊은층은 그래도 버틸 시간이 있다.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기다리면 회복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개인은퇴계좌 IRA나 직장의 연금플랜인 401(k) 등이 은퇴자금의 전부인 이들은 특히 그렇다. 이때 은퇴 소득원을 다원화하고 있었다면 불안해하지 않으며 계획대로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원하는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소득원의 다원화가 리스크 관리 효과를 낸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일반적으로 자금축적 기간을 지나 은퇴 시기가 임박하면 이제 중요한 것은 그동안 모든 돈을 안전하게 잘 관리하는 것이다. 잃지 않는 것이 많이 불리는 것보다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투자를 지속하면서 인출을 꾸준히 해야 하는 상황이면 방법은 사실 하나뿐이다. 적게 인출하는 것이다. 최대한 적게 빼 쓰면서 시장이 회복할 때까지 버티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최악의 대안이다.   한 가지 소득원밖에 없다면 사실 이외 다른 대안이 별로 없다. 다른 소득원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이 회복하는 동안 필요한 자금을 다른 소득원에서 충당하며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이 난 소득원에서 인출을 하면 해당 소득원은 기대보다 빨리 소진돼버릴 수 있다.     하지만 건드리지 않고 투자를 지속하면 보다 빨리 회복할 수 있는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손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긴 하지만 반드시 인출을 해야 하는 상황보다는 확실히 나은 대안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좀 더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형 투자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인출해야 할 때가 오기 전에 분산하라   은퇴 후 생활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원이 다양하면 시장 변동성에 대처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에 따른 손실 리스크와 이로 인한 재정적, 심리적 압박은 사실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능하다면 미리 은퇴 소득원 분산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계좌뿐만 아니라 저축성 생명보험, 연금 등으로 소득원을 분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임대 부동산 등도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인들은 다른 방식에 비해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은퇴 소득원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어쨌든 이런 경우도 그것에만 ‘올인’하는 것은 현명한 준비라고 보기 힘들 것이다. 여력이 된다면 가능한 다양한 옵션을 갖는 것이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중요하다    ▶시간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시간을 두고 꾸준히 준비할 때 결과가 좋다. 은퇴준비는 특히 그렇다. 은퇴 소득원을 분산하는 작업을 은퇴할 때가 다 되어 시작하면 늦은 감이 있다. 다양한 자산 유형을 활용해 자금을 축적하는 과정이 필요한 데 이는 단기간에 이루기 어렵다. IRA나 401(k)를 활용한 은퇴투자도 적립 금액보다는 적립 기간이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얼마나 오랜 기간 투자, 저축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난다.   연금은 자금축적을 위해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미 모아둔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인출해 쓸 수 있는 효과적인 옵션이기도 하다.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해도 모아둔 IRA나 401(k)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분산의 도구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시간 여유가 많을수록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축성 생명보험은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은퇴자금으로 쓰기 위해선 장기간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출해 써야 할 때 소득세 없이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방법 중 한 가지라는 점도 요긴한 혜택 중 하나다. IRA나 401(k)는 Roth 계좌가 아니라면 인출하는 돈에 대해선 그해 소득으로 간주해 세금을 내야 하지만 생명보험 안에 있는 자금은 세금 없이 쓸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은퇴자금으로 쓰지 않을 경우엔 가족들을 위한 보호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요즘은 내가 아프면 쓸 수 있는 다목적 금융상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암이나 풍 등 위중한 병에 걸리거나 롱텀케어가 필요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들 기타 자산 유형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 포트폴리오가 손실을 경험할 때 중요한 대체 소득원 역할을 할 수 있다. 리스크 성향에 따라 투자성, 지수형, 변동 이자형, 확정 이자형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향후 이자가 올라가는 환경이 지속하면 중도, 보수 성향의 투자자들은 지수형이나 변동 이자형이 유리하고, 적합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도움이 되는 준비가 될지 여부는 결국 시간이 좌우한다.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은퇴 자금 리스크 관리 연금 포트폴리오 은퇴 소득원 개인은퇴계좌 ira 리스크 관리형

2023-01-24

[재테크] '바이 더 딥(buy-the-deep)'과 리스크 관리형 투자

흔히들 ‘샌타랠리’로 불리는 12월 상승장이 사실상 실종된 듯한 한 달이었다.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방향을 못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해 전체를 보면 시장은 전반적인 상승 기조를 유지해 왔다. 경기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낙관을 등에 업고 11월말까지 S&P 500 기준 22%가 올랐다. 이는 2019년의 29%, 2020년의 16%에 이어 3년연속 두 자리 수 큰 폭 성장이어서 예상 밖의 선전으로 읽히고 있다. 새해 시장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의 현 상황 = 현재 선 지점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 12월 들어 시장이 방황한 데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우려가 몇 가지 있다.     우선 통화정책이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도 통화정책 기조를 공시했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는 하나 점차 긴축을 향해 진도가 나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 오미크론이 가세했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공급망 문제가 있고, 정부의 대규모 지출계획이 의회서 막혀 있는 상황도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경기부양책이 통화와 지출 양쪽에서 후퇴하는 모양새인 탓이다.   12월 시장 분위기는 그래서 ‘리스크-오프(risk-off)’ 가 우세했다. 상승장의 힘이 약해지는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가치와 방어가 성장과 모멘텀의 자리를 대체했다. 상품시장도 약세를 지속했고 연방 국채는 안전투자처로 자리를 굳게 지켰다. 덕분에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까지도 1.4%선을 밑돌았다.   ▶투자심리 위축 = 단기적으로 보면 최근 투자 심리는 2020년에 비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글로벌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금 자산 비중이 전달 4.4%에서 5.1%로 늘었다. 주식형 자산 비중이 지난해 10월이후 최저점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현금자산 비율은 여전히 역사적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사실상 마이너스 실질 금리 환경인 데다 기업실적 호조, 경기회복세 지속 등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투자가 가장 몰린 분야는 하이테크 분야와 비트코인, ESG 등에 대해서는 ‘사자’ 쪽이고 국채, 중국, 신흥시장 등은 ‘팔자’ 쪽이다. 그런데 연말연시 투자환경은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로 오히려 과민 반응할 수 있다. 특정 촉매나 거래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클 수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로 인한 조정이 있을 경우 여전히 ‘사자’ 기회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바이 더 딥’ 현상 = 그야말로 지칠 줄 모르는 상승장이다. 이번 주 S&P 500은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68회째다. 12월 중 등락을 반복하던 증시가 마지막 주에 ‘랠리’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우나 나스닥은 S&P 500의 최고치 경신에 아직 동참하지 않았지만 최고치에 매우 근접한 상태다.     시장이 이렇게 매번 소폭 조정이 있을 때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온 것은 투자자들의 ‘바이 더 딥’ 성향 덕분으로 볼 수 있다.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사자’로 화답해 온 결과인 셈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현상이 유지될 수 있을 지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의구심을 가질 법하다. S&P 이외 다른 시장이 이번 주를 어떻게 마감하는 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오미크론 확산세 속에서도 추가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상황이다.   ▶리스크 관리형 자산운용 = 전망과 분석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적에 맞는 꾸준한 투자전략을 갖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을 반영할 수는 있지만 ‘맹목적’이 되어서는 어렵다. 시장은 늘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한 가지가 해소되었다 싶으면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 늘 등장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현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기의 흐름과 시장의 반응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리스크는 피하고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꾸준한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것이 단 번에 큰 수익률을 내려는 시도보다 성공확률이 높다.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리스크 관리형 자산운용은 리스크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다만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 하락장이 주는 충격의 80% 이상을 피하는 것에 주된 관심을 둔다. 반면 상승장의 열매 역시 80% 이상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자산운용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 벤치마크의 성적을 상회할 수 있다.     아무도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목적과 그에 기반한 리스크 수용 정도, 리스크 수용 능력은 충분히 진단하고 가늠할 수 있다. 언제까지 ‘바이 더 딥’ 현상에 기댈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 요즘의 시장 상황은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형 투자전략이 더욱 필요한 환경으로 읽힌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재테크 리스크 관리형 연말연시 투자환경 투자심리 위축 국채 신흥시장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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