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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100년 산책] 14살 때 죽음 앞두고 올린 기도, 평생 지킨 '기도하는 삶'

1940년 무렵이었다. 내가 숭실중학 4학년을 끝내면서 평양 교육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일본의 조선총독부는 평양에 하나뿐인 숭실전문학교와 숭실중학교, 숭의여자중학교를 폐교했다. 민족주의 기독교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평양의 3숭(3崇) 폐교 사건으로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그 대안으로 일본인 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제1 공립중학교, 한국 학생을 위한 평양고보를 제2 공립중학교, 숭실학교를 폐교한 대신 제3 공립중학교로 개편하면서 한국 학생과 일본 학생이 함께 공부하게 했다. 기독교 민족주의 학생을 황국(皇國) 시민으로 개조하는 학교로 만들었다.   황국시민 양성에 몰두한 일제의 횡포     숭실학교에서 자란 우리를 1년 동안에 일본 국민으로 개조하려는 교육이 어떠했겠는가. 또 학생들이 받는 정신적 고통과 혼란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부모와 사랑으로 한마음이 된 어린애가 증오심에 가득 찬 계모 밑에 사는 1년이었다. 100명 정도의 4학년 학생을 반으로 축소했기에 퇴학당하는 학생 없이 졸업한 것이 다행이었다.   학교 교문 안에서는 한국말을 사용할 수 없었고, 민족주의와 기독교 사상도 금지했다. 나 같은 학생까지 교무실에 끌려가 모든 선생이 보는 앞에서 담임 선생에게 이유 없는 구타를 당했다. 기독교 가정 출신이고 기독학생회 간부로 있었던 이력 때문이다. 내 친구들과 함께 졸업을 못 하게 되는가를 걱정했다.   그 1년 동안 나는 일생에서 최악의 교육을 경험했다. 민족을 사랑하는 전통을, 침략국인 일본 국민으로 바꾸려는 정치교육이었다. 그것은 교육이 아니고 정치적 인간개조의 수단이었다.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인간교육이 정치 목적의 수단이었다. 있을 수 없는 교육이었다. 일본 본토 안에서도 그런 교육은 없었으니까.   25세에 북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정치적 안정기가 회복되면서 나 같은 자유주의 지성인은 할 일도 없지만 북 정권에서 본다면 최악의 성분과 반동분자에 속한다. 고향에 조용히 머물면서 주변 농촌 젊은이를 위해 중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목적으로 사립중학교를 설립했다. 뜻을 같이하는, 숭실학교에 함께 다녔던 대학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다.   북한 정권의 특수층 세습 교육     그러나 교육환경이나 사회생활 여건으로 보아 공산정권은 일제강점기보다 더 심한 악조건을 갖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만 조용히 항일·친일을 떠나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공산 치하에서는 종교적 신앙까지 지킬 수가 없었다. 공산주의자가 되거나 정권의 노예가 되는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   우리가 뜻한 교육은 공산당원의 감시로 허용되지 않았다. 학생 일부는 민주청년동맹에 가입하지 않으면 학교 운영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국 학교 이사장은 체포되어 수감됐고, 교장인 나도 신변 보장을 받을 수 없어 교육을 단념하고 탈북했다. 사립 교육 자체가 불법이었으니까.   그때 함께 고생하던 교사 전부가 서울에 와서 중고등학교 교사, 그리고 나중에 교장이 되었다. 공산정권은 자유주의자는 공산주의자가 될 수 있어도, 종교인은 공산주의자가 되지 못한다고 단정했다. 소련·중공·북한에서는 종교가 사라졌고, 전통적인 종교 국가는 공산국가가 되지 않았다. 유럽과 미주만이 아니다. 인도와 중동도 그렇다. 사회주의까지는 되어도 종교는 공산국가에서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북한의 교육이 어떻게 되었겠는가. 교육다운 교육은 일제강점기 시대보다 더 불가능해졌다. 지금은 공산주의 교육보다 김일성 왕가를 위한 정신교육으로 퇴락했다.   해방을 맞은 뒤 1년이 되면서 우리 마을 북쪽에는 ‘유가족 학교’가 설립됐다. 공산주의와 항일운동에 가담했던 당원들의 가족을 위한 특수학교다. 그 학교 출신이 김일성대학과 김책공대로 진학해 공산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기반은 일찍부터 계획했다. 최고의 성분을 갖춘 미래의 지도자 양성의 특수학교였다. 공산주의자들이 세습적으로 계승하는 특수층 교육기관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공산국가에서는 사상의 자유나 인문학이 설 자리가 없다. 정치 목표와 이념이 절대적 신념과 같이 교육의 지상목표가 된다. 그곳에서 인간교육을 한다는 것은 빙판에 씨를 뿌리는 것 같은 무모하고 불가능한 일이다.    공산국가엔 인문학이 살 수 없어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러시아는 100년 동안에 문화 후진국으로 추락했다. 중국은 2500년 동안의 문화 정신적 전통과 유산을 버리고 아시아의 대표적인 공산국가가 되었다. 북한은 유례없는 인간 상실의 사회로 변했다.   대한민국이 교육의 자유 국가로 출범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자유는 선택과 다양한 정신문화의 창조와 함께 이루어진다. 교육을 기반 배경으로 민족 이상이 가능해진다. 지난 70년간의 국가 성장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세계무대에서 경제 10위권에 걸맞은 교육을 위해서는 개혁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교육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 정치나 경제의 수단 방법이 아니다. 사회 모든 분야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계속되는 인간성 회복과 선한 사회질서 창출이다. 선한 인간성의 완성이 인간적 가치와 사회의 출발과 목표가 되어야 한다. 최선의 교육이 역사와 사회의 원천과 희망이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북한 기도 평양 교육계 공립중학교 한국 기독학생회 간부

2023-11-10

선별입학제 택한 뉴욕시 공립중학교 70%↓

26일 공립중학교 입학신청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뉴욕시 공립중학교 중 선별적 입학제도를 택한 학교가 7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매체 초크비트가 교육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 중학교 전체 478곳 중 59곳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뉴욕시 공립 중학교에서 중단됐던 속칭 ‘스크린’(학점·결석일수 등 기준)을 통한 입학생 선별절차를 2023~2024학년도부터 다시 실시할 것으로 나타났다.   2020~2021학년도 196곳 대비 69.9% 감소한 것이다.   앞서 지난 9월말 데이비드 뱅크스 시 교육감은 스크린을 통한 공립 중학교 입학생 선별절차를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32개 각 학군장에 위임하면서 1·2·3·7·8·11·12·13·14·15·16·19학군 12곳은 스크린을 통한 입학생 선발을 전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퀸즈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일대를 포함해 한인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25학군과 26학군은 각각 3곳(IS025, JHS189, PS164), 5곳(MS172, JHS067, JHS074, JHS216, MS158)이 스크린을 실시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특히, 25학군은 29학군(퀸즈 로렐톤·캠브리아하이츠)과 더불어 유이하게 전체 32개 학군 중 스크린을 통해 입학생을 선발하는 학교가 늘어난 학군이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등록학생수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스크린 허용 이후 특정 지역에서 학생 수가 반등하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줄어들 경우 입학 정책이 다시 한번 대격변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별적 입학제도에 대한 찬반 여론의 의견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찬성 측은 다양한 수준의 학교가 유지되면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어 학생들도 효율적인 교육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또 스크린을 통한 입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립교 교육이 하향평준화된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스크린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흑인·히스패닉·장애인·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은 스크리닝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입학선별제는 차별적이라며 포괄적 교육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심종민 기자선별입학제 공립중학교 공립중학교 입학신청 입학생 선별절차 입학생 선발

2022-10-26

뉴욕시 공립중학교 선별 입학 재개되나

뉴욕시 공립중학교 입학 과정에서 각 학교가 학생들의 성적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선별적 입학제도가 돌아올지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월말 데이비드 뱅크스 시 교육감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뉴욕시 공립 중학교에서 중단됐던 속칭 ‘스크린’(학점·결석일수 등 기준)을 통한 입학생 선별절차를 다시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2개 각 학군장에게 스크린 실시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위임하면서, 중학교 입학신청 접수 시작일(26일)을 앞두고 여전히 스크린 실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퀸즈 아스토리아 일대를 포함하는 30학군, 맨해튼 이스트빌리지 1학군, 어퍼웨스트와 할렘을 포함하는 3학군 등이 공개적으로 중학교 입학과정에서 스크린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퀸즈 북동부 25·26학군의 경우 각 학교 교장들이 각 학군장에 스크린을 허용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타 학군에선 중학교 입학생들에 대한 스크린 실시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선별적 입학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다양한 수준의 학교가 유지되면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어 학생들도 효율적인 교육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또 스크린을 통한 입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립교 교육이 하향평준화된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스크린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흑인·히스패닉·장애인·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은 스크리닝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입학선별제는 차별적이라며 포괄적 교육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교육매체 초크비트의 보도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에는 뉴욕시 전체 중학교 중 40%가 최소 일부 학생에 대해 선별적 입학 기준을 사용했다. 특히, 시전역 500여 개 중학교 중 112개 학교가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스크린을 실시했다. 심종민 기자공립중학교 뉴욕 뉴욕시 공립중학교 입학생 선별절차 중학교 입학생들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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