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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만원 고속버스 운전사, 운전 중 사망

    승객을 가득 태운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 운전사가 5번 프리웨이에서 운전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뻔한 상황에서 이 운전사는 끝까지 정신줄을 놓지 않고 차를 안전하게 주차시킨 뒤 그 자리에서 숨을 거줬다.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는 9일 오전 4시 30분경 승객을 싣고 5번 프리웨이 남쪽 방향 테혼 패스 지역을 달리던 그레이하운드 소속 버스 운전사가 갑자기 치명적인 의료긴급상황을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CHP는 프리웨이 남쪽 차선을 달리고 있는 버스가 차선을 벗어났다 들어왔다 하며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버스 운전사는 처음에 졸려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며 계속 운전하다 결국 스모키 베어 로드 출구 인근에서 오른쪽 갓길에 차를 세웠고 이후 이 운전사는 숨을 거뒀다고 CHP는 설명했다.   LA 카운티 검시소 측은 현재 숨진 운전사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운전사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고속버스에는 승객이 만원이었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승객은 그레이하운드 측에서 보낸 다른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했다.        디지털본부 뉴스랩고속버스 운전사 고속버스 운전사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 사망 원인

2023-11-09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인생 풍경

서산 친구집에 가기 위해 일찍 준비를 한다. 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막연히 가야될 거라 생각이 들었다. 출판 기념회에 먼 길을 달려온 친구는 그 날 밤 다시 먼 길을 재촉해 갔다. 오늘 나도 재촉해 그를 만나러 간다. 친구의 도움으로 티켓을 핸드폰에 다운로드 받고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기 위해 인사동 안국역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른 아침 공기가 차다. 열차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오고, 곧이어 한 무리의 사람들 틈에 끼어 열차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다음 역은 종로3가입니다.” 짧은 멘트를 남겨놓고 열차는 달린다. 멈춘 역마다 사람을 밀어내고 사람을 반겨주고 열차는 바쁘다. 나도 틈에 끼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린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터미널은 한산하다. 랩탑을 켜놓고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는 사람, 한 몸이 되어 아쉬운 이별을 놓지 못하는 사람, 한칸 떨어진 나에게도 들리게 큰소리로 전화를 하는 사람, 엄마를 떠나 보내면서 손을 꼭 잡고 놓지 못하는 자식의 안타까움이 배어나는 이곳은 바로 인생풍경이 아닌가. 어딘가로부터 와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시간과 풍경 속에 추억을 묻고, 문이 열리고 문이 닫치고 또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울고, 이별을 고하는 바로 그 인생이 아닌가.   친구와의 짧고도 긴 해후를 뒤로 하고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밤거리를 고속으로 달린 버스는 나를 낮선 곳에 내려놓았다. 지하철 계단을 여러 번 내려가고, 오르는 동안 3호선이란 부호와 화살표는 잃어버리면 안 되는 유일한 지표였다. 누군가가 건네준 비밀 번호처럼 손에 꼭 쥐어야 했다. 잠깐 눈을 돌리면 나는 목적지로부터 멀어져 갈 것이기에 피곤한 눈을 부릅떠야 했다. 밤 12시가 되어야 도착한 곳. 인생의 종착지 같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이, 활 시위를 떠난 화살이 바람같이 날아가듯이 오늘 하루가 꼭 태어나 지내온 그런 인생과 꼭 닮았단 생각이 든다. 시카고가 궁금해진다. (시인, 화가)     인생 풍경     글속에 숨고 그림 속에 번질게요 익어가는 시간들이 쓸쓸해져요 마주 하는 모든 시간 다가오는 모든 풍경들이 아픔인걸요 놓칠 수 없는 시간의 간극 속에 머무를 뿐   닫을 수 없는 밤은 늘 찾아오는 걸요 달이 지고 나면 아침은 늘 숨어있어요 거기 계세요 손짓하는 나를 보셨나요   늘 정면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있어요 잎이 흔들리고, 자동차 경음이 울리고, 신호등 파란빛에 그리로 가고 있어요 커피 향을 맡으면 잡은 손을 놓친 것 보다 더 기대고 싶어 돌아선 뒷모습 생선가시처럼 목에 걸려요   잘 가세요 환한 대낮에 등지고 걷고 있어요 바람에 밤나무 꽃이 아래로 떨고 있어요 강물을 바라다 보는 일이 서로 편해진 오후 흐르는 물속에 그대 웃음 소리가 들려요 내가 힘들어도 그대가 기쁘다면 나는 강물이 되어 멀어져도 슬퍼할 리 없어요   낯선 방에 누워있어요 집을 받들고 길게 옷 벗은 나무들   천근의 눈꺼풀을 껌뻑이며   지탱하려고 수십 번을 뒤척였어요 한번은 어린아이 마냥 천진한 마음으로 또 한번은 천천히 누르는 아픈 통증으로요 잘 가세요 반나절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강물은 까마득히 멀어져 낮선 이의 가슴으로 흐르고 있어요   운전을 하면서 전화를 하고, 또 전화를 하고 “응 응 그치”를 연이어 말하고 귀를 막고 싶은 옆자리가 추워요   바다로 흐르는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무너뜨려야 할 짐을 건네주는   미드나이트는 너무 검어요   두리번거려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요 새벽을 기대할 수 없지만 이만 안녕요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인생 풍경 인생 풍경 고속버스 터미널 서산 친구집

2023-06-26

[수필] 지금도 떠돈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 가면 어색하다. 주위의 문화나 관습을 잘 모르면 불안하기도 하여 조심하게 된다. 게다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상대방이 보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대한민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지만 오랜만에 방문하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당황한다. 마치 미국에 처음 이민하여 느끼던 이방인의 감정을 갖게 된다.   한국방문 중에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는 게 좋다는 권고를 들었으나 무심하게 흘려들었다. 뒤늦게 막상 맞으려 하니 내가 머무르고 있던 소도시에서는 백신이 다 소진되어 맞을 수 없다고 했다. 외국에서 온 사람은 유료로 맞아야 하고 그 수량은 한정돼 있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병원을 알아보기로 했다. 여러 곳을 문의한 끝에 겨우 한 곳을 찾아냈다. 다행히도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인터넷에서 지도를 검색하고 가는 길을 머릿속에 그려 두었다. 고속버스에서 내려 내 생각대로 터미널을 나선 것이 잘못이었다. 한참을 가도 그 빌딩을 찾을 수 없었다. 갑자기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전화기를 꺼내 길 안내를 열어 보았으나 당황한 마음에 더욱 혼돈이 가중되었다. 사거리에 서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노란 조끼를 입은 남자분이 보였다. 아마 공무원이거나 건설 일을 하는 분 같았다. 길을 물어보는 게 낫겠다 싶어서 다가갔다. 빌딩 이름을 대면서 혹시 아는지 물어봤다. 그는 잘 모르겠으나 얼마 전에 새로 생긴 건물이 저쪽에 있다며 한 방향을 가리켰다. 자신 없는 말투였다. 그러고는 나에게 어디를 가려 하냐고 물었다. 병원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왜 미리 자세히 알아보고 오지 않았느냐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야단맞는 기분이 들어서 그냥 말없이 돌아섰다.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 왜 화를 내지? 그의 무례함이 거북한 감정으로 마음에 남았다.   오전에는 자주 산책을 나갔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 뒤로는 잡목이 무성한 언덕이 있다. 옆길에는 산책하기 좋도록 포장이 잘되어 있다. 나무와 풀잎 냄새를 맡으며 언덕을 올라 왼쪽으로 돌아 나오면 포장된 산책길이 나온다. 길옆으로는 각종 운동기구가 즐비하다. 기구에 올라서서 허리 운동을 하던 여인이 어느새 옆으로 다가오더니 말을 건다. 산에서 내려오는 걸 봤을 텐데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묻는다. 언덕을 돌아 나온다고 대답해 줬다.     “아니, 여기서 해도 운동이 되는데 왜 힘들게 거기에 갔다 왔어요?” 여인이 큰 소리로 말한다. 마치 비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순간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충분히 즐기고 왔는데, 그게 야단맞을 일인가. 금세 대답이 나오지 않아서 애매하게 웃으며 경사진 길을 계속 내려갔다. 그 여인이 따라오면서 말한다.     “에이, 그렇게 곧장 걸으면 운동이 하나도 되지 않아요. 자 이렇게 지그재그로 걸어 봐요.” 내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 성가신 기분이 들었으나 빨리 따라 해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내 등 뒤로 그녀의 시선이 따라온다.   운동하던 여인의 목소리에 겹쳐서 서울에서 만났던 노란 조끼의 남자가 생각난다. 오지랖, 과잉 친절과 과도한 참견이지만 그들은 타인에 감정이입을 시도하고 공감을 나누며 도와주려고 했다. 그 마음은 알면서도 당황함과 어색함은 여전히 남는다. 개인주의에 익숙한 나의 몸과 마음은 과한 관심과 호의를 받는 것에 어색하다. 예(Yes) 아니요(No) 같이 명확한 말로 간단히 끝나는 문화에 익숙해졌으나, 그 안에서 가끔 설명할 수 없는 써늘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그러나 또한 ‘정’이라고 표현되는, 고향 사람들 정서에 함께 도달하기에는 여유가 부족하다. 다른 문화권에서 세월의 흐름을 따라 어렵사리 적응하려 했던 시간이 이제는 모국의 문화에 부딪혀 버석거린다. 번화한 거리에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서 있는 듯, 시선은 방향을 잃고 헤맨다. 어색한 몸짓으로 이방인이 되어 떠도는 느낌에 외롭다. 차라리 인생은 여행이라고, 아직도 즐거운 여행을 계속하는 중이라고 자신을 설득해 보면 좀 나아지려나.   엘리베이터 안에 초등학생 두 명이 들어온다. 나를 보더니 꾸뻑하고 절을 하며 “안녕하세요?”한다. 전혀 모르는 아이들이 인사를 하니 오히려 내가 잠시 당황한다. 그래~ 우물쭈물 말을 더듬는다. 한영 / 수필가수필 각종 운동기구 서울 고속버스 허리 운동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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