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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회장 차녀, 기소된 美 중국계 회사 자금업무 의혹…본인은 “사실 무근”

SK그룹의 차녀 최민정씨가 각성제로 분류되는 약물의 처방전을 남발하다 경영진이 기소된 미국의 중국계 의료 회사에서 자금 업무에 관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최씨 측은 문제가 된 자금 업무는 퇴사 이후의 일이므로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지역 원격의료 회사 ‘던 글로벌(Done Global)’의 경영진들이 소셜 미디어에 과장 광고를 게재,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인 애더럴(Adderall)을 부적절하게 처방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더럴은 마약류로 분류되진 않지만, 각성 효과가 있어 제대로 된 처방에 따라 사용하지 않으면 심장마비 및 약물 의존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현재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오남용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약물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팬데믹 이후 원격 의료 활성화 과정에서 4000만개 이상의 애더럴을 처방하고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중국계 루시아 허(Ruthia He)가 기소 직전 중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홍콩으로 돈을 이체하는 일을 최씨에게 맡겼다고 26일 보도했다.   WSJ은 최씨와 관련해 “그의 아버지는 한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인 최태원이고 할아버지는 대통령이었다”고 실명을 적시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씨는 이 회사에서 재무책임자로 근무했고 허 CEO와는 베이징 대학 동문이다. 허 CEO는 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홍콩으로 향하는 편도 비행기 표를 구매, 미국에 예치됐던 돈을 중국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 담당자인 최씨에게 25만 달러를 홍콩으로 이체하는 일이 주어졌다는 게 WSJ 보도 요지다.   이에 대해 최씨가 창업한 의료 스타트업 인테그럴헬스 홍보실은 29일 “거짓 사실과 사람들을 오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해왔다. 최씨는 2024년 1월 던 글로벌의 재무 컨설턴트 겸 고문직을 이미 사임했기 때문에 그 뒤의 자금 이체 업무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 SK그룹 측도 이 날 “최씨는 처방 규정에 따른 안전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 데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것을 계기로 던의 CEO와 의견충돌이 이어져 퇴사한 것”이라고 알려왔다.   허 CEO는 지난 6월 수사당국에 체포돼 3개월 동안 수감된 뒤 풀려났지만, 해외 도주 우려가 있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현재 자택에 연금돼 있는 상태다. 최씨는 기소 명단에 들어 있지 않다.   WSJ은 “미국 본사의 직원들은 다수 퇴사했지만 중국에 있는 회사를 통해 던 글로벌의 사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여전히 미국인들이 각성제를 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던 글로벌의 환자 수는 지난 5월 기준으로 6만7000명이었다. 2022년 11월(약 5만6000명)에 비하면 약 20%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 회사에서 근무했던 간호사 켈리 고든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으로 처방전을 갱신하고 발급하도록 지시를 받았다”며 “제대로 관리돼야 하는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처방하든지, 회사에서 나가든지 하라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2014년 한국 해군 사관후보생에 지원해 소위로 임관한 뒤 함정 병과 장교로 2015년 청해부대에서 활동했다. 이때 충무공 이순신함에 승선, 6개월간 아덴만에서 파병 근무도 했다. 2017년 전역 후에는 중국 투자 회사인 홍이투자(弘毅投資·Hony Capital)에 입사, 글로벌 M&A팀에서 근무했다. 2019년부터는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해 일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이번에 적발된 던 글로벌의 재무 컨설턴트 겸 고문으로도 일했다.   최씨는 내달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약혼자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해병대에서 복무했고 주한미군으로 10개월 간 근무하기도 했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SK 최민정 최태원 각성제 ADHD 중국계

2024-09-29

펜타닐·각성제 남용 급증…헤로인·천연성 마약 감소

가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약물 남용 트렌드가 바뀌면서 이에 따른 사망 추이도 달라졌다.     펜타닐 유행과 더불어 코카인, 메탐페타민 등 각성제 종류의 약물 남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노숙자들의 각성제 남용이 증가함에 따라 가주 노숙자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7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년간 마약에 의한 미국 전체 사망률은 2.3% 상승했다. 동일 기간 동안 약물 별 사망률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헤로인과 천연성 마약은 각각 33.7%, 12.8% 감소했다. 반면, 펜타닐 등 합성 마약과 각성제는 각각 5.7%, 6.4% 증가했다. 또, 코카인의 경우 무려 12.2%나 상승했다.     이와 비슷하게 가주 내 각성제에 의한 사망률은 3년간 2배 이상 상승했다. 가주 공공보건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각성제에 의한 사망자 수는 2875명으로 나타났고 그 중 571명이 LA카운티에서 사망했다. 2022년에는 이보다 102.8%나 상승해 5833명이 각성제에 의해 사망했다. 그 중 1361명이 LA카운티에서 숨졌다.     한편, 이러한 약물 남용 상승세가 가주 노숙자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7일 LA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노숙자들이 밤 사이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밤에 깨어있고자 메탐페타민과 같은 각성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죄에 취약한 여성 피해자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준 기자펜타닐 각성제 각성제 남용 천연성 마약 각성제 종류

2024-04-18

[잠망경] 언어의 희롱

“대체로 언어는 진실을 감추는 도구다”라는 명언을 남긴 코미디언, 조지 칼린(1937~2008)의 ‘완곡한 표현에 대하여(On Euphemisms)’를 유튜브로 다시 본다.   전쟁 중 병사들이 겪는 신경 증상을 1차 세계대전 때 ‘전쟁 신경증(shell shock)’이라 했고, 월남전 후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그는 지적한다. 1920년대 초의 ‘신경증’이 반백 년 후 정신병으로 변한 것이다. 정부 지원 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장님을 ‘시각장애인(visually impaired)’으로, ‘지체장애인(physically handicapped)’을 ‘신체장애인(physically challenged)’으로 호칭을 바꾸는 사태에 대하여 그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소리친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의 컨디션을 바꾸어 부르면 컨디션이 바뀐다고 믿게 됩니다.”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말 바꿈 하면 망자(亡者)의 컨디션이 바뀐다는 심리상태다.    ‘말 바꾸기 운동’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 정신분열병을 조현병(調絃病)이라 부르면서 ‘분열’이라는 불쾌한 의미를 감추는 데 성공한다. 정신분열병을 의미하는 ‘schizophrenia’의 ‘schizo-’부분은 ‘찢어지다’라는 뜻으로 ‘가위(scissors)’와 말뿌리가 같다.   조현은 줄을 고르게 조절한다는 뜻. 줄을 조절한다는 의미가 마음 줄의 긴장도를 알맞게 하겠다는 뜻인지. 느슨하게. 아니라고?   편도선염, 대퇴골절, 대장암처럼 병변(病變)을 기술하는 진단명에서 멀리 가도 너무 멀리 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무엇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진술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무엇인지를 조율하겠다는 치료 의도를 암시하는 진단을 내리는 것이 한국의 의학 수준인가.   반대로, 부드러운 표현이 강력한 표현으로 변하는 일이 정신과에서 터진다. 2023년 8, 9월에 걸쳐 월간 ‘Psychiatric Times’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톱 기사가 표지를 덮었다. 주의가 산만한 것을 정신병으로 간주하다니.   미국에서 마약이 주성분인 ADHD 약이 동이 났다는 소식! 지난 20년에 걸쳐 꾸준히 상승하는 ADHD 과잉진단의 결과로 2023년 현재 약의 수요가 미국 제약회사의 공급 능력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과잉진단의 가장 큰 요인은 제약회사의 약 선전에 부응하여 진단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 약이 먼저고 진단이 나중이라는 사연이며 의사들의 진단기준이 허술하다는 방증이다.   사회적인 압력도 큰 역할을 한다.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부모가 ADHD 자가진단을 내리고 의사에게 약 처방 압력을 넣는 것이다. 약은 코카인과 화학성분이 매우 비슷한 중독성 각성제다.   높지 않은 지능, 아동학대, 부모의 이혼 과정 같은 이유로 아이는 공부를 못하면서 마약 각성제를 먹는다. 그리고 약물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에게 성적이 뒤떨어지면 큰일 난다는 부모의 강박관념 때문에 제약회사들이 학술용어까지 써가면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속으로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2023년 가을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언어 희롱 전쟁 신경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마약 각성제

2023-10-06

[잠망경] 언어의 희롱

“대체로 언어는 진실을 감추는 도구다.”라는 명언을 남긴 코미디언, 조지 칼린(George Carlin, 1937~2008)의 유튜브, ‘On Euphemisms, 완곡한 표현에 대하여’(1990)를 다시 본다.   전쟁 중 병사들이 겪는 신경 증상을 1차 세계대전 때 ‘shell shock, 전쟁 신경증’이라 했고, 월남전쟁 후에는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그는 지적한다. 1920년대 초의 ‘신경증’이 반백 년 후 정신병으로 변한 것이다. 정부 지원 치료를 받기 위하여.   ‘blind, 장님’을 ‘visually impaired, 시각장애자’로 ‘physically handicapped, 지체부자유자’를 ‘physically challenged, 신체장애인’로 미국이 장애인들의 호칭을 바꾸는 사태에 대하여 그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소리친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의 컨디션을 바꾸어 부르면 컨디션이 바뀐다고 믿게 됩니다.”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말 바꿈 하면 망자(亡者)의 컨디션이 바뀐다는 심리상태다.   ‘말 바꾸기 운동’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     정신분열병을 조현병(調絃病)이라 부르면서 ‘분열’이라는 불쾌한 의미를 감추는 데 성공한다‘schizophrenia’의 ‘schizo-’부분은 전인도 유럽어로 ‘찢어지다’라는 뜻으로 ‘scissors, 가위’와 말뿌리가 같다.   조현. 고를 調, 줄 絃. 줄을 고르게 조절한다는 뜻.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무대 왼쪽에서 걸어 나오기 전까지 현악기 주자들이 징~ 징~ 현을 조율하는 정황을 연상시킨다. 줄을 조절한다는 의미가 마음 줄의 긴장도를 알맞게 하겠다는 뜻인지. 느슨하게. 아니라고?   편도선염, 대퇴골절, 대장암처럼 병변(病變)을 기술하는 진단명에서 멀리 가도 너무 멀리 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무엇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진술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무엇인지를 조율하겠다는 치료 의도를 암시하는 진단을 내리는 것이 한국의 의학 수준인가.   반대로, 부드러운 표현이 강력한 표현으로 변하는 일이 정신과에서 터진다. 2023년 8, 9월 양달에 걸쳐 월간 ‘Psychiatric Times’에서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톱 기사가 표지를 덮었다. 주의가 산만한 것이 정신병으로 간주하다니.   미국에 마약이 주성분인 ADHD 약이 동이 났다는 소식! 지난 20년에 걸쳐 꾸준히 상승하는 ADHD 과잉진단의 결과로 2023년 현재 약의 수요가 전 미국에 산재한 제약회사의 공급 능력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과잉진단의 가장 큰 요인은 제약회사의 약 선전에 부응하여 진단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 약이 먼저고 진단이 나중이라는 사연이며 의사들의 진단기준이 허술하다는 방증이다.   사회적인 압력도 큰 역할을 한다.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부모가 ADHD 자가진단을 내리고 의사에게 약 처방 압력을 넣는 것이다. 약은 코카인과 화학성분이 매우 비슷한 중독성 각성제!   높지 않은 지능지수, 아동학대, 부모의 이혼 과정 같은 이유로 아이는 공부를 못하면서 마약 각성제를 복용한다. 그리고 약물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에게 성적이 뒤떨어지면 큰일난다는 부모의 강박관념 때문에 제약회사들이 학술용어까지 써가면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속으로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2023년 가을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언어 희롱 disorder 주의력결핍 마약 각성제 stress disorder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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