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지루함 빼고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 가미
‘1917’과 더불어,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 중스케일 면에서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 제95회 아카데미상에 작품상, 국제영화상, 각색상 시각효과상, 분장상, 음악상, 촬영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등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1930년 판과 1979년 판에 이어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세 번째 작품. 독일인들이 독일어로 자국의 전시를 그린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전작들과 다른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1차 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의 서부전선. 17세의 파울 보이머(펠릭스 카머러)는 동급생들이 군에 입대하자 고향에 혼자 남아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포탄과 총알 세례 속 서부전선에 뛰어든다. 군은 독일제국의 미래가 젊은 군인들에 달렸다고 이들을 고무시키지만 전선의 실상은 참혹하기만 하다. 독일군의 돌격에 이은 프랑스와의 백병전이 이어진다. 적국 프랑스의 파리로 진격하겠다던 입대시 병사들의 결기가 무색할 정도로 신참내기 병사들은 두려움에 떤다. 제1차 세계대전은 일찍이 인류가 겪지 못했던 공포심을 유발한 전쟁이었다. 새로 발명된 기관총의 살상력이 가져온 공포다. 기관총은 서로에게 전면전을 피하게 한다. 전쟁은 서로가 참호를 파고 웅크리고 있는 참호전 양상으로 펼쳐진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원작의 지루함을 쳐내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전쟁 장면으로 액션의 비중을 늘렸다. 특히 참호전과 1차 세계대전 특유의 진창에서의 싸움 장면은 가히 압도적이다. 보병들 사이의 전투뿐만 아니라 화염방사병, 탱크와 초기형 전투기 등이 등장하여 전쟁에 처음 기계가 도입됐을 당시, 병사들이 느꼈을 공포감과 압박감을 매우 리얼하게 재현해낸다. 작중 시간대가 겨울이기도 하지만, 영상이 전반적으로 차가운 톤으로 편집됐다. 생존보다는 죽음, 승리보다는 패잔 등 전쟁의 허무하고 비극적인 참담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린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 군인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일상으로 담담히 처리하는 연출이 독특하다. 또한 휴전회담 등에서 보이는 지도부의 갈등과 외교전, 지휘관과 병사들의 생활과 사고의 차이 등 전투 이면의 전쟁상에도 사실적으로 접근해간다. 김정 영화평론가스케일 원작 압도적 스케일 액션 가미 영화들 중스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