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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협, “언어장벽·규제 완화 필요”

뉴욕 한인 경제단체들이 언어장벽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시정부 측은 담당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논의의 장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대뉴욕한인경제단체협의회는 4일 플러싱 뉴욕한인네일협회 사무실에서 뉴욕시 소기업서비스국(SBS)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각 경제단체 회장들은 ▶자격시험 한국어 지원 ▶쓰레기 배출 규제 완화 ▶가격표 규제 완화 등의 안건을 내놨다.   각 협회의 공통된 고민은 ‘언어장벽’이었다. 세탁, 뷰티서플라이 등 한인 1세가 대부분인 사업에선 영어로 된 시험을 보고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일도 언어장벽에 막혀 심각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최근 세탁협회의 한 회원은 연 1회 진행하는 보일러 검사 미비로 6000달러의 벌금 폭탄을 맞았다. 매년 점검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라 6년간 ‘미점검’으로 기록된 것이다.   특히 시정부는 2022년부터 1회에 한해 미점검 벌금을 부과하지 않는데, 사업주는 이조차도 알지 못했다.   김순규 세탁협회장은 “언어장벽 탓에 해결하지 못하고 덮어둔 문제가 과한 벌금으로 돌아오는 문제가 생긴다”며 “티켓에도 코드만 있고 설명이 없으니 직접 문의해야 하는데 1세대들에겐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빈 김 SBS국장은 “한국어 자격시험은 조례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SBS국 차원에서 개선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한인 1세대가 대부분인 업계 특성을 고려해 소방국(FDNY) 등에 계속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BS국에선 한국어 응대가 가능하니 언어장벽으로 사업체 운영에 어려움이 생긴 경우 꼭 도움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시행된 상업용 쓰레기통 배출 규제와 가격 표시 규제 등에 대한 건의가 이어졌다. 김 국장은 해당 건의를 모아 유관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욕한인경제단체협의회와 SBS국은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간담회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분기별 개최를 기준으로 하되, 그간 한인 업계에 고충이 많이 쌓인 점을 고려해 오는 4월 2일 맨해튼 SBS에서 확대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조동현 협의회 의장은 “각 협회와의 논의를 통해 신청자를 받고, FDNY 등 유관 부서 책임자를 초청하기로 했다”며 “관심 있는 협회는 연락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언어장벽 완화 플러싱 뉴욕한인네일협회 김순규 세탁협회장 가격표 규제

2024-03-04

[이 아침에] 자연의 가격표

오래전 하와이에 살 때 참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여행으로, 일 때문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등 하와이를 찾는 목적은 저마다 달랐지만, 세계적인 관광지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기겠다는 기대감은 모두 같았다.     푸른 바다에 야자수가 늘어선 아름다운 와이키키 해변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설레는 풍경이다. 하와이는 바다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산도 운치가 있다.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내리는 소낙비가 만든 울창한 숲속에는 각종 아열대 식물들이 자라면서 푸르름을 뽐낸다.     한 번은 한국에서 온 방문객들을 깊은 산 속에 있는 수목원으로 안내했다. 그중에 한 사람이 조경 사업을 한다고 했다. 수목원에 들어서면서 다른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공기를 큰 숨으로 들이쉬며 감탄하고 있을 때, 그 조경 사업가는 직업정신을 발휘하여 나무마다 값을 매기기 시작했다. ‘저 나무는 한국에 가면 150만원은 받을 수 있겠는데요.’ ‘저 나무는 모양이 특이하기에 300만원은 나갑니다.’ ‘야! 이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정말 귀한 나무인데, 천만 원은 줘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는 10만원, 20만원 하는 관목에서부터 몇천만 원짜리 아름드리나무까지 신이 나서 값을 매겼다. 그렇게 수목원을 둘러보고 나오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전까지는 입장료도 내지 않고 들락거리던 수목원에서 보던 평범한 나무들이 갑자기 값비싼 보물들로 둔갑해 있었다. 한눈에 들어온 나무의 값을 대충 따져도 수억 원은 족히 넘을 것 같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몇백억 원을 들여야 채울 수 있는 산 하나가 큼지막한 작품이 되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 뒤에 서 있는 높은 산은 또 얼마짜리인가? 그 뒤로 겹겹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산까지 치면 도무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하와이의 수목원에서 조경 사업가를 만난 뒤로 나에게도 나무에 값을 매기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데 그 버릇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은 값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값을 매긴다고 해도 머릿속으로 계산할 수 있는 액수를 금세 넘어서기 때문이었다.     값을 매기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에 그렇게 귀한 것이 우리에게 거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나무하나,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서 돌 하나까지 도무지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것들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공기며, 물이며, 바람이며, 햇빛이며,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것들이 모두 공짜로 주어졌다.     겨우내 내린 잦은 비로 남가주의 산은 짙은 초록으로 물들었고, 알록달록한 들꽃이 들판을 덮었다. ‘저거 한 움큼이면 십 달러어치는 되겠지.’ 자연의 값을 매기려는 못된 버릇이 또 나왔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몇백만 움큼으로도 다 잡을 수 없는 들꽃에 값을 매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아침에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의 값을 한 번 매겨보자. 높고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의 값, 때때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과 드넓게 펼쳐진 바다의 값,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돌 하나, 풀 한 포기의 값을 매겨 보자. 우리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살 수조차 없는 ‘자연의 가격표’에는 ‘공짜’라고 적혀 있다. 그 자연을 주신 이에게 감사하며 살자. 이창민 목사 / 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가격표 자연 조경 사업가 원짜리 아름드리나무 오래전 하와이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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