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오닉5 충전시간·주행거리 둘 다 잡았다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가 한번 충전으로 303마일을 주행한다고 연방 환경보호국(EPA)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으면서 테슬라 대항마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말 아이오닉5 시판에 앞서 현대차 미국법인이 본지를 포함한 언론매체 관계자를 초청해 지난 9~10일 샌디에이고 일대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샌디에이고 개스램프 쿼터에서 줄리안까지 왕복 130마일을 시승하며 아이오닉5를 체험해 봤다. ▶디자인 사양 실물로 대면한 아이오닉5의 외형은 한눈에 현대차가 1974년 선보였던 첫 고유 모델인 포니를 떠올리며 친근감을 갖게 했다. 포니가 올해 글로벌 판매량 세계 3위의 자동차업체로 성장한 현대차의 코너스톤이라 할 수 있는데 현대차의 전동화 프로젝트의 첫 출발 모델로 큰 의미와 상징성이 있다고 하겠다. 헤드램프와 후미등을 비롯해 측면 캐릭터 라인과 20인치 알루미늄 휠에까지 파라메트릭 디자인이 곳곳에 적용됐으며 자동 돌출삽입형 도어 핸들과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 45도 각도의 쿠페 스타일 C필러 등이 모던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운전석에는 운전자 선호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12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풀터치 방식의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공조 시스템 터치 컨트롤러도 슬림한 디자인으로 센터페시아에 자리 잡고 있으나 온열 및 통풍 시트 조정 등 일부 기능은 스크린 메뉴로 들어가서 조작해야 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듯싶다. 흔히 사용하는 기능임에도 물리적 버튼이나 스위치를 별도로 마련해 놓지 않은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처음 적용된 아이오닉5는 3열 SUV 팰리세이드보다도 차체 길이는 14인치가 짧지만, 휠베이스가 4인치 가까이 긴 118.1인치에 달해 테슬라 모델 Y, 복스왜건ID.4, 포드 마키를 압도한다. 덕분에 안정적인 주행은 물론 경쟁차들보다 더 넓은 인테리어 공간을 확보해 승차하면 여유로움을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현대 측에 따르면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탑재된 아이오닉5는 350kW 충전기 사용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18분 만에 충전할 수 있으며 5분 급속 충전으로 최대 68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본으로 탑재된 온보드 충전기를 사용하면 레벨2 충전으로 6시간 43분 만에 완전히 충전된다. 충전당 주행거리는 225마력의 후륜 모델이 303마일, 320마력의 전륜(AWD) 모델은 256마일이며 최고 속도는 115마일에 최대 1500파운드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다. 특히 비상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이 탑재돼 120V 1.9kW 전력을 공급하는 아웃렛이 트림에 따라 최대 2개까지 제공된다. 야외에서 가전제품, 전자기기, 전기 스쿠터는 물론 전기차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운전 편의를 위한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안전 및 주행보조 장치가 제공된다. ▶주행 성능 직선 도로에서 리미티드 AWD 트림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지에서 시속 60마일까지 도달 시간이 5초라고 했는데 실제로 5.02초 만에 60마일을 넘어서 뛰어난 가속 능력을 입증했다. 정지 시 실내 소음은 일반 엔진 차보다10dB 이상 정숙한 29~30dB을 기록했다. 주행 시 종종 풍절음이 들렸지만, 시속 70마일에서 62~64dB을 나타내 역시 엔진 차에 비해 6~8dB가량 더 조용했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정숙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이용하니 마치 자율주행차를 탄 듯했다. 차선을 가로질러 진입하는 차량이나 2개 차선이 하나로 줄어들 경우에도 재빠르게 감지해 속도와 차간 거리를 조정해 냈다. 매번 시승회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행 성능은 한국차들이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듯하다. 파인힐스 산간도로에서의 와인딩 주행에선 차체 쏠림과 스핀을 최소화하면서 곡선도로를 감아 싸며 치고 나가는 운전 재미를 체험할 수 있었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상징하는 짧은 오버행이 어그레시브한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주행 안정성 면에서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널찍한 시트와 함께 차선 변경 시 디지털 클러스터에 실시간 측후방 화면이 바로 떠올라 편안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드라이빙 모드를 주로 스포츠 모드로 급가속하며 시험 주행을 했음에도 패들 시프트로 조정할 수 있는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에 주행가능 거리가 출발전 235마일에서 시승을 마친 후 108마일을 기록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차량 감속 및 제동 시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아이오닉5는 SE, SEL, 리미티드의 각각 후륜, AWD 트림이 출시되며 가격은 기본형 SE 3만9700달러부터 최고급형 리미티드 AWD 5만4500달러까지다. 연방세금크레딧 7500달러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구매 후 2년간 전기차 충전업체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충전소에서 1회 30분씩 무제한 급속 충전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긴 충전시간과 주행거리 제한, 높은 가격 등으로 전기차 선택을 고민하는 운전자라면 한번 시승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박낙희 기자현대 아이오닉5 시승기 충전시간 주행거리 아이오닉5 ioniq5 NAKI Auto News Review 시승기 리뷰 박낙희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