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땅끝에 두 발을 딛고
시
노르웨이의 노스 케이프(North Cape)
그곳에 두 발을 디뎠던 팔 월 2024년
삼백 칠십 칠 미터 아래에 있다는
출렁거릴 바다 덮은 채
묵묵히 노니는 구름바다
북극으로 내닫는 대신
북극을 뚫고 무조건
지구의 가장 아래쪽까지 달렸다
아! 남반구! 여기에서
고무보트(Zodiac)에 목숨 맡기고
그이 곁에서 빙하를 누볐던 2009년 3월
킹 죠지 섬(King George)에서
된바람과 다투며 완주했던 마라톤
백여명의 동료들은 지금 어디에?
아무 때나 어느 곳에서도
불러올 수 있는 추억이 있어
메말라 가는 일상도 포근한 요람이네
어느 날
오늘을 기억하며 구름 걷힌 북해를
바라볼 수 있을지 몰라
김소향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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