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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1월

내 나이 88세
 
매년 잊지 않고  
 
나를 찾아오니
 
반가워서  
 
양손을 벌려 환영한다  
 
 
 
식탁에 앉아 눈이 쌓인 들판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할까 사색한다
 
아직도 팔다리는 튼튼하고  
 
눈은 좋아 볼 수가 있고  
 
머리는 맑아 사색할 수 있으니
 
작년에 해오던 일들을 계속해야겠구나  
 
아내하고 매일 운동하고
 
집에 찾아온 손주들을 귀여워해 주고  
 
가끔 친우들하고 골프도 치고
 
책을 읽고 글도 쓰고
 
이만 하면 내 늙음이 충만하지 않는가
 
 
 
눈도 녹지도 않았는데
 
땡땡 어는 추위를 남겨놓고
 
여보게, 서둘러서 왜 일찍 떠나려고 하는가
 
이왕 온 김에
 
내 아파트에서 푹 쉬었다가 가라 해도
 
2월이 다가오니  
 
가야 한다면 떠나가버린다
 
내년에도 다시 나를 찾아오겠다면서

중도 / 시인·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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