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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취미교실 만석, 점심식사 행사엔 수백명”

[기획] 100세 시대, 한인 시니어 일자리 필요하다
①한인 시니어 프로그램, 수요대비 공급 부족
은퇴 후에도 소일거리·알바 원하지만 마땅치 않아
무료 식사·수업에 몰려, 비영리단체 “증설도 어려워”

〈글 싣는 순서〉

①한인 시니어 프로그램, 수요대비 공급 부족
②일하고 싶은 한인 시니어, 일자리 못 구하는 이유는  
③한인 시니어 초점 맞춘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필요 
 
뉴욕한인상록회에서 진행되는 재활체육교실에 참가하는 한인들. 시니어 체육반을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에는 시니어 한인들이 몰려 대기를 걸어도 한참 기다려야 참가할 수 있다.

뉴욕한인상록회에서 진행되는 재활체육교실에 참가하는 한인들. 시니어 체육반을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에는 시니어 한인들이 몰려 대기를 걸어도 한참 기다려야 참가할 수 있다.

65세 이상 한인 노인빈곤율은 24.3%로, 타민족(17.9%)과 아시안(23.2%) 평균보다 높다.  [자료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센서스국]

65세 이상 한인 노인빈곤율은 24.3%로, 타민족(17.9%)과 아시안(23.2%) 평균보다 높다. [자료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센서스국]

플러싱 머레이힐역 앞에 위치한 대뉴욕지구한인상록회. 평일 낮 시간대엔 비교적 조용한 머레이힐역 주변이지만, 상록회엔 한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고전무용·요가·시니어 체육·우쿨렐레·합창교실 등에 참여하려는 한인들이 늘 몰려들고 있어서다. 매주 2회 진행되는 시니어 체육반에도 30여명의 한인이 등록했고, 꽉 찬 회원들로 의자를 놓을 자리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 시니어 체육반 수업을 담당하는 박영철씨는 “뉴욕 시니어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 대부분은 재정과 건강을 준비하지 못한 채 노후를 맞이하고 있다”며 “더 많은 시니어와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욕한인상록회 회원은 2019년 300명 수준에서 현재 1500여명으로 늘었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경로회관도 늘 포화상태다. 점심을 제공하는 날이면 수백명의 한인 시니어가 찾아오고 있으며, 그마저도 늦으면 앉을 자리도 찾기 어렵다. KCS를 찾은 70대 심모 씨는 “더는 사회에 필요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며 “인형 눈을 붙이거나 솜을 집어넣는 일거리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인 이민 역사가 122주년을 맞았고, 주류사회에서 많은 한인이 자리를 잡으며 큰 성장을 이뤄냈으나 아직 시니어들의 삶의 질은 양적·질적으로 넉넉지 못한 상황이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60~70대에도 건강한 한인들이 무료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고 있고, 그렇다 보니 소일거리나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무료 프로그램이나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은 탓에, 한인 시니어들의 빈곤율은 타민족에 비해 높은 편이다. 4일 센서스국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와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인 시니어 빈곤율은 24.3%(2924명)로 집계됐다. 타민족 평균(17.9%)은 물론이고 아시안(23.2%) 평균보다도 높다. 미국 한인(혼혈 포함) 시니어 중 빈곤 상황인 이들은 4만명을 넘어섰으며, 뉴욕주엔 5430명, 뉴저지주엔 2481명이 빈곤 상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인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이모 씨는 “건강하고, 재정적 문제도 없는 70대 지인이 굳이 공짜 점심을 먹으러 센터까지 가는 이유가 궁금해 물어보니 소속감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다”며 “저도 60대인데, 은퇴 후에도 의미 있으면서도 기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인 김모 씨는 “건강한 한인 시니어가 무료 프로그램에만 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은퇴 후에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부·커뮤니티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원훈 뉴욕한인상록회 회장은 “시니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장소도 협소한데다 운영비도 뉴욕시 노인국에서 추후 정산하는 식으로 지원받을 수밖에 없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한인사회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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