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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으로 차세대 한인 등용문 활짝 열어가는 티나 유 판사

텍사스 주 제5 항소법원 티나 유 판사, 텍사스 법조계 ‘이정표’ 세워

티나 유 판사는 자신을 롤모델로 보는 차세대 한인들을 생각해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티나 유 판사는 자신을 롤모델로 보는 차세대 한인들을 생각해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1월13일(월)은 122년 전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이 하와이에 첫 발을 내딛으며 미주 한인 이민역사를 시작한 뜻깊은 날이다. 연방의회는 이 날을 ‘미주 한인의 날’로 선포하고 한인들이 미국의 경제, 문화, 사회에 기여한 가치를 인정하며 첫 이민자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기억하고 비즈니스와 과학, 예술,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인들이 달성한 업적을 기념한다. 현재 미국사회 전반에는 다수의 한인들이 이러한 1세대의 뜻을 이어받아 미국을 지탱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달라스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 한 인물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선거에서 텍사스 주 제5 항소법원 판사로 당당히 당선된 티나 유(Tina Yoo Clinton) 판사다. 티나 유 판사의 승리는 보수색이 강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거둔 것이라 더 이례적이고 의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이해 티나 유 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한인 2세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경험담과 조언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티나 유 판사는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미국에 온 것은 5살이 채 못된 1975년이다. 티나 유 판사는 UT오스틴에 진학해 철학을 전공했고 달라스에 소재한 남감리대학(SMU)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으며 법조인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티나 유 판사가 성장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미국의 다양한 분야의 시스템을 잘 알지 못했던 것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생활 등에서 사회적 시스템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각각의 분야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지 알지 못했던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티나 유 판사는 더욱 열심히 배우고 시스템에 적응해 학생으로서, 변호사로서, 판사로서 또는 그녀에게 주어진 어떠한 역할이라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티나 유 판사는 대학 공부를 마친 후 줄곧 법조계에서 활동하면서도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대학이나 법조 단체 등에서 형사법을 가르쳐왔다. 티나 유 판사의 프로페셔널 커리어는 1993년 달라스 항소법원 프랜시스 멀로니(Francis Maloney) 판사 밑에서 인턴십으로 시작됐다. 그 후 달라스 카운티 검사실, 변호사 개업, 시법원 판사, 달라스 카운티 제8 형사법원, 달라스 카운티 지방법원, 그리고 현재의 텍사스 주 제5항소법원 등을 두루 경험했다.
티나 유 판사가 몸담은 커리어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지 않은 분야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유리 천장’ 즉 여성에 대한 편견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티나 유 판사는 “내가 커리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분야에 여성이 많지 않았다”며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이겨내고 발전해 가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했다”고 회고한다. 그녀는 “내 뒤를 이어 나와 같은 커리어를 선택할 사람들의 등용문이 좁아지지 않도록 내가 하는 일을 충분히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었다”며 “그래서 열심히 일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를 즐기기 보다는 내 일에 더 우선 순위를 뒀다”고 설명한다.
티나 유 판사가 겪어야 했던 것은 여성에 대한 선입견 뿐만 아니라 유색인종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다. 티나 유 판사는 “법조계에서 활동하면서 유색인종에 대한 선입견을 당연히 경험해 봤다”며 “하지만 그러한 선입견이 장애물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편견을 뚫고 갈 수 있다고 믿고, 계획을 세워 치밀하게 실행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티나 유 판사는 텍사스 제5 항소법원 역사상 첫 아시안계 판사다. 이 법원은 텍사스 전체에서 가장 큰 항소법원이다. 현재 티나 유 판사는 텍사스 내 모든 항소법원에서 유일한 아시안계 판사이기도 하다. 한인 이민자로서 쉽지 않은 일을 해낸 티나 유 판사는 자신을 롤모델로 보는 차세대 한인 청소년들에게 모든 일에 철저한 준비와 근면함으로 임할 것을 주문한다. 티나 유 판사는 “멘토어를 정하고 그 멘토어로부터 열심히 배워야 한다”며 “특히 다방면에서 재능을 갖춰야 한다. 왜냐하면 인생의 한 부분에서 배운 교훈이 인생의 다른 부분에서 도움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미국사회의 시스템과 기관들을 배우고 이해해야 내가 서있는 자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다”고 부연한다.
자신이 한인이라는 사실이 무한대로 자랑스럽다는 티나 유 판사. 아직 50대 중반 밖에 안 된 나이에 텍사스 법원의 역사적 이정표를 만들고 있는 그녀가 앞으로 펼쳐갈 여정에 큰 기대와 함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인터뷰 정리=토니 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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