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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들어갈 때마다 심호흡”

방화·칼부림·총격 사건 이어지자
뉴욕시 전철 안전 우려 커져
한인들 “전철서 경계 풀지 못해”
대중교통 사망자 작년의 두 배

“전철역 들어갈 때마다 심호흡하고 내려간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
 
전철에서 잠들어 있던 여성 승객에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엽기 방화 사건부터, 칼부림 사건, 총격 사건까지. 최근 뉴욕시 전철에서 잇단 범죄 발생으로 승객들은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1일, 브루클린 U애비뉴역에 정차한 Q노선 전철에서 내리던 18세 남성과 21세 남성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용의자 두 명이 쏜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자정에는 7번 전철 퀸즈 61스트리트-우드사이드역에서 37세 남성이 칼에 찔려 사망했고, 이날 오전 7시경에는 코니아일랜드-스틸웰애비뉴역에 정차한 F노선 전철에서 한 남성이 반대편에 앉아 잠든 여성의 옷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숨지게 했다.  
 
24일 밤엔 그랜드센트럴역에서 묻지마 칼부림이 발생했다.
 
잇단 전철 내 사건에 한인 승객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니사이드에서 맨해튼으로 통학하는 대학원생 최 모 씨는 “전철을 매일 이용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범죄가 발생하니 매번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며 “오늘 아침에도 졸린 상태로 전철에 탑승했는데, 어제 본 뉴스가 생각나서 자지 않고 내릴 때까지 경계 상태로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철 범죄의 희생자가 될 뻔한 한인도 있었다.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거주하며 미드타운으로 출퇴근하는 신 모 씨는 “몇 달 전 출근하려고 전철 플랫폼에 서 있었는데, 열차가 들어오는 순간 누가 뒤에서 선로 쪽으로 몸을 밀었다”며 “다행히 옆쪽으로 몸을 돌려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 전철을 탈 때마다 예민해진다”고 설명했다.  
 
뉴욕시경(NYPD)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지금까지 뉴욕시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희생자는 11명으로 전년 동기 5명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롱아일랜드에 거주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요즘엔 차량을 운전해서 전철은 가끔씩만 타는데, 5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흉흉해진 게 피부와 와닿을 정도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아스토리아의 20대 장 모 씨는 “무서워서 뉴욕에 못 살겠다”며 “전철에 경찰을 더 배치하고, 경찰들이 더 경각심을 갖고 범죄를 단속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각종 범죄 소식에 이동 시 전철보다는 우버를 이용하는 이들도 생겼다. 퀸즈 롱아일랜드시티 거주 20대 김 모 씨는 “연말이라 약속이 많은데, 위험한 소식을 많이 접하다 보니 늦은 시간에는 전철보다는 우버를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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