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쿠데타 콤플렉스
12·12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은 518을 거쳐 결국 정권을 잡고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미국을 방문한다. 1981년 1월 28일의 일이다. 레이건이 대통령에 취임한 것이 1월21일이니 일주일 만에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리러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의 환영을 받았지만 독재자 전두환의 미국 방문에 대해 미국의 여론은 좋지 않았다. 언론은 그를 ‘Military Strong Man’으로 칭했고 정계의 반응도 차가 왔다.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자들은 치명적인 콤플렉스에 빠진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모두 그랬다. 박정희는 경제발전에 승부를 걸었다. 국민을 잘살게 만든다면 정통성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기집권의 욕심에 빠지면서 불행한 최후를 맞는다. 전두환은 목숨을 걸고 수행한 12·12 쿠데타를 일으켰다. 모든 정적을 제거하고 국민에게마저 총칼을 들이대고 나서야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어떻게 쿠데타의 콤플렉스를 해결하려 했을까? 어떻게 하면 국민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돌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올림픽을 유치하고 프로 스포츠 리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그도 국민적 지탄과 내란의 수괴라는 판결을 받았다.
쿠데타의 콤플렉스는 국민을 힘들게 만든다. 정통성을 갖추기 위해서 우두머리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누가 ‘성공하면 혁명’이라고 했던가? 그 순간부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쿠데타의 명분과 정통성을 찾는 작업에 들어간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피곤함은 국민의 몫이다.
서아프리카의 국가들에게는 군부 쿠데타가 단골 메뉴이다. 내전도 불사한다. 그들에게 쿠데타의 명분은 혼란과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는 것이다. 다 쓸어버리고 새로이 시작하여 번영을 이루자는 것이다.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구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쿠데타가 실패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성공했다면 원래 콤플렉스가 심했던 인물에게 더 큰 콤플렉스가 추가되면서 국가가 혼란에 빠질 뻔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그와 비호세력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한진 / 알토스 비즈니스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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