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알츠하이머 진단법 '게임체인저' 됐다
불로를 위한 의학적 혁신(2)
음성 기반 디지털 마커로 진단 시도
기존 약품 중 12개가 항노화제 후보
노화세포 없애는 표적 치료 시험 중
▶ 노화 정도 따른 맞춤 치료 가능
일부 노화 과학자들은 '노화의 특징'을 신체 나이가 들면서 겪는 분자적, 세포적, 체계적 과정을 식별한 후, 각 개인별로 노화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유한 특징이 파악되면 의료진은 다른 사람과 동일한 유형의 치료를 제공하는 대신, 개인의 특정 노화 프로필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 요법과 복합 요법을 맞춤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질병을 발견하고 치료하고 역전시키는 데 있어 광범위한 기회가 열릴 수 있다.
특정 노화 프로필에 대한 코드는 일련의 바이오마커에서 발견된다. 신체 내 분자로 건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트리글리세리드(중성지방), A1C 및 전립선 특이 항원(PSA)은 바이오마커의 일반적인 샘플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혈액, 피부 또는 타액 샘플을 사용하여 메틸화 마크라고 하는 DNA의 특정 패턴을 분석하여 다양한 신체 부위의 생물학적 연령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신체 특정 부위의 DNA가 더 큰 마모 징후를 보인다면, 의사는 그 부위에 도움이 되는 치료를 제공하여 질병이 발병하기 전에 그 부위의 생물학적 연령을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 일치시킬 수 있다. 장기의 상대적 연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예를 들어 60세의 폐가 65세의 폐와 비슷하게 노화되고 있다면, 폐를 정상 연령으로 되돌리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제 연방식품의약국(FDA)은 향후 5~10년 내에 인체에서 장기 노화를 측정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검사를 승인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 조기 발견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미국인은 대략 700만 명에 달하며, 가족력을 갖고 있는 수백만 명에게는 진단이 여전히 상당한 과제로 남아 있다.
국제 노화연구소에 따르면, 의학계는 아직 알츠하이머의 내재적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해서 매우 효과적인 개입방법이 없고, 치료할 만큼 충분한 지식이 없다. 하지만 신체의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과 개입이 아마도 뇌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현재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FDA에서 승인한 2가지 치료법인 항아밀로이드 약물인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발병 초기 단계에 투여해야 한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진단은 PET 스캔과 척추 천자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시골에 사는 사람이나 보험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값비싼 시술이다. 그러나 지난 여름 스웨덴 룬드 대학의 연구진이 일상적인 건강 관리 환경에서 알츠하이머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를 발표한 것이 게임 체인저가 됐다.
한편 보스턴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진단 도구로 음성 기반 디지털 마커를 실험하고 있다.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한 전통적인 인지 테스트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부정확할 수 있다. 음성 기반 디지털 마커를 사용하여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종종 주저함 및 더듬거림과 같은 탐지 가능한 음향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진단 도구보다 훨씬 빨리 질병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경 퇴행성 과정을 겪고 있다면 급성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증상의 진행이나 발병을 늦출수록 결과를 늦출 수 있다.
초기 진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치료 옵션도 향상되고 있다. 뇌의 염증을 줄이는 약물이 임상 시험 중이다. 현재 알츠하이머에 처방하는 항아밀로이드 약물은 진행을 30%만 늦출 수 있다. 따라서 진행을 더 늦추기 위해 항아밀로이드 약물과 함께 사용할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 약물이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목표는 질병을 100% 늦추는 것이다. 알츠하이머의 염증을 줄이는 약물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텍사스 MD앤더슨의 연구팀은 최근 실험용 쥐에서 연령 관련 염증을 줄이고 뇌와 근육 기능을 개선하는 분자를 발견했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과 같은 질병과 심장병 및 다양한 형태의 암에 대한 엄청난 치료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노화를 '치료'하는 약이 이미 약국에 있나
FDA에서 승인한 항노화 약물은 없지만, 부분적으로는 FDA가 노화를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목적으로 승인된 약물 중 적어도 12개는 항노화제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노화에 맞서기 위해 약물을 재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노화의 특징을 표적으로 삼고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전체 시스템에서 작동하는 보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수십 개의 약물이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 중이다.
의학계는 또한 이제까지 사용했던 수많은 안전한(?) 처방약이 의외로 다른 질병에 효과를 보이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AI를 이용해서 수많은 임상 실험 결과를 분석, 새로운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ACE 억제제 등 이러한 약물 중 일부는 수십 년 동안 이미 사용되어 왔다. 비교적 저렴하고 오랜 안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약물과 보충제를 임상 시험에서 테스트하기 시작하여 효과가 있다면 FDA가 이를 노화 방지 약물로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라파마이신(Rapamycin)은 이식 환자의 장기 거부 반응을 줄이는 데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며, 65세 이상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치매와 심장병과 관련이 있는 잇몸의 만성 염증성 질환인 치주 질환에 사용하기 위해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메트포르민은 미국 노화 연구 연합(AFAR)에서 시작하는 메트포르민 연구가 FDA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상 시험 중인 또 다른 약물 세트는 노화된 세포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세포는 분열하고 복제하는 능력을 잃는다. 이는 생명의 열쇠다. 이 좀비 세포(노화세포)는 몸 전체의 조직에 축적되어 해로운 물질을 방출한다. 면역 체계가 좀비 세포에 반응함에 따라 세포 손상을 가속화하고 근력을 침식하며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는 낮은 수준의 만성 염증을 더욱 부추긴다. 이 과정을 인플라매징(inflammaging)이라고 한다.
건강한 세포는 살리면서 좀비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 시험되고 있으며, 몇몇은 최근 초기 단계의 인체 실험에 들어갔다. 암 치료제인 다사티닙(dasatinib)과 과일과 채소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영양소인 케르세틴(quercetin)을 조합하면 늙은 쥐의 염증을 줄이고 대사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주에 계속〉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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