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감사를 나누는 자리
3대 우리 가족은 자원봉사 대열에 끼었다. 지구 구석구석에 선물을 전달하는 준비 작업에 봉사자로 자원했다. ‘Samaritan’s purse Ministry Center’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인데도 넓은 창고에 많은 사람이 북적였다. ‘Operation Christmas Child’는 정성스럽게 포장한 선물 상자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프로젝트다. 100여 개 나라의 교회를 통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희망을 나누고자 함이다. 이 선물 상자를 받은 아이들은 ‘위대한 여정(The Greatest Journey)’이라는 제자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도 어릴 적, 신발 상자를 구해 선물을 담았다. 자기가 원하는 아이템을 고르며 즐거워했다. 바비인형, 공, 동물 인형과 같은 ‘WOW’ 아이템을 넣었다. 그 외에 재미있는 장난감, 위생용품, 옷가지, 학용품들로 상자를 채웠다. 선물을 받는 아이에게 손편지, 카드도 만들어 넣었다, 마치 친구에게 보내듯이.
우리는 상자 속 물품을 검열했다. 액체나 현금, 음식, 위험한 물건은 제거해야 했다. 물품 내용에 따라 남, 여, 나이를 구분하여 표딱지를 붙이고 상자를 포장했다. 손을 빨리 움직이다 보니 땀이 났다. 검사한 상자를 포장해서 더 큰 상자에 넣고 컨테이너로 배달하게 된다. 상자들이 줄지어 움직이는 모습은 사랑의 릴레이를 보는 듯했다. 선물 상자는 문명의 혜택이 잘 닿지 않는 곳 아이에게 배송된다. ‘Follow Your Box’를 통해 온라인으로 기부하고 선물 상자의 최종 목적지도 확인할 수 있단다. 올해는 필리핀 산속 마을로 달구지를 타고 산길을 오를 것이다. 선물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주는 것이 더 큰 기쁨임을 새삼 느낀다. Giving thanks, Great Joy! 감사가 머무르는 자리를 시에 새겨본다.
(중략) 지구 끝에 사는 친구를 위한 선물을 담은 상자/ 겨울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이 매달린 나무/ 눈물 젖은 빵, 주름진 손 모은 식탁/ 살그머니 놓고 간 병실 앞 죽그릇//
기다리던 택배가 도착했을 때 소소한 기쁨이 있다/따뜻한 손길, 위로의 한마디가 울림을 준다/ 하루를 선물로 받을 때 모든 것은 충분하다/ 막다른 골목에서 한 걸음 나가게 하는 샛문이/ 열린다/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평강의 물결을 붙잡는다//
그 자리에 감사가 머물고 있다.
이희숙 /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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