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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잉글리시] 한강은 ‘Han River’로 써야

지난 19일 서울시는 한강의 올바른 영문 표기를 ‘Han River’가 아닌 ‘Hangang River’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해당 영문 명칭을 사용하는 데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발표를 접하고 많은 영어권 출신 국내 거주자들은 당황스러웠다.  
 
‘Hangang River’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강강’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언론 매체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 일관성 없게 사용되는 한강 영문 표기가 외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시 관계자는 명칭과 관련된 공식적인 민원은 없었다고 했다.
 
중앙그룹의 영자 신문인 코리아 중앙 데일리 (Korea JoongAng Daily)는 서울시의 요청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리아 중앙 데일리의 편집위원회 위원인 나는 이런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신문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뉴스 전달의 핵심 요소로 뉘앙스까지 담겨 있다. 신문 기자는 사실 확인을 거친 심층적인 뉴스를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 의무를 지키기 위한 도구가 바로 언어인 것이다. 기자는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사용해 중복이나 혼동될 수 있는 사항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Mount Halla’가 한라산의 정확한 영문 번역인 것과 같이 ‘Han River’는 한강의 정확한 번역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것처럼 한강을 ‘Hangang River’라고 표현하면 혼란을 없애기는 커녕 오히려 가중될 것이다.
 
말 그대로 ‘한강강’이 되어 ‘강’이라는 의미가 중복된다. 한국어 수준이 초급인 사람도 ‘강’이 ‘River’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12년 이상 외국인으로 살면서 단 한 번도 한강을 영어로 표현할 때 ‘Hangang River’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강’을 ‘Hangang River’로 표현하겠다는 것은 한국어에 대한 모욕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한국어 ‘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어의 의미를 완전히 무시하고 불필요한 영어 단어를 추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외국인에게 어필하기 위해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없다. ‘Han River’이나 ‘Hangang’을 사용해서 관광객들이 한국어로 ‘강(gang)’이 영어로 ‘River’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하면 된다. 미국과 멕시코를 관통하는 리오그란데 강은 ‘Rio Grande River’가 아닌 ‘Rio Grande’다. ‘Rio’가 스페인어로 강을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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