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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유기’ 회장, 3연임 포기하고 물러나야”

‘반(半) 유령단체’ 전락한 워싱턴 한인 연합회
“‘직무유기’ 회장, 3연임 포기하고 물러나야

 
 
 
워싱턴 한인연합회가 또 한번의 선거공고와 11월30일 총회를 예고 했지만,‘3만 달러 공탁금’을 내고 후보 등록할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어 스티브 리 현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지역 한인단체 관계자들과 전직 한인연합회장을 중심으로 “사실상 직무유기 수준의 협회 활동으로 연합회의 권위를 추락시킨 스티브 리 회장의 3연임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DC 지구를 아우르는 ‘한인 단체의 최고봉’이었던 워싱턴 한인연합회가 사실상 유령단체로 전락했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 와중에 회장에 취임한 스티브 리 회장이 재임한 그간 4년동안 코러스 축제, 주미대사관 등이 전적으로 지원하는 광복절 등 일부행사 를 제외하고는 활동 실적이 거의 없다. 
 
워싱턴 지역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맏 형 노릇’을 했던 전직 연합회장들과 달리 ‘은둔’에 가까운 모습마저 보였다.
한인타운인 버지니아 애난데일 중심가에 상가 건물 등을 보유한 유력 사업가이자 페어팩스 카운티 현직 검사를 아들로 둔 스티브 리 회장은, 모 한인회 유력 전직 한인회장의 인척으로 워싱턴 민주평통 간사 등을 역임하며 워싱턴 한인연합회장에 취임 당시 한인사회 관계자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 수록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취임 초기 미 전역을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부진한 활동이 설명 됐으나, 4년 내내 연합회의 활동 사항은 39-40대 김영천 회장, 38
대 임소정 회장, 37대 린다 한 회장 등 과거의 워싱턴 한인연합회 집행부의 그것들과 비교되며 워싱턴 한인 관계자들을 당혹 시켰다.
 
특히2022년 말 42대 연임을 확정한 이후에는 2023년 초반부터 반년 이상 페어팩스 카운티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 민주당 경선 캠페인 활동에 몰입하며 연합회 활동은 사실상 중단하는 등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렇게 워싱턴 한인 연합회의 활동이 한인사회에서 사실상 ‘실종’되며 관계자들은 차기 집행부의 등장을 간절히 기대해 왔다. 그리고 연합회 측은 10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11월 선거라는 전통을 깨고 일반 한인 관계자들의 상식을 깬 ‘6월 선거후보 등록 공고’라는 결정을 냈다. 후보 등록 기간도 짧아 약 열흘밖에 되지 않았다. 당연히 후보 등록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무성한 뒷말만 남긴 채 연합회는 또다시 수
면 밑으로 ‘잠수’했다. 그리고 연합회 측은 “지난 6월 낸 공고에 후보 등록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번 달에 2차 선거공고 후 30일 총회를
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회견이나 연합회 명의 발표가 아닌 모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로 밝힌 것이다.
 
6월 당시 후보 등록 공고를 열흘 정도 기간으로 한정해 논란을 일으켰던 연합회는, 이번에도 ‘선거 60일 이전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선거 50일 전 선거공고’를 명시한 연합회 선거 회칙을 스스로 어겼다. 더욱 문제시 되는 점은 “이번에도 후보 등록이 없으면 다시 회장을 할 수도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 한인사회 관계자 들은 일제히 “3연임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직 한인연합회장 A씨는 “스티브 리 회장이 2년 더 회장직을 맡는다면, 가뜩이나 위축된 연합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등록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회장은 사임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돼 임시라도 연합회를 끌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B씨는 “한인연합회의 위상이 최고조일 때 받았던 후보 공탁금 3만달러부터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년동안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고, 대사관에서도 푸대접 받는 단체로 위상을 추락시켜 놨는데, 공탁금도 절반 이상 줄여야 회장 후보들이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인사회 관계자들 대부분은 워싱턴 한인연합회의 ‘몰락’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인타운인 애난데일에 연합회 사무실 보유하고 있다는 점 하나 빼고, 사실상 1인단체라고 본다”, “한국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면 대표로 비행장에 나가는 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거기서도 제외됐다는 게 위상추락의 상징적 장면 아니겠느냐” 등 한결같은 내용이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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