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서울사무소 개설 추진…한국 진출로 신성장 동력 모색
뱅크오브호프에 이어 두 번 째
한인 밀집 지역 이미 포화 상태
한국인 미국 직접 투자도 급증
현재 한인은행 중 한국에 사무소를 보유한 곳은 뱅크오브호프가 유일하다. 한인금융권은 미국 내 성장에 한계를 느낀 대형 은행들이 미국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 대상 영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국에 사무소와 지점을 설립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 미국 진출 급증
시장 규모가 큰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이 크게 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한인은행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3.7%로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및 반도체 기업 유치를 추진하면서 대미 투자 환경이 개선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국기업의 미국 진출은 조지아와 텍사스 등 제조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에서 활발하다고 전했다.
한국 콘텐츠가 주류사회의 큰 관심을 받고 이에 따라 K푸드와 K뷰티 업체의 미국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한인은행권은 2020년대 들어서 미국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을 더했다.
▶대미 직접 투자 한국인 증가
한인은행권은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인이 많이 늘어난 것도 한인은행의 한국 사무소 설립 추진에 일조했다고 봤다. 한국 국세청(NTS)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예·적금, 주식, 집합투자증권, 파생상품 등을 합한 개인 납세자의 미국 보유자산이 66억7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개인 해외보유자산의 69.8%에 해당하며 압도적인 1위다. 그만큼 한국인의 미국 투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한 한인은행권 관계자는 “국세청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부동산 투자를 합하면 개인 투자의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며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 않아도 건물 매입 등 투자 활동을 할 때 한인은행을 이용하는 한국인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사무소는 개인 금융 고객 유치를 위한 전진기지로도 활용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인은행들의 신성장 동력
한인은행의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중 일환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들은 “타주 진출로 한인은행들이 신규 활로를 찾고 있지만 대부분 한인밀집지역에는 한인은행들의 지점을 내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형은행들의 입장에선 실적 향상을 위해서 미주 공략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 직접 투자를 고려하는 한국 부유층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기업 규모와 투자 규모도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향후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해서 한국 내 영업력 확대도 노릴 수 있다. 지점을 개설하면 여·수신 등 본격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현재 한인은행 중 유일하게 한국에 사무소를 운영 중인 뱅크오브호프 또한 2010년대부터 꾸준하게 한국 지점 개설을 추진해 왔다. 뱅크오브호프 측은 기자회견 등의 공개적인 자리에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등 서울지점 개설 의지를 분명히 해온 바 있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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