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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이 더 낫다”…연령차별 한인 이겼다

중앙일보·USC 공동기획
힐링 캘리포니아 프로젝트

동료들의 노골적인 연령차별 언사를 듣고 회사에 개선책을 요구했다가 해고된 한인 여성이 2년간의 법적 싸움을 벌인 끝에 이겼다.〈관계기사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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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이(가명·60·여)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Wrongful Termination)’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박씨가 다니던 회사는 지난 6월 박씨의 불법 해고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합의금을 지급했다.
 
박씨는 지난 2022년 6월 사이프리스 소재 건강보조식품 한인 유통업체 N사가 연령차별을 문제 삼자 본인을 해고했다며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소장에서 회사와 고용주 신모씨가 회의시간에 동료 이모씨 등이 본인에게 “나이가 많아 보인다”, “왜 은퇴하지 않나”, “회사를 떠나야 할 때가 아닌가”라며 연령차별적인 말을 했지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씨는 총무국 책임자인 박씨가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할 때 “젊은 사람이 더 낫다”, “고용주는 나이 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 든 사람을 채용하지 말라”는 등 노골적으로 연령차별 단어를 써가며 박씨를 암묵적으로 모욕하고 업무도 방해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고용주 신씨 등에게 이에 대한 개선조치를 요구했지만, 되레 고용주 신씨는 박씨를 해고했다고 소장에 명시했다.
 
연방 공정고용기회위원회(EEOC)에 따르면 정부는 1967년 제정된 ‘연령차별금지법(Age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ct, AEDA)’에 따라 직장에서 고용주 등이 40세 이상 직원을 대할 때 연령을 이유로 차별대우나 해고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은 회사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당 직원을 놀리거나 모욕주는 행위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한인회사는 회사 내에서 발생하는 연령 차별행태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회사들은 주로 한국의 ‘정년퇴직 문화’를 이유로 들어 나이 많은 직원을 압박하고 있다.  
 
N사와 고용주를 소송한 박씨도 총무국 매니저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결국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쫓겨난 사례다.  
 
주찬호 변호사는 “대부분 회사가 나이 많은 직원을 압박할 때 나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일부 한인회사는 ‘업무성과가 안 좋다, 일을 너무 느리게 한다’ 등 나이를 적용할 수 있는 멘트를 계속한다. 해당 직원은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코너로 몰아 쫓아내려고 하는구나’라고 느껴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주 변호사는 이어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직원이 해고사유를 납득하지 못하면 회사 측이 의도적으로 나이를 차별해 쫓아냈다고 생각한다. 이럴 경우 회사를 상대로 합당한 배상을 받고 싶어 소송하는 케이스도 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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