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한글·영어 병행 주간지 주목
'앵커리지 코리안뉴스' 변화 시도
"한인 1·2세대 소통의 장 만들자"
토박이 조은진 대표 새바람 일으켜
연방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는 한인 4400여 명이 살고 있다. 1970~80년대 한인 이민 행렬이 시작됐고, 지금은 현지에서 태어난 2세들이 30~40대가 됐다.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한인사회를 형성해서일까. 앵커리지 한인사회는 한국어 주간지 두 매체를 통해 각종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지난 25일 지역 매체 알래스카 퍼블릭미디어는 한국어 주간지가 2세 한인 대표 등장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화의 주인공은 30대인 조유진(사진) 대표다.
앵커리지 토박이인 조 대표는 얼마 전 한국어 주간지 중 한 곳인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를 인수했다. 조 대표는 곧바로 한국어로만 발행하던 주간지에 영어 기사를 추가했다. 1세대가 한국어 기사를 작성하면 영어 기사로 번역하고, 2세대가 영어 기사를 작성하면 한국어로 번역해 동시 발행하는 방식이다.
실제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 주간지 종이신문은 1면에는 한국어 ‘주요기사’와 영어 ‘HEADLINES’ 기사가 동시에 인쇄된다. 매주 700부씩 발행되는 주간지는 앵커리지 한인사회 100여 곳에 무료로 배부되고 있다. 이 주간지가 한영기사 동시 게재로 눈길을 끌자, 경쟁 주간지인 한인신문도 한영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종이신문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회와 도전을 생각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세대와 2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코리안 뉴스의 모토인 ‘한미 문화를 잇는다’에도 담겨있다.
조 대표는 “이곳 한인사회 미래를 이어 나갈 2세대는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면서 “동시에 1세대는 영어와 디지털 온라인 환경이 아직도 낯설다. 한국어와 영어를 통해 세대 및 한인사회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 이야기를 지역사회에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조 대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이야기를 취재하는 등 2세대 한인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도 알리고 싶어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편한 코리안이지만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다.
현재 조은진 대표는 앵커리지 코리안 뉴스 주간지 한영 동시 발행에 이어 온라인 웹사이트 홍보에도 한창이다. 조 대표는 앵커리지 등 알래스카 곳곳에 떨어져 사는 한인사회가 온라인 세상에서 소식을 주고받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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