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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벽 다음 작품요? 이기기 어려울 걸요"

문화원 걸린 '초대형 한글벽'
프로젝트 담당 강익중 작가

 강익중(왼쪽 세 번째) 설치미술작가가 25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 오른쪽)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 1층 벽에 설치된 한글벽을 기념하며 로어맨해튼 스튜디오에서 한글벽을 본딴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서 끄고 있다.

강익중(왼쪽 세 번째) 설치미술작가가 25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 오른쪽)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 1층 벽에 설치된 한글벽을 기념하며 로어맨해튼 스튜디오에서 한글벽을 본딴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서 끄고 있다.

"새 작품이 걸리려면 공공미술작품이자 창제정신 담은 한글벽을 이겨야죠." 
 
다음달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설치미술가 강익중이 본지에 밝힌 한글벽 완성 소감이다.
 
뉴욕한국문화원(이하 문화원)이 코리아타운 신청사 이전을 기념하며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시민참여형으로 완성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한글벽'을 25일 공개했다. 〈본지 9월26일자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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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 후 강 작가의 로어맨해튼 스튜디오 겸 자택으로 자리를 옮겨 그를 만났다. 당일 문화원 추산 500여명의 타민족 포함 관객이 찾아 행사를 축하했다. 이날 키오스크·LED 스크린도 공개됐다. 벽의 문구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으면 되며, 문장은 달항아리로 구분된다.
 
강 작가는 "한글도 자음과 모음이 연결돼 소리를 내듯, 한글벽도 뉴요커들을 이어주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그림 뒤엔 연결의 상징인 두 개의 폭포가 흐른다"며 "LED 스크린이 있지 않은가. 그 옆이 폭포가 되기도 하니 허드슨리버이자 맨해튼이자 이스트리버를 상징한다. 인종의 용광로라 부르는 뉴욕이 아닌, 개성을 유지하는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뉴욕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달항아리에는 고운 흙이 필요하다"며 "흙이 다시 뭉치듯, 분단됐지만 합쳐져야 할 한민족을 뜻한다"고 했다.
 
 강익중(왼쪽 세 번째) 설치미술작가가 25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 1층 벽에 설치된 한글벽을 기념하며 열린 로어맨해튼 스튜디오에서의 축하 자리서 한글벽을 본딴 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받아 화답하고 있다.

강익중(왼쪽 세 번째) 설치미술작가가 25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 1층 벽에 설치된 한글벽을 기념하며 열린 로어맨해튼 스튜디오에서의 축하 자리서 한글벽을 본딴 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받아 화답하고 있다.

강 작가는 지난해 5월 김천수 문화원장과의 회의를 진행하며 한글벽이 붙을 수 있도록 벽의 질감도 바꿨다. 돌벽을 뜯고 조명을 반사하는 재질로 바꿨고, 조명을 달았다.
 
지난 7월부터는 용인을 오가며 작업을 전개, 문화원의 실무관 3인 및 원장과 소통했다.
 
그러면서 배로 한 달여간 옮겨온 타일을 토대로 수작업을 했다. 선정작을 종이에 인쇄해 타일에 하나씩 붙이고, 그 위에 플라스틱을 발랐다. 이후 나무를 갈아 스테인드글라스에 붙인 후, 배경을 그렸다. 이어 판을 하나씩 붙였다.
 
강 작가는 "운반하며 상한 것도 있었지만 고쳤다"며 "뭐든지 완벽한 건 없다. 너무 쉬워도, 아파도, 슬퍼도 내 것이 아니다. 20명이 일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4명의 팀원을 만났다. 원장의 추진력 덕분에 가능했다. 밤하늘의 별 같은 작품이 나왔다. 펀딩 캠페인을 벌였는데, 원장 덕에 가능했다"고 했다.
 
강 작가가 문화원 1층 한글벽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강 작가가 문화원 1층 한글벽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강 작가에 따르면, 후원사와의 계약기간은 5년이다. 이후엔 새 프로젝트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다음 작가는 한글벽을 이겨야 할 것"이라며 "문화원 구성원이 바뀌면 작품을 떼어낼 수도 있지만, 더 센 대안 없이 없앨 순 없다. 한글벽이 이후에도 남는다면 21세기의 위대한 문화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작가가 25일 한글벽을 보려 문화원에 모인 방문객들에게 한글벽 취지를 설명하는 가운데, 김천수 문화원장(관객 앞줄 왼쪽 네 번째)이 이를 듣고 있다.

강 작가가 25일 한글벽을 보려 문화원에 모인 방문객들에게 한글벽 취지를 설명하는 가운데, 김천수 문화원장(관객 앞줄 왼쪽 네 번째)이 이를 듣고 있다.


글·사진=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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