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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고사목(枯死木)

꼿꼿이 서서 생을 마감한
 
큰 나무 하나
 
요세미티공원 산정에 서 있다
 
얼마나 고달픈 삶이었나
 
다른 나무보다 먼저 간 걸 보면
 
내부의 불화도 컸나 보다
 
 
 
더 높이 솟아 세상 호령하고픈
 
몸통의 무서운 집념
 
가지는 영양공급 부족하다
 
뿌리를 원망하고
 
바위틈 비집어 물을 깃던
 
뿌리 또한 힘겨운 날 많았으리
 
 
 
한 울안에 서로 원망하다
 
같은 날 세상을 떠나
 
이젠 모든 욕심 비워 버린
 
앙상한 저 몸매
 
보여주는 생의 종점, 저 허무.

강언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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