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낙태권' 내세워 조지아 공략
애틀랜타 유세에서 낙태권 이슈 집중 부각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의 낙태권 지지 공약을 내세워 조지아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20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낙태권 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제기했다. 조지아는 전국에서도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는 '스윙 스테이트' 격전지 중 하나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지아에서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격차가 바이든 사퇴 전보다 줄어들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또 같은 조사에 의하면 유권자 약 10명 중 1명은 ‘낙태권이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는데, 이렇게 답한 응답자 대부분이 자신을 무소속 또는 중도파로 규정했다. 해리스의 전략은 바로 그 한 표를 얻겠다는 것이다.
조지아에서는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이 2019년 주 의회를 통과했으나, 시행되지 못하다가 2022년 6월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대법원 판례를 뒤집으면서 그해 7월 발효돼 시행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애틀랜타 유세에서 낙태금지로 제때 치료를 받지못해 조지아 여성 2명이 '예방 가능한' 죽음을 맞았다는 의료위원회 보고서를 언급하며 공화당의 낙태금지 정책을 공격했다. 사망한 여성 2명은 낙태약 복용으로 인한 합병증을 겪다가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측은 유권자들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대법원 판사 3명을 임명한 트럼프를 비난하도록 유도하는 TV광고를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AJC는 해리스 후보의 낙태권 공약이 조지아 유권자들한테도 ‘먹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결과, 상당수 주민들이 심장박동법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4년 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에서 승리할 것을 예상한 베테랑 선거전략가 프레드 힉스는 “작은 차이로 갈릴 수 있는 박빙 대결에서 낙태권이 결정타가 될 수 있다”며 “2020년에도 선거구당 6명 미만의 유권자에 의해 승패가 결정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낙태권 이슈 대신 경제와 인플레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지난 16일 조지아를 방문해 낙태금지법을 옹호했다. 트럼프가 전국적인 낙태금지를 지지하지 않는 듯한 발언으로 보수 진영의 지지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었다.
공화당의 전략과는 달리 이민, 경제 등의 이슈와 관련해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낙태금지에는 반대하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한 60대 유권자는 AJC에 “저는 여성의 선택이라고 믿는다”며 "여성이 아닌 보수주의자들이 규칙을 만들려고 나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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