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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소슬바람

여름내 쟁쟁했던 초록이  
 
뿌옇게 지쳐가고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내 뺨을 간질이면
 
난 문득 살고 싶어지네
 
 
 
그동안 여기저기 밀쳐두었던  
 
밀린 꿈을 찾아
 
발길이 빨라지고
 
괜스레  
 
거리로 나가
 
부산떨고 싶네
 
 
 
거리엔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갈팡질팡 방황하네
 
 
 
여름이 남긴 흔적을 찾아
 
여기저기 뒤적이다
 
길어진 해 그림자 밟고
 
서성대는 나를 보네
 
 
 
소슬바람이 거칠어지면
 
팔을 걷어붙이고
 
난 더 살고 싶어지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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