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캐나다 석유 산업 '휘청'… 앨버타주 재정 악화 우려
"완전한 대학살" vs "일시적 현상" 전망 엇갈려
WTI 66달러선 붕괴... 1년 만에 최저치
북미산 원유 기준가격인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66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주 전 75달러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9달러나 폭락한 수치다.
브렌트유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유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 중국의 전기차 판매 급증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완전한 대학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이 겹친 결과로, 가격 하락의 속도와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유가 하락이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70달러대 중반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달 30일 내년 1분기 일일 생산량을 추가로 100만 배럴 감축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석유 생산업체들은 이번 유가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캐나다 석유 업계의 투자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생산 비용이 높은 오일샌드 프로젝트들이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앨버타주 정부는 유가 하락에 대비해 보수적인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주정부는 8월 말 1분기 재정 업데이트에서 WTI 평균 가격을 76.50달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유가가 예상보다 10달러 정도 낮게 유지될 경우 앨버타주 정부의 재정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주정부 수입이 6억3000만 달러 감소하며, 현재 유가 수준이 1년간 지속된다면 수십억 달러의 재정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로 앨버타주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석유 가격의 변동성을 인정하면서도 앨버타주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앨버타주 정부는 앨버타 유산기금(Alberta Heritage Savings Trust Fund)을 2050년까지 25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석유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산업의 다각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연방정부와 앨버타주 정부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유 산업은 캐나다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유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70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정부와 석유 업계에 장기적인 도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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