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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솥을 부숴 쇠를 팔아라

‘솥을 부숴 쇠를 판다’. 1950년대 말 중국 대약진(大躍進)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 최근 중국에서 화제다.
 
당시 중국은 철강 생산량 1070만t을 달성하자는 마오쩌둥의 호소에 따라 가정의 냄비까지 녹이는 운동을 펼쳤다. 극단적 정책의 결과는 수많은 아사자를 내는 비극으로 끝났다. 한데 지난달 말 중국의 여러 지방정부에 솥을 부숴 쇠를 파는 업무를 전담하는 특별팀이 구성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솥을 부숴 쇠를 판다는 건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라는 뜻이다. 속어를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해 놀랍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말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47호 문건을 통해 솥을 부숴 쇠를 파는 노력으로 지방정부의 채무 위험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국무원은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위기의 지방정부로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내몽골, 광시, 충칭, 톈진, 구이저우, 윈난, 깐쑤, 창하이, 닝샤 등 12개 성시를 들었다.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는 6월 말 현재 42조6100억 위안으로 8000조원이 넘는다. 부동산 침체 및 청년 실업률 등과 함께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국무원의 지시는 중앙정부가 도와주지 않을 터이니 각 지방정부는 보유 자산의 매각 등 일체의 방법을 강구해 부채 해결에 나서라는 이야기다. 비상이 걸린 지방정부는 대책으로 세외 수입 늘리기에 안간힘이다.
 
지난해 여름 허난성 뤄양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은 21위안의 이윤을 취하려다 무려 11만 위안의 벌금을 맞았다고 한다. 2010년 1000억 위안에 달했던 중국의 몰수금은 2022년 4200억 위안을 넘었다. 광시 우저우의 벌금 및 몰수금은 2018년 2억 위안이 안 됐으나 2020년 이후에는 15억 위안 이상을 유지 중이다. 지난 2009년께 대부분 사라졌던 도로 통행요금도 지린, 안후이, 후베이 등 각지에서 부활하는 추세다.
 
중국의 현재 예산 수입 중 세수는 ?줄고 세외 수입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7월의 경우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5.4% 포인트 하락했지만 세외 수입은 12% 포인트나 늘었다. 세외 수입 증가는 장기적으로 기업과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경영 환경 악화로 이어져 바람직하지 못하다. 독이 든 술을 마셔 갈증을 풀고 있다는 비유가 나오는 배경이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언론이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 보도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요즘이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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