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세금이 복잡한 이유- (2)제외와 공제(Exclusion vs. Deduction)
먼저 소득에서 ‘제외’되는 돈부터 살펴보자. 어떤 사람이 매달 은행에 적금을 들었다가 만기가 되어 한꺼번에 원금과 이자를 받았다. 이 중에서 원금은 지금까지 꾸준히 세금을 내고 남은 돈을 모은 것이다. 그러므로 원금은 새로운 소득이 아니다. 이렇게 자신이 모은 돈이나 빌려준 돈을 돌려 받는 것은 과세수입에서 아예 ‘제외’가 된다. 국세청에서는 이 돈에 대해서 알 필요조차 없다. 그래서 납세자는 이 돈을 아예 소득세 보고시에 보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자는 새로운 소득이다. 그러므로 이자는 소득세 신고를 할 때 포함해야만 한다. 그래서 은행에서는 친절하게 얼마만큼의 이자 소득이 발생했는지 매년 국세청과 납세자에게 통보를 해준다.
가장 대표적으로 소득에서 '제외' 되는 수입은 증여나 상속을 받은 돈이다. 세법상 미국 거주자가 또 다른 미국 거주자에게 아무리 많은 돈을 증여나 상속을 받았다고 해도, 받은 사람은 이것을 보고할 의무가 없다. 미국에서는 증여나 상속을 해준 쪽에서 보고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증여나 상속은 별도로 다른 세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소득세의 과세대상이 아니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소득 ’제외’의 대상은 ‘주거주지 양도소득’이다. 2년 이상 소유하고 자신이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팔아서 생긴 이익은 독신자의 경우 25만불, 기혼자들은 50만불까지 소득에서 아예 제외해 준다. 또한 해외근로소득도 제외된다. 미국의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해외에 거주하면서 벌어들인 근로소득도, 일정 부분까지는 소득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이다.
누군가 돌아가셔서 생명보험금을 수령한 경우에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또한, 몸을 다쳐서 받은 보상금도 소득에서 아예 제외가 된다. 또한 파산을 하면서 면제된 채무도 소득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은행에 만기 적금을 찾거나, 한국에 있던 자신의 돈을 미국으로 송금 받은 것처럼, 이미 세금을 모두 낸, 자기 돈이 장소나 형태만 바뀌는 경우에도 추가 소득이 아니므로 모두 소득에서 ‘제외’가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우리가 공제라고 부르는 것은 이미 소득으로 신고를 전부 마친 수입금액 중에서 차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만불어치 팔았다. 이 돈은 사업소득이므로 전부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만불을 사업소득으로 신고를 하면서 동시에 만불을 벌기 위해서 사용한 돈을 사업비용으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사는데 들어간 비용이라든지, 아이스크림 기계를 사는데 들어간 비용은 모두 사업과 관련되어 사용한 돈이기 때문에 이 금액만큼은 “공제”를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해외근로소득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외” 대상 수입들은 소득세를 보고할 때, 보고조차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공제’ 를 받기 위한 금액들은 반드시 보고를 해야만한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소득에서 “제외”되어 국세청이 아예 모르는 수입이 더 좋아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납세자가 “제외”와 “공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수입은 처음부터 납세대상 소득에서 “제외”가 되는 반면에 어떤 돈은 소득 중에 “공제”가 되도록 이미 정해두었기 때문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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